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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율성과 창의성, 그리고 낭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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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효율성과 창의성 둘 중 어느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살아가고 있을까? 효율성과 창의성을 사회적 측면과 예술적 측면에서 나누어볼 때, 이 둘은 서로 다른 맥락으로 설명되거나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아질 수 있다.

먼저 사회적 측면에서 효율성과 창의성에 대해 생각해보자. 효율성은 생산적 가치를 추구하고 창의성은 독창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맥락의 가치를 추구한다. 경제적 가치를 생각해보았을 때, 사회적 측면에서의 효율성은 창의성보다 앞서 고려될 때가 빈번하다. 반면 예술적 측면에서의 효율성과 창의성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효율성은 작업의 과정에 있어서의 계획과 관리 그리고 작업의 숙련도와 관련이 있으며, 창의성은 이 모든 과정의 중심에 놓여있다. 상상력과 참신한 아이디어, 그리고 독특한 관점의 표현은 새로운 개념을 낳을 수 있으며, 창의성은 기존의 방식이나 관념에 도전하며 새로운 실험을 통해 경계를 넓혀갈 수 있다. 여기에서 효율성만을 우선시하다가는 개인의 독창성과 비전 그리고 표현력이 무너질 수 있으므로, 효율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위험하다.

현재를 살아가는 MZ세대의 생활을 들여다보자.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기 위해 지도앱을 통해 목적지를 검색하면 앱은 가장 빠른 길을 알려주고, 심지어 지하철의 몇 번 플랫폼에서 타야 내리는 역의 계단과 가장 가까운지도 알려준다. 점심은 주변 지역 맛집 검색이나 댓글 혹은 후기 검색을 통해 별점이 가장 높은 식당에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고 강의실이나 동아리방까지 배달해 먹는다. 대부분의 대화는 문자 혹은 DM을 통하고, 필요한 재료가 있으면 네이버 검색을 통해 최저가로 주문해 택배로 받는다. 과제를 할 때는 검색창에서 자료검색을 하고, 필요한 테크닉은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을 통해 학습한다. 심지어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인 ChatGPT를 이용해 키워드만 입력하면 레포트 작성도 가능하다. 매우 효율적이고 편리함으로 가득 찬 세상이다. 생각이나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어쩌면 생각이란 것을 하지 않아도 바로 알려주고 찾아주는 기능들을 통해 떠오르는 것들을 즉각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위에서 보여주는 삶의 측면은 패기나 열정, 복잡한 인간관계들을 보여주지 않는다. 어쩌면 그런 것들에 얽히지 않게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까지 한다. 직접적 관계에서 멀어지고 덜 고민하는 모습은 감정이나 개인의 서사를 천편일률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는 낭만이 상실되었다.

낭만은 요즘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SBS)의 제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주인공 김사부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효율이 아닌 열정으로 임한다. 그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효율성은 자신이 하는 수술에 필요한 테크닉이고, 그의 생각이나 판단은 원론적이지만 기본을 지키는 ‘살리는 방향’을 기준으로 내려진다. 그것은 매우 피곤하고 비효율적인 삶을 살게 하지만, 이 드라마는 김사부를 통해 우리의 삶에서 가장 결여된 부분을 낭만이라는 것을 통해 정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낭만적 태도를 추구하는 사람은 대부분 이상주의자이거나, 열정이나 사랑, 그리고 미적 관심을 지니고 있어 감정적으로 포용력이 넓거나 그 깊이가 깊은 성향으로 파악될 수 있다. 낭만적 태도가 주는 긍정적 측면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깊이에 따라 포용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스스로 주변을 돌아보게 만들어 보고, 경험하고, 느낀 것을 통해 감정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낭만적 태도는 개인이 갖는 감정의 수용범위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누군가와 감정적으로 연결되기도 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창의적 영감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낭만적 태도는 창의성 발현 및 발달과 연관이 있다. 독창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틀에 박히지 않은 생각을 추구하라 독려하는 이 시대의 창의 융합적 코드에 필요한 자세이다. 과거 낭만주의 시대가 추구하던 자유로운 공상에 대한 동경과 창작자의 감정 표현은 현재의 효율과 편의로 점철된 시대에 우리가 스스로에게 찾아가야 하는 태도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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