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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2022 SOMA 공공미술 프로젝트》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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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A 공공미술 프로젝트 지도/ 출처: 소마미술관 유튜브
▲SOMA 공공미술 프로젝트 지도/ 출처: 소마미술관 유튜브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즐기는”

《2022 SOMA 공공미술 프로젝트》 展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SOMA)미술관에서 ‘쉼’을 주제로 하는 전시이자  시민과 예술가가 만나 예술을 만들어내는 프로젝트이다. 공공미술(Pulic Art)이라는 이름답게 올림픽공원을 방문하는 누구나 미술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미술관 내부가 아닌 공원 곳곳 ‘지나치다 들를 수 있는’ 장소에 작품을 배치했다. 그런 이유로 위 전시는 ‘벤치 프로젝트’라고도 불린다. 이번 전시 속 작품 모두가 시민이 앉았다 갈 수 있는 공원의 벤치와도 같기 때문이다.

▲스카이하모니팀과 송파마을예술창작소의 〈Sky Canvas〉
▲스카이하모니팀과 송파마을예술창작소의 〈Sky Canvas〉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뻥 뚫린 하늘과 평화의 문이 반겨준다. 평화의 문 쪽으로 쭉 걷다가 오른쪽으로 꺾어 좀 더 걷다 보면 소마미술관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 작품들은 미술관 주변의 '물의 뜰', '대초원', '조각의 숲'에 각각 위치해 있다. 미술관 오른편 ‘물의 뜰’에는 송은주, 장세영, 황차영 작가가 참여한 스카이하모니팀과 송파마을예술창작소 목공동아리가 함께 만든 <Sky Canvas>(2022)가 있다. 작품은      사이프러스(Cypress) 나무에 알록달록한 페인트를 칠해 완성했고, 쉼을 향한 시민의 다양한 시선을 담아낸 시민을 위한 벤치이다. 기자가 오후 5시경 '물의 뜰'에 가보니 친구들끼리 여행을 온 것처럼 보이는 관광객 3명이 <Sky Canvas>에 나란히 앉아 하늘을 보고 있었다. 비록 작품 자체를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시민을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 온전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작품은 팔걸이 형뿐만 아니라 육면체 형태도 있는데, 육면체 형태의 벤치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아 자세히 감상할 수 있었다. 작품 설명에는 ‘페인트를 칠했다’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 것으로 유명한 사이프러스 나무의 결이 잘 보여 알록달록한 색으로 물들어있는 듯했다. 그리고 가장 윗면은 거울처럼 하늘과 바람에 살랑거리는 나무가 비쳐, 앉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히든캠프팀의 〈머무름의 벤치〉
▲히든캠프팀의 〈머무름의 벤치〉

 

'물의 뜰' 옆길을 따라 걷다 보면 ‘대초원’이 나온다. 소마미술관 옆 한성백제박물관 쪽으로 걷거나 조각공원과 하늘 기둥을 향해 걸으면 두 번째 작품 <머무름의 벤치>(2022)를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엄아롱, 우상철 작가로 이루어진 히든캠프팀이 제작한 것으로 자유롭고 즐거운 놀이의 추억이 반영돼있다. ‘해먹 매듭법 워크숍’에서 안내한 해먹 매듭법대로 ‘내가 만든 해먹을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시간 동안’ 걸어두고 쉬어갈 수 있게 만들어졌다. 작품은 해먹을 걸 수 있는 청록빛 벤치와 해먹이 없어도 앉아서 쉴 수 있는 분홍빛과 푸른빛의 벤치로 이루어져 있다. 기자는 분홍빛 벤치에 앉아봤는데 보기보다 편하고 안정적이었다. 무엇보다 <머무름의 벤치> 앞에 어르신들의 아지트 벤치가 있기 때문에 새들에게 먹이를 주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반려견과 산책 나온 사람들, 천천히 공원 한 바퀴를 돌고 있는 사람들, 엄마와 뛰노는 아이들 그리고 어르신들까지. 벤치에 앉게 되면 자연스레 머무르게 될 것이다.

▲홀리데이팀과 시민들의 〈내 이웃의 벤치〉
▲홀리데이팀과 시민들의 〈내 이웃의 벤치〉

 

마지막 작품은 ‘조각의 숲’에 있다. 이 작품은 구석에 자리 잡고 있기도 하고, 다른 작품에 비해 어두운 색을 띠고 있어 찾는 데 특히 어려움이 있었다. 기자는 공원 두 바퀴 정도를 돌고 나서야 찾을 수 있었다. 우선, 한성백제박물관을 향해 걷다 보면 소나무가 있는 오솔길이 보인다. 골목처럼 좁은 경사로인데 이를 따라 올라가면 <내 이웃의          벤치>(2022)를 만나볼 수 있다. <내 이웃의 벤치>는 작가 정지현과 문보람의 홀리데이팀과 시민들이 만나 가상현실(이하 VR) 기술과 3D 프린터 등 새로운 매체를 활용해 만들어낸 아트벤치이다. 철, 알루미늄, 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겉보기에는 차갑고,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작품에는 참여한 시민들의 개성과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다. 벤치는 각진 부분 없이 둥근 형태이다. 이는 권태안 참여자의 아이디어인데, 그는 “벤치 모서리를 없애고 싶어요. 누군가 부딪치면 아프니까요.”라며 앉을 이웃을 먼저 생각해 디자인했다고 한다. 기자는 <내 이웃의 벤치>를 어르신 두 분이 앉아계신 평범한 벤치로 처음 마주했다. '조각의 숲'을 ‘못 찾았다’라기 보다 시민을 위한 벤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던 작품 덕에 못 보고 ‘지나쳤던 것’ 같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테지만 공공미술 프로젝트였기에 주위를 유심히 둘러보다 발견할 수 있었다.

소마미술관이 《2022 SOMA 공공미술 프로젝트》 展에 담아내고 싶었던 것은 ‘쉼’과 ‘벤치’의 의미라고 한다. 일상 속 시민을 위해 그리고 시민에 의해 완성될 프로젝트를 올림픽 공원에서 산책하며, 쉼을 즐기며 마주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처럼 일상과 함께 미술을 접하게 될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전시기간: 2022년 10월 17일(월) ~ 2023년 5월 31일(수)

전시장소: 올림픽공원 일대(물의 뜰, 대초원, 조각의 숲)

관람시간: 제한 없음

관람요금: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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