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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새로이’의 ‘장가’그룹을 대상으로 한 복수극 '이태원 클라쓰'(2020)

앞으로 6년은 더 참을거야... 내 계획은 15년짜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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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라쓰'(2020) 포스터/출처: 위키백과
▲'이태원 클라쓰'(2020) 포스터/출처: 위키백과

사람은 누구든 자신만의 목표가 존재한다. 현실적이든, 비현실적이든 말이다. 또한,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마다 노력한다. 다만, 과도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한 사람들에게는 역경이 따르기 마련이다. 갖은 고난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이뤄낸 사람들에게 우리는 찬사를 보내곤 한다. 여기,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오직 하나의 신념을 가지고 노력하는 한 청년이 있다. <이태원 클라쓰>(JTBC)의 ‘박새로이’라는 청년이다.

한때 경찰을 목표로 했던 박새로이. 그러나 그의 인생은 전학과 함께 크게 요동친다. 전학 온 첫날, 그는 같은 학교 학우의 학교폭력 현장을 목격한다. 불의를 참지 못했던 탓일까. 박새로이는 폭력 가해자를 제지하려고 시도했다. 이러한 시도는 큰 싸움으로 이어졌고, 이 둘은 교무실로 불려갔다. 그러나, 가해자 ‘장근원’은 요식업을 전문으로 하는 ‘장가’그룹의 후계자였다. 결국 아무런 조치 없이 장근원은 풀려났고, 박새로이는 퇴학 조치를 당한다. 1년 후 박새로이의 아버지는 불의의 사고로 숨졌다. 박새로이는 이러한 불행이 장근원의 탓이라 생각하고, 그를 폭행한다. 결국 박새로이는 살인미수죄로 징역에 처해졌고, 그때부터 박새로이의 목표는 ‘장가’를 몰락시키는 것으로 정해진다. 그렇다면, 박새로이는 어떤 장소에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장가를 몰락시켰을까. 촬영지 속으로 들어가보자.

출소 후, 원양어선을 타며 자금을 모아 개업한 박새로이의 호프집이다.

▲(왼쪽부터) 녹사평역 인근 촬영지 '단밤', 이태원역 인근 촬영지 '꿀밤'
▲(왼쪽부터) 녹사평역 인근 촬영지 '단밤', 이태원역 인근 촬영지 '꿀밤'

작중에서는 ‘단밤’이라는 명칭으로 돼 있다. 실제 촬영지 역시 이태원에 있었다. 맨 위의 사진은 실제 작품에서 나오는 촬영지를 찍은 것이다. 가게는 녹사평역 4번 출구로 나와, 후술할 육교를 건넌 후 골목길을 오르다 보면 나온다. 아래쪽의 사진은 실제 이태원동 부근에서 실제로 영업 중인 가게 ‘꿀밤’을 촬영했다. 가게 옆에 드라마 촬영지라고 소개해 둔 이 공간에서는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위 두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단밤은 매우 협소한 공간이다. 사람들이 가게에 문전성시를 이루더라도 높은 매출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 ‘조이서’를 포함한 4명의 직원만으로는 아무래도 요식업계 1위인 ‘장가’를 몰락시키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럼에도 박새로이는 어떻게 이러한 고난을 이겨냈을까. 답은 박새로이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에 있었다. 작중에서 그는 수많은 고난을 겪는다. 일례로, 단밤에 미성년자가 출입했다. 미성년자인줄도 모르고 주류를 판매했던 박새로이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경찰서로 끌려가게 되고, 이후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이때 장근원은 박새로이에게 선심을 쓰는 척 조롱 섞인 선처를 시도했으나, 박새로이는 이러한 선처를 거부한다. 조이서가 왜 선처를 거부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답했다.

 

조이서: 아~ 자존심 그런건가? 가게 문 닫고 망하더라도 그깟 자존심이 중요하다?

박새로이: 뭔데? 너 왜 생뚱맞게 시비야?

조이서: 어이가 없어서요. 장사하는 사람이 숙일 줄도 알아야지, 이래서 무슨 장사 하겠다 그래?

박새로이: 네가 전에 그랬지 뭘 안다고 오지랖이냐고.

조이서: 몰라요. 몰라. 모르는데, 그래도 지금만 한번 참고 넘어가면...

박새로이: 지금 한 번! 지금만 한번! 마지막으로 한번! 또 또 한번! 순간은 편하겠지. 근데 말이야. 그 한 번들로 사람은 변하는 거야.

 

이렇듯 박새로이의 소신이 그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훗날 장가의 수장 ‘장대희’의 무릎을 꿇릴 수 있었다.

▲녹사평역 4번 출구 근처의 육교
▲녹사평역 4번 출구 근처의 육교

이후 촬영지는 육교로 이동한다. 박새로이와 조이서가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의 배경인 육교는 녹사평역 4번 출구에서 바로 오른쪽 다리 위를 건너면 나온다. 뒤로 한강이 보이는 배경과 도로를 오고가는 차들. 이 장면에서는 소시오패스였던 조이서가 박새로이를 진심으로 신뢰하고 인생을 다시 되돌아보록 하는 명대사가 나온다.

 

조이서: 인생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뻔하고. 백년도 안 되는 짧은 인생. 어떻게든 잘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 귀찮아...

박새로이: 난 항상 일이 끝나면 이 거리를 달려. 내일도 일어나면 가게 문을 열고 오늘과 같이 일을 하겠지... 반복적 일상 같지만 사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몰라. 뻔한 날은, 단 하루도 없었어. 지금껏 슬픈 날도, 기쁜 날도 많았지만 살다 보면 재밌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해… 가슴 뛰는 하루하루야.

 

▲작중의 '장가포차'로 소개되었던 홍대 '만만코코로'
▲작중의 '장가포차'로 소개되었던 홍대 '만만코코로'

마지막 사진은 작중에 드러난 장가포차의 실제 장소이다. 실제 가게를 대여해서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직선으로 쭉 걸어오면 나오는 이 가게는 상당한 위엄이 있는데, 이는 업계 1위 장가포차의 위엄을 그대로 나타낸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목표에 대한 열망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그 열망의 원천은 무엇이며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작중에서 그 답은 올바른 가치관에 있다고 본다. 박새로이는 어릴적부터 존경하던 아버지에게서 소신 있게 살아야 한다고 늘 들어왔다. 정의로운 삶을 살고자 했기에 부당한 학교 폭력의 현장을 지나치지 않았고, 자기에게 억울한 일이 닥쳐도 주위의 탓을 하지 않고 자기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럼에도 그는 절대 좌절하지 않았다.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끊임없이 노력했기에 절대로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장가를 꺾을 수 있었던 것이다.

 

박성열(박새로이의 아버지): 지나가면 모두 추억거리야. 졸업장이야 검정고시 보면 돼. 아빠도 작은 가게 하나 차릴 정도의 돈은 있고… 중요한건 그런 게 아니야. ‘소신 있게 살자.’라고 가훈을 정했지만 난 그렇게 못 살았지. 넌 나랑 달리 가슴 펴고 살길 바랬어. 근데 오늘 보니 그렇게 살고 있더라고 얼마나 자랑스러운 아들이야...앞으로도 그렇게 살아. 아들.

 

박새로이의 꺾이지 않는 도전정신은 아래와 같은 대사에서 드러난다.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동원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최승권: 알아서 뭐합니까? 우리같이 가진거 없이 태어난 것들 공부해봐야 어디 쓸 데도 없고.

박새로이 : 가진 거 없이 태어났어도 원하는 건 많아서요.

최승권 : 아니, 전과자 어디 회사서 써주지도 않을 거고.

박새로이 : 가난해서 못 배워서 범죄자라서 안된다고 안 될 거라고 미리 정해 놓고. 그래서 뭘 하겠어요? 해보고 판단해야지.

최승권 : 책 읽고 나가서 뭐 할 건데? 노가다? 원양어선?

박새로이: 공부? 노가다? 원양어선? 그렇게 시작하면 돼. 필요한 건 다 할거야. 내 가치를 네가 정하지마. 내 인생 이제 시작이고, 난 원하는 거 다 이루면서 살거야!

 

<이태원 클라쓰>는 청년의 요식업이란 테마에서 발생한 복수극, 로맨스, 코미디를 모두 종합한 드라마이다. 기자는 이번 취재에서, 이태원 거리를 걸으면서 이태원의 이국적인 풍경과 드라마 촬영지 부근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드라마의 명장면이 생각나곤 했다. 박새로이는 열정과 노력을 통해 자신의 사업을 성공시켰다. 사람에게는 각기 장점이 있다. 그 장점이 쉽게 드러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비록 가진 것이 없고 보잘것없는 사람일지라도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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