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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실험왕 '양파실험, 진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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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양파실험’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양파실험이란 양파 2개를 준비해두고 한 양파에게는 “사랑해”, “고마워” 와 같은 긍정적인 말을, 다른 양파에게는 “별로야”, “짜증 나” 와 같은 부정적인 말을 한다. 그러면 긍정적인 말을 들은 양파는 잘 자라는 반면 부정적인 말을 들은 양파는 자라지 못한 채로 썩어버린다는 실험이다. ‘말의 힘’을 보여주는 이 실험은 주로 초등학생들에게 “말을 예쁘게 하자”라는 취지로 보여주곤 한다. 그런데 이 실험이 과연 진짜일까? 어릴 적 한 번쯤은 의문이 들었을 법한 양파실험, 본지에서 직접 양파실험을 10일동안 진행한 후 세간에 알려진 실험 결과의 사실 여부를 밝혀보려 한다.

실험 기간 : 10일 (3/4~3/13)

실험 방법 : 크기와 상태가 비슷한 양파 2개를 준비한다. 준비한 양파를 각각 투명한 통에 꽂아두고 ‘좋은 말 양파’와 ‘나쁜 말 양파’를 설정한다. 실험 기간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좋은 말 양파에게는 긍정적인 말을, 나쁜 말 양파에게는 부정적인 말을 한다.

< 1일 차 >

▲(왼쪽부터)나쁜 말 양파와 좋은 말 양파의 1일 차 모습
▲(왼쪽부터)나쁜 말 양파와 좋은 말 양파의 1일 차 모습

실험을 시작한 지 하루가 지났다. 아직까진 두 양파 모두 변화가 없다.

 

< 4일 차 >

▲(왼쪽부터)나쁜 말 양파와 좋은 말 양파의 4일 차 모습
▲(왼쪽부터)나쁜 말 양파와 좋은 말 양파의 4일 차 모습

나쁜 말 양파에 뿌리가 자랐다. 좋은 말 양파에는 변화가 없다.

 

< 10일 차 >

▲10일 차 나쁜 말 양파에 싹이 자란 모습
▲10일 차 나쁜 말 양파에 싹이 자란 모습

나쁜 말 양파에 싹이 자라났고 뿌리는 더 길어졌다. 좋은 말 양파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

본지에서 양파실험을 진행한 결과, 기존 실험의 결과와는 달리 나쁜 말 양파가 좋은 말 양파에 비해 훨씬 잘 자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험 환경의 영향을 받았을 경우를 고려해, 본지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2차 실험을 진행했으나, 좋은 말 양파와 나쁜 말 양파 둘다 비슷하게 잘 자랐다. 따라서 좋은 말 양파가 잘 자라고 나쁜 말 양파가 자라지 않는다는 기존의 결과와 상반된 결과를 얻었다. 즉, 양파실험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유사과학인 것으로 나타났다.

▲2차로 진행한 양파실험의 모습. (왼쪽부터)나쁜 말 양파와 좋은 말 양파
▲2차로 진행한 양파실험의 모습. (왼쪽부터)나쁜 말 양파와 좋은 말 양파

 

모두가 다 알고 있듯, 이 실험의 목적은 양파가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말의 힘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우리가 어릴 적 보았던 양파실험의 결과는 운 좋게 나타난 결과일지도, 아니면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한 선생님들의 착한 바꿔치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양파실험에서 두 양파의 성장이 어떻게 되든, 우리가 말을 예쁘게 해야 한다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중요한 점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은 양파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 그 힘이 양파에게까지 미치진 못하더라도, 말의 힘은 분명히 존재한다. 적어도 사람에게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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