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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 이어 대중교통까지, 늘어나는 교통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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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인근 버스 정류장/ 출처: 그린피스
▲서울역 인근 버스 정류장/ 출처: 그린피스

 

올해 전기·가스요금에 이어 대중교통과 상하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돼 필수 생계비 비중이 큰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요금의 상승률은 28.4%로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이다. 이와 더불어 지난 3월 10일(금),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서울 지하철·버스 요금을 300원 인상하는 「대중교통 요금 조정안」이 통과되며 대중교통 요금 인상도 불가피해졌다. 서울시의회는 기본 인상 폭을 300원으로 하되 지하철 추가거리 요금과 수도권 통합환승할인 요금제의 추가거리 요금은 동결하라며 ‘조건부 동의’ 의견을 냈다. 본회의를 통과한 조정안은 이번 달 열릴 물가대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지하철·버스와 함께 시민의 발이 돼주는 택시도 지난해 심야할증 적용 시간 조정과 더불어 기본요금이 1,000원 인상됐다. 이번 시사파수꾼에서는 대중교통과 택시 요금 인상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계속되는 택시 요금 인상

금요일 밤이 되면 지하철과 버스 정류장으로 저녁 약속을 마친 사람들이 몰려 길게 줄을 서 있곤 한다. 하지만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택시 승강장에는 사람이 아닌 빈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지난해 연말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던 평소 승강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인상된 택시 요금으로 인한 이용객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야간할증부터 기본요금 인상까지 계속된 택시 요금 인상에 대해 알아보자.

지난해 12월 1일(목), 서울 택시요금 심야할증 적용 시간과 할증률이 조정됐다. 이는 야간 시간 택시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서울시는 택시 기사들의 수입이 늘어나니 야간시간에 운행에 나서는 택시 기사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할증 적용 시간은 조정 전보다 2시간 빠른 밤 10시부터로 설정됐다. 또한,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는 기본 할증률 20%의 두 배인 40%가 적용됐다. 이로써 평소 3,800원인 기본요금이 밤 11시와 오전 2시에는 5,300원으로 대폭 상승하게 됐다. 이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이다. 일단 수입이 늘어난 택시 기사들은 심야 할증 조정을 반겼고, 그동안 밤에 택시가 없어 애를 먹은 시민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평소 짧은 거리를 이유로 승차 거부를 당하는 일이 빈번했는데 야간 할증 조정 이후 승차 거부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시민들의 평가도 있었다. 반대로 근본적으로 기본요금이 낮아 할증 조정 효과가 미비하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표하는 택시 기사들도 있다. 이들은 할증 조정 전후 수입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인상된 요금으로 줄어든 승객 잡기 경쟁이 더 치열해져 사정이 나아질 수 없다며 물가가 오른 만큼 기본요금을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시민들은 모임이 많은 연말·연초에 늘어난 택시비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야간 할증을 마냥 반길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적용 시간과 할증률을 조정해 택시 기사들의 수입이 증가해도 법인 택시가 *사납금을 인상한다면 수입 증가 효과는 상쇄된다. 이는 해당 조정이 택시 공급 확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근본적으로 택시 기본요금을 올려야 한다며 기본요금 인상을 주장하는 택시 기사들이 많았다.

지난 2월 1일(수), 많은 택시 기사들의 바람대로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이 인상됐다. 중형택시를 기준으로 3,800원이었던 기본요금이 4,800원으로 1,000원 올랐고, 기본요금 거리도 2km에서 1.6km로 400m가량 줄었다. 거리 요금 기준도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시간 요금 기준도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인상됐다. MBN의 <데이터로 본 대한민국>에서 KDX한국데이터거래소의 앱 이용자 분석 서비스인 어데고(adego)를 이용해 택시 승객 감소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인상 직후인 2월에는 이용자 수가 2% 미만 감소하며 요금 인상이 이용자 수에 큰 타격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3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용자 수 감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택시 이용자 감소율은 지난 3월 기준 △첫째 주  6.1% △둘째 주 7.4% △셋째 주 33%로 셋째 주에 들어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요금이 올라 일시적으로 수요가 줄었을 수도 있다며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본 뒤 중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중교통마저 요금 인상】

택시에 이어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의 대중교통 요금이 올해 하반기 인상될 예정이다. 지난 3월 10일(금) 통과된 「대중교통 요금 조정안」은 서울시 대중교통 재정난 해소를 위해 지하철과 간·지선버스 기본요금을 300원 또는 400원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광역버스 700원 △마을버스 300원 △심야버스 350원 올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정안이 최종 확정된다면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에 인상되는 것이다. 대중교통 요금제의 등장과 요금을 인상하게 된 요인에 대해 알아보자.

2000년대에는 소득과 함께 시민의식 수준도 함께 성장해 시민들의 시정에 대한 기대 수준, 공공서비스의 질에 대한 요구가 한층 높아졌다. 이에 서울시는 이용자의 형평성과 운영자의 수입 측면의 현실성까지 고려한 「대중교통 통합요금제」를 내놓았다. 이 제도를 바탕으로 현재의 시간대별 차등요금제, 환승제도 등이 탄생하게 됐다. 2000년대 버스는 승객 수가 곧 수익이었기 때문에 승객을 더 많이 태우기 위한 △경주식 운행 △난폭운전 △노인이나 장애인에 대한 승차 거부 △신호위반 등 서비스의 질 악화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이슈들로 인해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감소했고 이는 버스 업계의 경영악화로 이어져 요금 인상을 야기했다. 서울 대중교통의 요금 인상 추이를 살펴보면 지하철과 버스 요금이 통합되지 않은 2000년 지하철 요금은 500원에서 600원으로, 2003년과 2004년에 100원씩 올라 800원이 됐다. 2004년, 지하철과 버스 요금이 통합되며 인상 속도가 느려졌고 2007년 900원, 2012년 1,050원, 그리고 2015년 현재 요금인 1,250원으로 인상된 후 동결됐다. 그리고 지난 3월 서울시는 8년 만에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결정했다. 서울시는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해마다 1조 2,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내고 있기에 요금 인상을 통해 적자 폭을 7,800억 원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인상된 요금 적용 시점은 올해 하반기로 예상된다. 그동안 서울교통공사는 ***공사채 발행과 재정지원 등으로 적자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적자폭이 계속해서 증가해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와 교통공사가 하나의 해결책으로 기대하던 「지방자치단체 도시철도 법정 무임 수송 손실 지원」이 2023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제외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버스 또한 2017~2021년 동안 평균 적자가 5,400억 원 수준으로 적지 않다. 서울시가 ‘부득이하게’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인상을 확정 지은 것으로 미루어 보아 적자 상황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계속된 요금 인상, 정부의 지원은?】

지난해 서울시는 처음으로 ‘청년 대중교통비 지원사업’을 시행했다. 해당 사업은 경제적 자립도가 낮음에도 청소년 할인 혜택이 종료돼 교통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20대 초반 청년에게 대중교통 이용요금의 일부를 교통 마일리지로 돌려주는 정책이다. 지난해 사업 시행 결과, 서울시는 “13만 6천 명의 청년들이 혜택을 받았고 1인당 평균 7만 4천 원씩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시내버스 기준 60회가량 이용할 수 있는 금액으로 청년 1명당 월평균 교통비 6,181원 절감, 즉 매월 5회 버스를 무료로 이용한 셈이다. 올해 역시 ‘2023년 청년 대중교통비 지원사업’ 참여자 모집을 시작했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만 19~24세 청년이라면 누구나 3월 28일(월)부터 5월 31일(수)까지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시비 150억 원을 투입해 15만 명을 지원한다. 사업 신청을 위해 별도의 교통카드를 발행받을 필요 없이 기존에 사용 중인 카드로 신청하면 된다. 서울시는 참여자의 신청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카드사와의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올해는 현대카드가 신규로 참여해 신청자들의 카드 선택 폭은 더욱 넓어졌다.

지난 1월 3일(월), 서울시는 새롭게 시행되는 사업과 개관을 앞둔 공공시설에 대한 정보와 시민 생활과 관련한 제도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2023 달라지는 서울 생활>을 발간했다. 해당 책자는 ‘동행·매력 특별시’를 큰 줄기로 9개 분야, 총 71개 사업 소개로 구성돼있다. 그중 복지 부문에는 ‘안심 소득 시범 사업’ 참여 가구 수 확대와 장애인의 버스 요금 지원 등 14개 사업이 있다. 이 중 장애인 버스 요금 지원은 심각한 교통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서울에 사는 6살 이상 장애인이면 지원받을 수 있고, 장애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동행자 1명까지 무료 승차를 지원한다. 지원 신청은 오는 6월 구축될 시스템을 통해 가능하다. 

현재 고금리, 고물가, 경기침체인 상황에서 공공요금 인상은 서민들에게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대중교통 요금은 대표적인 공공요금으로, 인상될 경우 서민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는 지난 3월 10일(금) 진행된 본회의에서 “무임수송에 따른 운임 손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서울시의 재정 지원만으로는 적자 보전에 한계가 있어 요금 인상의 필요성은 공감된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앞으로의 대중교통 정상 운영에 있어서 요금 인상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서울시는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최소화하고, 교통약자의 교통 복지는 최대한 향상시킬 수 있는 적절한 요금 조정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납금 : 법인 택시 회사들이 기사들로부터 받는 기준금으로 보험료와 차량 유지비용 등을 말한다.

**노면전차 : 전기를 동력으로 하여 사람들을 운송하는 차량으로 도시의 거리나 차도 가장자리에 박혀 있는 선로 위를 달린다.

***공사채 : 공기업들이 주택이나 도로건설 등 고유사업 경비에 충당하기 위하여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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