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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와 소비자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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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도약 시대에 소셜 미디어와 SNS는 주요한 대인 및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자리 잡았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이자 긍정 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의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은 2011년 그의 저서 『플러리쉬(Flourish)』에서 행복, 즉 잘 살고 있다는 주관적인 느낌을 주는 5가지 요인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따 ‘페르마(PERMA)’라고 하였다(<그림 1> 참조). 그는 어떤 새로운 개념의 행복에 대해 제시하기 보다는 행복의 구성 요인에 대해 연구했는데 그가 제시한 5가지 요인은 ‘즐거운 감정(Positive emotions)’, ‘관여(Engagement)’, ‘긍정적 관계(Relationships)’, ‘의미(Meaning)’, 그리고 ‘성취감(Achievement)이다. 대부분의 학술적 연구가 소셜 미디어의 기술적 부분이나 효과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특히 긍정심리학 이론을 소셜 미디어 마케팅 전략의 지침으로 접목한 연구는 찾기 어렵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셀리그만이 제시한 페르마의 각 요인과 이들이 소비자 행복 증진을 위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어떤 유용한 지침을 제공하는지 살펴본다.

▲ '그림1' 마틴 셀리그만의 저서 『플러리쉬(Flourish)』.출처: https:// www.simonandschuste r.com/books/Flourish/Martin-E-P-Seli gman/9781439190760
▲ '그림1' 마틴 셀리그만의 저서 『플러리쉬(Flourish)』.출처: https:// www.simonandschuste r.com/books/Flourish/Martin-E-P-Seli gman/9781439190760

 

1. 즐거운 감정(Positive emotions): 소비자에게 ‘즐거운 감정’을 제공하라.

소셜 미디어 상에서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즐거운 감정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즐거운 감정은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정신적 상태로 행복감을 느끼기 위한 요인이다. 사람들은 때로는 한정된 정신적 에너지를 비생산적인 정신활동에 소모하고 있다. 좌절하거나 실패한 경험이나 돌이키고 싶지 않은 지난 추억들을 곱씹고 그 때 경험했던 감정적 연상들을 반복적으로 회상하곤 한다. 이러한 부정적 감정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정신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오로부터 교훈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정신적 에너지를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인 생산 활동에 투입해야 한다. 

소비자는 브랜드와 관련된 다양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감정을 경험한다. 예를 들어, 최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느끼는 구매 후 부조화(post-purchase dissonance)로 불만족감과 후회 등 부정적 감정을 경험한다. 즐거운 감정을 주는 대표 브랜드로는 다이아몬드 브랜드 ‘드비어(De Beers)’와 ‘코카콜라’를 들 수 있다. 1948년 대공황으로 경제난에 허덕이던 다이아몬드 판매업체인 드비어는 최초로 약혼식에서 반지를 선물하게 하는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A diamond is forever)’라는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대성공을 거둔 이 캠페인은 7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여전히 슬로건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결혼식이라는 사회적 관습에 사랑의 징표인 반지라는 상징적 의미를 연결시켰다. <그림 2>처럼 코카콜라 광고도 1980년대 말 경제 활황기의 정점을 누리던 한국과 일본의 시대상을 반영하듯 즐거움과 행복감의 감정적 연상을 느끼게 한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소셜 미디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 '그림2' 1980년대 코카콜라 ‘난 느껴요’ 캠페인(좌: 한국, 우: 일본) 출처: 유튜브 화면 캡쳐
▲ '그림2' 1980년대 코카콜라 ‘난 느껴요’ 캠페인(좌: 한국, 우: 일본) 출처: 유튜브 화면 캡쳐

 

2. 관여(Engagement): 소비자를 브랜드에 ‘관여’시켜라.

브랜드는 소셜 미디어에서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행동적, 상징적으로 관여시켜야 한다. 관여는 소비자의 몰입된 정신 상태이다. 이러한 상태는 특정 행위를 수반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소비자는 다 다르고 또 서로 다른 관심 행위에 몰입하여 흥미, 즐거움, 그리고 의미를 찾는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오락에, 어떤 이는 운동에 빠지고, 어떤 사람은 일이 취미가 된다. 인간은 일생동안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에 있으며 특정한 행위에 깊게 몰입함으로써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고, 개인적 행복감을 찾아간다. 소비자는 현재 이 순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대상이나 행위가 필요하다. 이러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대상, 행위 심지어는 일까지도 개인의 지식, 기술, 또는 감성적 능력이 확장되어 이용될 때 소비자는 성숙한 자신을 보게 되고 행복감을 느낀다.  

소비자의 브랜드 관여는 크게 ‘행위적 맥락’과 ‘상징적 맥락’으로 구분된다. 행위적 맥락에서 브랜드는 소비자의 직접적인 관여와 쟁취의 대상이다. 세계의 주요 대도시인 뉴욕, 엘에이, 도쿄, 런던, 파리 5곳에만 있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인 슈프림(Supreme) 매장에서는 매주 목요일마다 줄을 지어 신제품을 기다리는 매니아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또 이를 지켜보는 행위는 소유욕과 쟁취욕을 극대화시킨다. 즉 브랜드에 대한 관여는 기다림이라는 행위로 표현된다. 상징적 맥락에서 관여는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관, 라이프 스타일, 그리고 하위문화(subculture)를 지켜내고 공유하기 위한 상징으로 브랜드가 이용된다는 것이다. 브랜드 개성(brand personality)이 투영된 상징의 소비를 통해 비슷한 가치관, 동류의식을 가진 집단 또는 세대의 동질감과 정체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슈프림이나 애플같이 브랜드 자체에 대한 행위적 맥락의 관여는 결국 브랜드 소유를 통한 가치관의 공유나 연대감을 형성하는 상징적 맥락의 관여로 이어지는 선순환 관계를 형성한다. 브랜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브랜드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행동적, 상징적 관여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3. 관계(Relationships):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의 사회적 ‘관계’를 확장하라.

브랜드는 소비자의 관계를 형성, 강화 및 확장시켜야 한다. 관계는 사회적 연결로 주변의 친구, 가족, 사회적 관계 등의 친밀함의 정도를 말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고, 사랑, 친밀감 그리고 감정적인 유대를 형성하려는 경향이 있다. 부모, 자매, 친구, 동료 등 심리적, 사회적 거리감은 있으나 사랑과 기쁨을 나누고 또 공감할 수 있는 주위의 사람이 필요하다. 강력하고 굳건한 사회적 관계는 곤경에 빠졌을 때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육체적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이 소외감 또는 고립감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것이다. 조선 후기 문신이자 실학자, 저술가, 공학자인 다산 정약용(1762~1836)은 18년간 전라도 강진 등 오지에서 유배생활을 하였다. 유배 동안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 등의 활발한 저술활동을 하였으나 고립된 생활이 주는 외로움과 단절감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사회적 관계를 확장시킨 대표적인 예로 나이키 브랜드를 들 수 있다. 나이키 플러스 런 클럽(Nike+Run Club; NRC)은 런닝으로 체중을 감량하거나 운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운동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 NRC에 가입한 사람들은 함께 모여 뛰면서 앱을 통해 코치의 전문적 조언을 받거나 새로운 러닝화를 신어보고 행사사진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브랜드 커뮤니티(brand community) 등 브랜드 애호자를 중심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에 대해 정보나 경험담을 공유하면서 친밀한 인간관계를 조성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형성할 수 있다. SNS가 활성화된 시대에 소비자의 소통을 통한 관계 확장의 욕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으로 짜인 버블 필터(bubble filter)나 에코 챔버(echo chamber)에 갇힌 소비자는 소통하면 할수록 더욱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는 아이러니를 경험하고 있다(Barbera et al., 2015).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친구수 또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의 댓글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가? 브랜드는 소셜 미디어에서 소비자의 관계나 소속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매개자이자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

 

4. 의미(Meaning): 브랜드 행동주의(brand activism) 실천으로 ‘의미’를 공감하게 하라.

의미는 개인의 이익이나 쾌락을 넘어 대의명분을 추구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라도 자기중심적인 삶을 거부하는 사람은 없지만 때때로 소비자는 이기적인 목적을 초월하여 이웃을 돕고, 지역 사회에 봉사하고, 국가의 발전에 공헌하기를 원한다. 자신의 능력과 시간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누군가에게 재능을 기부하고, 봉사하고, 도움을 주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가치이자 미덕이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이 중시되면서 기업들이 CSR 활동으로 파생되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영향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MZ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 세대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이 SNS를 활용해 일상을 공유하거나 실시간 라이브 트윗을 하거나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는데 열중한다. 미국의 마케팅회사인 콘 커뮤니케이션은 밀레니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참가자의 90%가 브랜드를 선택할 때 대의명분 실천여부를 고려한다고 하였다. 

기업이 일회성의 친사회적 활동으로 우호적인 기업 평판을 만들기는 어렵다. 소비자는 의미 있고 가치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기업과 브랜드를 지지한다. CSR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발 빠르게 읽고 대처한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다. <그림 3>처럼 파타고니아(Patagonia) 브랜드는 1985년부터 수익의 일 퍼센트를 환경보호와 복원을 위해 기부하고 있으며 재생가능한 소재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Kanezato, 2022). 기업은 경제적 가치를 위해 생산과 판매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고객수를 증가시키고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를 찾고자 한다. 최근 CSR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기업이익을 추구한다는 ‘공유 가치 창출(Creating Shared Value; CSV)’로 나아가 ‘브랜드 행동주의(brand activism)’로 진화중이다. 담배를 판매하는 필립모리스가 금연캠페인과 펀드를 조성하고 세계적인 맥주브랜드인 버드와이저가 음주운전예방 캠페인을 펼치는 것은 브랜드 양극화(brand polarization)를 초래한다. 그럼에도 브랜드는 소비자와 함께 호흡하고 소비자가 지향하는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브랜드가 소비자와 함께 공공선(common good)을 위한 사회적,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브랜드 행동주의(brand activism)를 실천할 때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브랜드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그림3' 파타고니아의 친환경 프로그램 웹페이지 출처: https://www.patagonia.ca/ourresponsibility-programs.ht
▲ '그림3' 파타고니아의 친환경 프로그램 웹페이지 출처: https://www.patagonia.ca/ourresponsibility-programs.ht

 

5. 성취감(Achievement): 소비자에게 ‘성취감’을 제공하라. 

끝으로, 브랜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에게 성취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목적과 야망이 있는 삶은 인간에게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하고 싶은 일 또는 얻고자 하는 일은 다양하다. 또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시간은 몇 주 혹은 몇 달이 걸릴 수도 있고 수년 또는 수십 년에 걸친 장고의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이러한 목표들을 쉽게 달성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끊임없이 노력을 하지만 결실을 맺지 못하는 사람도 부지기수이다. 브랜드는 어떻게 소비자에게 성취감을 제공할 수 있을까? 브랜드가 제공하는 성취감은 ‘기능적 혜택’, ‘심리적 혜택’, ‘사회적 혜택’ 등을 통해 지각할 수 있다.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다른 브랜드가 제공할 수 없는 차별화된 심리적, 사회적, 경험적 혜택과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즉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를 소유하고 소비함으로써 발생하는 차별화된 혜택 및 가치 즉 ‘성취감’을 느껴야 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상류층 소비자를 공략하는 메르세데스의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성취욕을 만족시켜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제품과 관련된 구체적인 제품속성은 경쟁사가 비교적 단시간에 쉽게 모방할 수 있지만 심리적, 사회적 혜택과 가치는 오랜 기간에 걸쳐 소비자의 인식 속에 고착되기에 이를 변화시키기는 쉽지 않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브랜드는 소비자가 원하는 성취감과 관련된 심리적, 사회적 혜택과 가치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페르마의 5가지 요인은 소셜 미디어 전략 수립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것이며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소비자 행복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를 끝으로 지난 4회에 걸쳐 연재한 디지털 도약 시대의 미디어와 광고에 대해 마무리 한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소비자와의 약속이 충실히 이행될 때 소비자는 행복감을 느낄 것이며 감사와 존경을 받는 진정성 있는 브랜드로 거듭 날 것이다.  

 

참고문헌: 이진균 (2019). SNS 행복 마케팅. 한나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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