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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인플루언서, 그 이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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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아이돌 그룹 뉴진스(NewJeans)가 유튜버 ‘침착맨’의 라이브 방송에 출연했다. 구독자 70만 명의 일상 유튜버 해쭈와 여행 유튜버 원지는 연예인들과 함께 인터넷 쇼핑몰 지그재그(ZIGZAG) 광고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유튜브(Youtube), 인스타그램(Instagram)과 같은 SNS의 파급력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지금, 연예인과 뚜렷한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비대한 영향력을 가진 이들을 ‘인플루언서(Influencer)’라고 부른다. 어쩌면 TV 속 연예인들보다 더 우리 삶에 가까이 다가온 인플루언서, 이번 주제기획에서는 ‘인플루언서와 그 이면’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왼쪽부터) 지그재그 광고모델로 선정된 해쭈와 원지/ 출처: 지그재그 홈페이지, ‘침착맨’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뉴진스(NewJeans)/ 출처: 주우재 인스타그램
▲(왼쪽부터) 지그재그 광고모델로 선정된 해쭈와 원지/ 출처: 지그재그 홈페이지, ‘침착맨’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뉴진스(NewJeans)/ 출처: 주우재 인스타그램

 

▲(왼쪽부터) 버츄얼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 앨범 커버 사진 /출처: 릴 미켈라 인스타그램, 스포티파
▲(왼쪽부터) 버츄얼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 앨범 커버 사진 /출처: 릴 미켈라 인스타그램, 스포티파

[인플루언서, 도대체 뭔데?]

인플루언서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SNS상에서 많은 팔로워(Follower)를 거느리며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공인 혹은 연예인의 범주에 속해있진 않지만, 굿즈를 판매하고 SNS 플랫폼에서 공식 계정 인증 마크가 붙는 등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와 명성을 누린다. 과거에도 비연예인이 신문이나 지상파 방송을 통해 인기를 얻은 후 저서 집필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2020년대에 소셜미디어(Social Media)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들의 영향력과 대중성이 점차 막대해졌고, 활용 양상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는 바로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내에서 다수의 팔로워를 보유한 선도자이자 영향력 행위자로서의 지위를 갖는다. 이들은 대중에게 여러 정보를 제공하며, 소비자의 인식과 의사결정에 있어서 기존의 광고나 브랜드 프로모션(Brand Promotion) 이상의 파급력을 발휘한다.

특히, 구매 잠재력이 큰 밀레니얼 세대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스타그램은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의 주 활동 무대이다. 이는 △패션 △뷰티 △음식 △인테리어 등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와 관련된 콘텐츠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고, 이용자들의 반응이 매우 직관적이고 즉각적이므로 타겟팅(Targeting) 광고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몇몇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은 이러한 인스타그램의 상업적 이점을 이용하여 초반에는 팔로워를 대상으로 한 공동구매나 매입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인지도를 쌓은 이후 본인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창출하는 등 상거래 영역으로 활발하게 진출한다.

이처럼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의 규모와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소셜미디어 운영사측에서 자체적으로 시상식을 개최하거나 *코어 팔로워(core-follower)가 형성되는 등 이들만의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비디오 플랫폼 틱톡(TikTok)은 시상식을 개최해 한 해 동안 사랑받았던 숏폼 콘텐츠 및 크리에이터를 시상했으며, 유튜버 ‘땡절스’는 지난해 10월 코어 팔로워에 힘입어 <하이파이브>라는 곡으로 정식 데뷔해 지상파 음악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버츄얼 인플루언서

IT 기술의 발전으로 가상과 현실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메타버스(Metaverse) 등의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함에 따라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 이하 VI)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점차 사람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외형을 가진 VI가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 혹은 관리자가 직접 운영과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을 이용해 마케팅에도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이들은 실존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마치 직접 SNS를 운영하는 것처럼 자신의 일상생활을 공유하고 다수의 팔로워와 활발히 소통한다. 대중은 이들이 가상 인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사람과 흡사한 외형에 호기심과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제작사에서는 최대한 VI를 사람의 외형과 비슷하게 제작하고 나이, 직업, 국적 등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부여해 의인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대표적인 VI로는 2016년 미국의 브루드(Brud)가 선보인 ‘릴 미켈라(Lil Miquela)’를 들 수 있다. 그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에 사는 19세 소녀이자 브라질 출신의  혼혈 아티스트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 그녀가 2017년 발표한 싱글 앨범 <Not Mine>은 음원 사이트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150만회나 재생됐으며, 브루드사는 2019년 1월 1억 2,500만 달러의 기업 가치를 지닌 회사로 평가받기도 했다.

 

[인플루언서가 만든 사회]

인플루언서의 개념이 정립되며 사회는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됐다. 본 문단에서는 인플루언서의 등장으로 인해 사회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을 소개해보려 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일자리

첫째로,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이 상당한 입지를 가지게 됐다. 인플루언서는 더 이상 취미나 부업이 아닌 엄연한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2010년 이후 출생자들의 집합인 알파 세대(Generation Alpha)의 직업 선호도를 통해 단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6월 국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초등학생들의 희망 직업 중 크리에이터(Creator)는 항상 5위 내로 조사됐다. 정부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2017년부터 1인 미디어 창작자를 발굴하는 사업인 ‘크리에이티브포스’를 통해 연간 120팀을 선발하고 교육과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인플루언서는 미래의 유망 직종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정보 수용의 방식

두 번째로, 대중이 정보를 수용하는 방식이 변화했다. 다양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인플루언서는 수용자로 하여금 기존에 접근성이 낮았던 지식에 다가가기 쉽게 만들었다. 대중은 더 이상 얻고자 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기사나 뉴스를 찾아보지 않아도 된다. 대신, 유명 유튜버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의 콘텐츠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본인만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가령 주식 유튜버나, 요리 유튜버들은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코어 팔로워를 형성한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체리슈머(Cherry-sumers)’라는 키워드가 언급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광고 대행사 ‘레뷰코퍼레이션’이 내놓은 분석에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체리슈머란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며, 소량 구매, 공동구매 등의 특성을 보이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레뷰코퍼레이션에서는 체리슈머가 알뜰하고 전략적인 소비를 위해 각종 온라인 플랫폼과 후기 등을 적극 활용하는 만큼, 인플루언서 리뷰 콘텐츠가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전문성이 공인된 인플루언서는 소비자 및 대중에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소비 활동을 포함한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더 넓은 세상으로

세 번째로,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 인플루언서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각종 SNS 및 유튜브와 같은 검색 매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대중이 경험하지 못했던 각종 경험과 정보를 공유한다. 유튜브나 OTT(Over the top) 등의 영상 플랫폼에서는 규제가 공중파 방송만큼 엄격하지 않기 때문에, 차마 방송에서 다루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루는 데에 거리낌 없는 경향이 있다. 특히 성소수자, 장애인 등 여러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다룰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각종 SNS에서 본인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며 코어 팔로워를 얻은 인플루언서가 지상파 방송에 진출하는 사례도 있다. 예시로 트랜스젠더 유튜버인 풍자를 들 수 있다. 이처럼 ‘누구나 될 수 있다.’라는 인플루언서의 특징은 주목받지 못했던 사회의 여러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줘, 더 넓은 세상을 인지하도록 돕는다.

 

[인플루언서, 그 이면을 살펴보다]

한편, 인플루언서로 인한 여러 문제점도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본지에서는 인플루언서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겠다.

 

뒷광고

인플루언서로 인한 대표적인 문제점으로는 ‘뒷광고’가 있다. 지난 2020년, 특히 먹방 유튜버들 사이에서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품을 마치 자신이 직접 구매한 것처럼 속이는 일명 ‘뒷광고’가 논란이 됐다. 이에 2020년 9월 1일부로 광고 상품의 경우 해당 사실을 반드시 고지해야 하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이 시행됐다. 또한 지난 1월 5일(목)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라인 선물용 제품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상 허위·과대광고 집중 점검에 나섰으며, 지난해 12월 23일(금) 공정거래위원회는 ‘제10차 소비자정책위원회’를 통해 거짓·과장 광고, SNS를 통한 뒷광고, 이용 후기 조작 등 현행법으로 규제가 가능한 눈속임 상술부터 집중 단속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본교 광고홍보학부 엄남현 교수는 이러한 인플루언서들의 뒷광고에 대해 “뒷광고를 인식한 소비자들은 해당 인플루언서와 기업을 불신하고 더 나아가 제품 보이콧에 이르는 집단 행동을 하기도 한다. 최근 뒷광고의 영향으로 대놓고 광고하는 ‘앞광고’가 유행하긴 하지만 이 역시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상대적 박탈감

SNS 속 화려한 인플루언서들의 모습에 자신들의 일상을 비교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을 자주 접하는 사람은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상향 비교를 통해 자기 삶의 만족도가 떨어졌다고 한다. 미디어 속 인물과의 상향 비교는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동조 소비 및 과시 소비로 이어진다. 실제로 ‘롯데멤버스’의 ‘트렌드Y리포트’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기준 20대의 명품 구매 건수는 2년 전인 2017년 3분기보다 약 7.5배 증가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명품을 구매한 20대 소비자들은 SNS의 인플루언서를 통해 명품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20대들의 명품 소비는 1990년대생을 중심으로 형성된 일명 ‘플렉스(Flex)’ 문화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플루언서들의 과시적 소비 문화인 플렉스 문화가 20대들의 소비 생활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이에, 서울대학교 곽금주 교수는 SNS 등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또는 유명인이 과소비하는 것을 본 뒤 비슷한 상품을 따라 사는 소비 동조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플렉스가 과소비를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연예인들이나 인플루언서들의 플렉스 문화 형성과 과시 소비로 인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향 비교가 이루어졌고, 결과적으로 과시적인 소비 행태를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

 

윤리적 문제들

마지막으로, 여러 윤리적 문제들이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버츄얼 인플루언서가 대표적인 예이다. 경제·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는 버츄얼 인플루언서는 기업과 소비자의 관점으로 볼 때 그저 새로운 상품 혹은 캐릭터로만 취급될 수 있다. 버츄얼 인플루언서의 존재에 대해 다룬 한 논문은 “인간은 진화 단계에서 디지털 가상 자아로 향하는 정점에 있다.”라고 표현했다. 이는 버츄얼 인플루언서 같은 디지털 휴먼과 실제 인간을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이 점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실재와 허구를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존재가 자율적으로 활동해 콘텐츠를 생성하고 SNS에서 트렌드를 주도하게 된다면, 그들의 행동으로 인한 도덕적 책임의 주체가 모호해진다. 또한, 이들은 실존 인물이 아니라 가상의 존재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향하는 비난과 같은 폭력적인 반응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엄 교수는 “과거에는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이 전체 마케팅의 일부였다면, 이제는 브랜드 또는 제품에 따라서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이 중심이 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인플루언서는 우리의 삶 전반에 녹아들어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인플루언서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부분도 있지만 그 이면의 여러 문제점들도 분명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특히 인플루언서의 파급력을 볼 때 인플루언서들의 언행 하나하나가 큰 이슈로 이어지기 쉽다. 따라서 인플루언서들은 본인의 파급력에 대한 인지와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플루언서가 등장함에 따라 대두된 여러 윤리적 문제들에 대해서는 올바른 과정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거치고 특정 부분에서는 규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코어 팔로워(core-follower): 인지적, 감정적, 행동적인 차원에서 인플루언서에 대해 공개적인 애정과 지지를 표현하며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팔로워.

 

[참고문헌]

김유민, 「버추얼인플루언서의 존재와 윤리적 문제에 관한 고찰 : 로지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차세대융합기술학회논문지』, 국제차세대융합기술학회, 2022.

손영준, and 정윤혁,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의인화 정도와 성별이 소비자의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 『정보사회와 미디어』, 한국정보사회학회, 2022.

이동아, 홍성철 and 박유란, 「가상 인플루언서 특성이 브랜드 태도와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 『정보사회와 미디어』, 한국정보사회학회, 2021.

 

 

김가현 기자(C274003@g.hongik.ac.kr)

이지원 기자(easyone001@g.hongik.ac.kr)

주현식 기자(gustlr@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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