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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熱情)과 함께, 다시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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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사전적 정의란 ‘감정 중 하나로, 어떤 일에 대해 열렬한 마음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인간에게는 감정이 존재하는데, 열정도 마찬가지다. 특히,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것에 열정을 가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열정은 어떠한 일을 성취하는 데 도움을 줄뿐더러 삶의 목적을 이뤄내는 데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당신에게 질문을 하겠다. 당신은 무엇인가를 진심으로 염원하며, 뚝심 있게 열정을 가지며 임해본 적이 있는가?

공교롭게도, 기자는 무인가를 진심으로 끈기 있게 진행해 본 기억이 없다. 이를 기자만의 언어로 말하자면 ‘냄비 근성’이라고 표현하겠다. 이 말은 무엇인가에 흥미를 가지면 단기간에는 엄청나게 열중하지만, 그것을 오래 끌고 갈수록 뒷심이 떨어져 그 일에 대한 열정이 사라지는 특성을 말한다. 기자는 스스로가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편이라 생각한다.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을 예시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기자는 공부를 할 때, 짧고 굵게 공부하는 스타일이다. 즉, 단기간에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할당된 공부를 끝내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빠른 것을 선호하는 한국 정서에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기질은 기자에게 꾸준함, 즉 열정을 오래가도록 유지하는 방법을 심어주기 어려웠다.

기자 주변에 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굉장히 호기심이 많아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쉽게 빠져드는 편이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장래 희망이 자주 바뀌는 편이었고, 한번 관심을 가진 것에 굉장히 몰입해서 접근했다. 가령 우주에 대한 책을 읽은 후 우주 비행사를 지망하거나, 패러글라이딩 영상을 보고 난 후 그쪽 세계에 빠져들어 패러글라이딩 라이더가 되기를 꿈꾸던 친구였다. 기자는 그 친구를 보면서 ‘열정의 고갈’이라는 측면에서 기자와 굉장히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친구와 종종 이야기하면서, 너무 강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친구의 논리는 대부분 옳은 편이라 궤변을 주장하는 것 같아도 친구만의 논리에 잠식되곤 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그것을 제 발로 걷어찼다. 열정을 가지고 자신만의 논리로 설득하는 데 성공했으나, 그것을 자기가 스스로 포기하며 자기의 주장을 철회하기 일쑤였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명언이 있다. 굵고 강직한 나무보다 가늘고 유연한 나무가 더 오래 살아남는다는 선조들의 이치와 유사한 말이다. 지금까지 기자는 굵고 강직한 스타일을 선호했다. 둘 중에 무엇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그 두 가지의 스타일을 적절히 조화시킨다면 이전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는 극단적으로 전자에 집착하면서 생활해 온 것 같다. 신문사 생활도 마찬가지였다. 초반에는 굉장히 열심히 임했다.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업무를 스스로 도맡고, 이를 통해 당대 국장과 친분을 쌓게 되었으며 이때 특별한 대우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이전의 신문사를 대하는 열정이 이전과 같지 않은 것 같다. 신문사에서 하는 모든 업무가 소모적이라고 느껴짐과 동시에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기자들도 이를 눈치챘겠지만, 기자 스스로 느낀 바가 크다. 기자의 냄비에 열정이라는 요소를 너무 과도하게 넣어 도리어 넘쳐버린 것 같다. 지금 기자는 강직과 유연 두 요소를 조합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 앞으로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짧고 굵직하게 노력하기보다 지속적으로, 또 유연하게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기자는 이번 호를 끝으로 1년 반의 신문사 생활을 마치게 된다. 마지막 마감인 현시점에서의 심정이 정말 오묘하다. 사람들은 초반에 열정적으로 일했으나 지금은 열정을 잃어 열심히 참여하지 않는 기자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물며 이렇게 꺾여버린 마음가짐으로 나와 한 학기 동안 같이 근무한 수습기자들이 기자를 보면서 무엇을 배울까. 수습기자들에게 죄송의 말씀을 전하며, 지금까지의 실책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성숙한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로 마지막 말을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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