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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슈 O. 잭슨, 박선진 옮김, 바다출판사, 2021

'조직행동' 김지영 교수가 추천하는 『휴먼 네트워크: 무리 짓고 분열하는 인간관계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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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을 것이며, 어리석은 자와 사귀면 해가 있으리라.” -잠언 13장 21절

“인간과 모방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인간은 다른 사람을 모방함으로써만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다.” -테오도어 아도르노(Theodor Ludwig Wiesengrund Adorno, 1903~1969), 『미니마 모랄리아: 상처받은 삶에서 나온 성찰』

 

21세기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네트워크(network)’이다. 오늘날 자연의 다양한 법칙을 네트워크적 관점을 통하여 새롭게 통찰할 수 있듯이 사회의 다양한 법칙 역시 사람들 간의 관계, 즉 사회적 네트워크를 이해함으로써 새롭게 이해하고 밝혀낼 수 있다.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개인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특히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오늘날에는 모든 사람들이 빠른 속도와 힘으로 타인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본 책의 저자인 매슈 O. 잭슨(Mat thew O. Jackson, 1962~) 교수는 ‘아랍의 봄’으로부터 본 책의 집필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아랍의 봄은 2010년 12월 튀니지의 한 마을에서 경찰부패에 항의하며 한 시민이 스스로 몸에 불을 지른 사건에서 시작했다. 작은 마을에서 이 사건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가며 전 세계 수백만의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같은 문제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시위에 동참하며 큰 규모의 시위가 연속적으로 일어났고, 튀니지뿐만 아니라 아랍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는 아랍 세계 전역의 정부를 무너뜨렸다. 이러한 현상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다양한 국가에서 나타난다. 한국에서도 시민들이 일으킨 소규모 시위에 대한 소식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며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 사이의 연결이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의 확산 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이 오늘날 사람들은 더 이상 직접 연결되지 않아도 그리고 아주 먼 거리에 있더라도 연결될 수 있고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 사람들은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연결되고, 이는 세계 각국의 상호의존성을 높인다.

하지만 전 세계로 인간관계의 연결망이 확장되고 있음과 동시에 사회적 네트워크는 더욱 극명하게 분열되는 모습을 보인다. 인간은 자신과 선호도가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고자 하는 ‘동종 선호(Homophily)’ 성향을 갖는다. 소셜 미디어의 활용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자신과 동일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 예를 들어 같은 성별, 교육 수준, 부의 수준, 신념 등을 보이는 사람들과 더 많이 연결을 맺고 소통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자신과 유사한 사람들과의 연결망을 더욱 강화해 사회적 네트워크의 분열을 만든다. 이는 인간의 편향성을 더 증폭시키고, 정보와 기회의 불균형적인 확산을 통해 사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본 책은 거대한 사회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 이러한 인간 관계망은 사람들의 사고, 행동, 의사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인간 사회의 네트워크 특성들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네트워크에 관한 다양한 개념을 바탕으로 메디치 가문의 성공 이유, 금융 위기의 확산, 동종 선호와 분열의 문제, 불평등의 가속화, 친구의 영향력, 규범과 문화의 분열 등을 살펴보며 사회적 네트워크가 어떻게 인간의 권력, 믿음,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을 의미하는 인간 네트워크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함과 동시에 분열과 불평등으로 우리의 삶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개념을 이해하며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회를 보는 새로운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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