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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으로서 미디어 콘텐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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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 케이블 TV와 위성방송이 대중화되던 시절 키워드였던 ‘다매채 다채널 시대’라는 용어가 아직까지 유효한 이유는 2023년 현재도 이 용어가 매스 매디어라는 ‘형식’과 미디어 콘텐츠라는 ‘내용’의 조합을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먀샬 맥루한(Marshall McLuhan)의 ‘매체가 메시지다(The medium is the message)’라는 말처럼 형식인 매체가 내용인 콘텐츠에 선행한다라고 갑론을박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상품으로서 미디어 콘텐츠는 플랫폼 또는 형식이라는 접시위에 오감을 자극하는 요리이며 작품을 완성시키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인스타그램의 주사용층인 10-20대를 타깃으로 종이신문에 광고를 낸다면 무용지물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주의나 감동이 없는 광고를 인스타그램에 올린다고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보는 것도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다.

최근 넷플릭스 공유 계정 금지나 OpenAI사가 개발한 Chat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등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에 힘입어 미디어를 포함한 플랫폼과 정보 및 콘텐츠 제공의 발전이 눈부시다. 세계적인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이 유통업체임은 빙산의 일각이며 프라임 비디오를 통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공과 기업 대상 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마도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일 것이다. 최근 쿠팡 역시 이커머스가 아닌 쿠팡플레이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방송, 이커머스, 엔터테인먼트, OTT,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전방위로 이합집산하는 모습이 어지러울 뿐이다. 마찬가지로 디즈니 플러스는 플랫폼 사업자인가 콘텐츠 사업자인가? 소비자를 유도하기 위해 도달률과 노출빈도가 높은 미디어 플랫폼의 선정만큼이나 어떤 흥미로운 콘텐츠로 디지털 미디어를 채워나가야 하는지 의문이다. 

형식인 플랫폼과 내용인 미디어 콘텐츠가 주인공이라면 또 다른 제3의 주연으로 광고가 있다. 미디어 경제학 관점(media economics)에서 상품으로서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논의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전통적인 마케팅적 관점에서 미디어는 유·무형의 제품과 서비스의 인지도, 매출 및 시장점유율 제고를 위한 하나의 소통 채널이자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마케팅 또는 광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관점의 미디어 접근 방식을 벗어나 미디어 콘텐츠 자체를 하나의 제품 또는 상품으로 보고 접근할 필요성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바로 OTT 등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 캐리어(carrier)로써 콘텐츠의 변화이다.

최근 수용자 분화 및 소셜 미디어의 발전으로 광고 메시지가 콘텐츠(e.g., 뉴스, 영화, 드라마)와 자연스럽게 융합되는 현상을 커뮤니케이션 전 분야에 걸쳐 목도하고 있다. 이를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ing),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 브랜드 저널리즘(brand journalism), 콘텐츠 마케팅(contents marketing), 스텔스 마케팅(stealth marketing) 등의 용어로 개념화하고 있는데 미디어, 콘텐츠, 광고(e.g., PPL, 브랜드 노출)가 하나로 융합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가까운 예로, 전 세계의 뜨거운 반응을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 파트1의 발포비타민 노출이나 오징어게임의 삼양라면 노출 등은 PPL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는 넷플릭스지만 상업적 메시지를 포함한 미디어 콘텐츠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처럼 미디어, 콘텐츠, 광고가 융합된 지금 내가 오리지널 콘텐츠 속 주인공이 되어 광고를 보는 것인지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인지 더욱 혼돈스럽기만 하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미디어, 콘텐츠, 광고의 변신에 더욱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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