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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상감기사명포류수금문완, 고려, 1329, 지름 19cm, 높이 8.5cm, 홍익대학교박물관 소장

박물관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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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상감기사명포류수금문완, 고려, 1329, 지름 19cm, 높이 8.5cm, 홍익대학교박물관 소장

 

고려시대 차(茶) 문화는 지배계층을 중심으로 생성되었고 이후 고려 독자적인 음다풍속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당시 차 문화는 찻잎과 차를 마실 때 사용하는 다구(茶具),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구성된다. 그 중 다구는 은은한 푸른빛을 띄는 청자가 주를 이룬다. 이번에 살펴볼 홍익대학교박물관 소장 <청자상감기사명포류수금문완>의 기형인 완(碗)은 입지름이 넓고 바닥으로 내려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으로 바닥에는 굽이 둘러져 있다. 차(茶)를 마시는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차를 따라 마시는 잔(盞)은 문양이 잔 바깥쪽에 시문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달리 대부분 완의 문양은 바깥쪽과 안쪽에 모두 시문되어 있으며 그 중 안쪽 문양이 더 화려하게 표현되어 있다. 고려시대에는 자연이 어우러지고 고아한 정신세계가 반영되어 있는 곳에서 차를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차를 마실 때 사용한 완의 안쪽 문양은 차를 마시면서 또 다른 자연을 눈에 담으려는 고려인의 염원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청자상감기사명포류수금문완>의 내부에는 포류수금문(蒲柳水禽文)이 시문되어 있다. 포류수금문은 ‘물가 주변 풍경’을 회화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고려 독자적인 문양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버드나무와 버들갈대와 같이 물가에서 자라는 식물과 오리, 물새 등 물가 주변에서 보이는 동물로 구성된다. <청자상감기사명포류수금문완>의 포류수금문 역시 버드나무, 갈대와 함께 오리가 헤엄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화면 사방에 오리 한 쌍이 헤엄치고 있고 그 사이사이 버드나무와 갈대가 번갈아가며 배치되었다. 한 화면 속 다양한 소재가 등장해 자칫 어수선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각각의 요소를 단순한 형태로 반복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균형 잡힌 화면으로 구성되었다. 문양 시문 기법으로는 백토와 자토를 이용한 상감(象嵌) 기법이 사용되었다. 문양에 두 가지 색상이 사용되면서 문양의 다채로움이 추가되고 백토로만 이루어진 완의 다른 문양과 구별된다. <청자상감기사명포류수금문완>은  내부에 시문된 문양의 주제와 시문 기법을 통해 고려인이 향유하고자 했던 자연과 그들이 추구한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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