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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푸바오처럼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동물원, 보호인가 감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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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동물원에 가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희귀하고 귀여운 동물들을 직접 마주하고 교감할 기회를 제공하는 만남의 장, 동물원은 오늘날 인기 있는 데이트 코스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동물 보호 인식이 높아지면서 오락 목적으로 동물을 전시하는 시설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6월 22일(목) 김해시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김해 동물원 동물들 좀 살려주세요.’라는 민원이 화제가 되면서 동물원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나기도 했다. 과연 동물원은 사라져야 하는 걸까? 동물원이 사라지면 동물원에 살던 동물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번 주제기획에서는 동물원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 동물원의 지난날과 오늘날 】

오늘날 우리는 사막에 사는 사막여우와 북극에 사는 북극여우를 동물원이라는 한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언제부터 희귀한 동물을 보기 위해 동물원을 찾게 됐을까? 동물원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의 수도, 히에라콘 폴리스(Hierakon polis)에서 시작됐다. 2009년, 이집트 귀족들의 무덤이 있던 이곳에서 기원전 3500년경으로 보이는 코끼리, 하마, 원숭이 등 동물들의 뼈가 112개 발견됐다. 당시 이 희귀 동물들은 지배계층의 권력을 상징했는데, 이는 동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은나라의 주왕은 황후 달기의 환심을 사기 위해 커다란 유원지를 만들어 각종 진귀한 동물들을 풀어 놓았다. 이는 황후 달기의 미모에 푹 빠진 주왕의 모습과 더불어 그의 막강한 권력을 보여준다. 

이처럼 권력의 상징이었던 초기 동물원은 로마제국의 전성기를 기점으로 변화를 맞는다. 단순히 동물을 가둬 전시하는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이다.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대중의 입맛에 맞춰 동물을 이용한 시합과 쇼가 등장했으며, 전투사가 동물들을 상대로 싸우고 죽이는 잔혹한 쇼가 유행하기도 했다. 당시 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원형 경기장이 1,000여 개에 이르렀으며, 그중 하나가 바로 그 유명한 ‘콜로세움’이다. 

이러한 쇼들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야생동물 거래는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했다. 이후 상업적 목적으로 운영되는 동물원은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변화는 ‘하겐베크 혁명(Hagenbeck)’이라 불리는 동물산업혁명으로부터 시작됐다. 유럽의 여러 동물원에 동물들을 공급하며 산업을 키워가던 하겐베크 일가는, 산업을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거듭했다. 그들은 인간을 전시하는 인간 쇼로 인기를 끌었으며, 동물들을 훈련 시켜 서커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1907년, 동물사업을 하며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동물 서식지를 그대로 재현하는 새로운 전시 기법을 도입하여 하겐베크 동물원(Hagen-beck Zoo)을 만들었다. 아프리카 정글과 미국의 대평원, 북극의 얼음을 재현해 관람객들이 더욱 풍부한 관람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비록 상업적인 목적으로 출발했지만 현재 이 동물원은 현대 동물원이 지향하는 생태형 동물원의 시초라 불린다. 

이와 더불어 환경 파괴와 무분별한 밀렵으로 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현대에는 동물 보호가 동물원의 주요한 목적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동물원에서 사건 사고들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어 동물 보호가 잘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발생한 사건 사고 중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병으로 세상 떠난 낙타, 호랑이 먹이로

2022년 5월, 대구의 한 체험형 생태동물원에서 병에 걸린 낙타를 방치하다가 낙타가 사망하자 맹수의 먹이로 줬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해당 동물원의 사육사는 암컷 낙타 ‘클로버’의 다리에 종양이 생긴 사실을 확인했고, 낙타의 증상이 심상치 않음을 인지한 후 동물원 대표에게 이를 보고했다. 하지만 대표는 수의사 출장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낙타는 폐사했다. 이후 대표는 “주말 장사를 해야 하니 사체를 치워야 한다.”라며 사육사들에게 낙타 사체를 토막 내라고 지시했고, 토막 낸 사체를 호랑이 먹이로 주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채로 발견된 '바람이'/ 출처: 연합뉴스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채로 발견된 '바람이'/ 출처: 연합뉴스

김해 갈비 사자

지난 6월, 김해시청 홈페이지에 ‘부경 동물원 갈비 사자’ 관련 글이 연달아 올라와 학대 논란이 불거졌다. 시민들은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정도로 마른 사자와 털을 깎아주지 않아 지저분하고 덥수룩한 양 등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동물들의 사진을 함께 올리며 좁고 낡은 열악한 시설에서 동물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제보했다.

▲우리에서 탈출해 돌아다니는 침팬지 '루디'/ 출처: 대구경찰서 제공
▲우리에서 탈출해 돌아다니는 침팬지 '루디'/ 출처: 대구경찰서 제공

동물원 탈출한 침팬지 ‘루디’ ,  마취총 맞고 사망

지난 8월 11일(금),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탈출한 수컷 침팬지 ‘루디’가 마취총을 맞고 폐사했다. 이날 오전, 루디와 암컷 침팬지 '알렉스'는 침팬지 우리 안을 청소하던 사육사를 밀치고 탈출했다. 쉽게 포획된 알렉스와는 달리 격하게 저항하던 루디는 결국 마취총으로 제압당했다. 루디는 마취총을 맞은 직후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결국 폐사했다.

 

【 사육사가 들려주는 동물원 이야기 -  청주 동물원 】

▲청주동물원/ 출처: 청주동물원 공식 인스타그램
▲청주동물원/ 출처: 청주동물원 공식 인스타그램
▲바람이 근황/ 출처: 청주동물원 공식 인스타그램
▲바람이 근황/ 출처: 청주동물원 공식 인스타그램

‘김해 갈비 사자’로 논란이 됐던 부경 동물원은 동물복지 논란,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지난달 12일(토) 운영을 중단했다. 김해시는 안전하게 동물들을 이동시키고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갈비 사자’라고 불리던 사자 ‘바람이’는 청주시 청주랜드 동물원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바람이의 새 보금자리인 청주랜드 동물원은 올해 ‘천연기념물 동물 보존관 지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2020년에는 야생동물보전학 전문가·수의사 등으로 윤리위원회를 꾸려 전국 동물원의 본보기가 됐다. 본지는 이처럼 국내 선진 동물원 중 하나로 꼽히는 청주동물원에서 동물복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청주랜드 동물원 사육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평소 동물들의 스트레스·컨디션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A. 동물원의 동물들은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쉽게 무료함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청주동물원에서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숨긴 먹이 찾기 △굴 파기 △나무 타기 등과 같은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여름에는 더위로 인해 동물들의 활력이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조에 시원한 물을 채워주고, 먹이를 물과 얼려 급여하면서 동물들의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Q. 각기 다른 습성을 가진 동물들의 편안한 생활 환경 조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사자나 호랑이 등 고양잇과 동물들이 올라가서 쉬고 발톱도 갈 수 있도록 캣타워나 평상을 제작했으며, 높을 곳을 좋아하는 스라소니를 위해 방사장과 방사장을 잇는 징검다리를 만들어 높은 징검다리 위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외에도 늑대를 위해 굴도 파고 뛰어놀 수 있는 방사장을 조성하는 등 각 동물들의 특성에 맞게 환경을 조성해 주고 있다. 또한, 각종 지원금을 확보하여 노후화된 사육시설을 개보수 및 신축하고 있다. 현재는 맹금류의 특성에 맞는 맹금사 신축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Q. 청주동물원이 올해 ‘천연기념물 동물 보존관 지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천연기념물 동물 보존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A. 청주동물원은 2014년 환경부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된 이후로 국비와 도비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는 13종, 총 76마리의 천연기념물을 보호하고 있으며, 종 보전을 위해 두루미, 황새 정자채취 및 야생 방사 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 2023년에 문화재청 국비 사업 공모를 통해 2024년~2025년 2년간  총 21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으며, 천연기념물 진료를 위한 고도화 의료 장비를 구입했다. 또한, 방사 훈련장을 신축하여 토종 천연기념물 보호 역량과 연구역량을 증진할 예정이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사육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A. 동물원의 동물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종의 공통된 습성과 특성보다는 개별 개체의 성향을 파악하여 맞춰주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보통 사자는 높고 시야가 트인 곳을 좋아하지만, 우리 동물원에서 보호하는 사자 중 한 마리는 몸을 숨길 곳, 구석, 구멍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러한 성향에 맞춰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을 제공해 주고 있다. 또한, 동물원 특성상, 동물과 사람 간의 접촉과 대면이 잦다. 사람이 싫어지면 동물들이 현재 활동하는 공간 자체를 싫어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동물과 교감하며 인간과의 친밀감을 형성시키고, 인간을 두려워하거나 싫어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사육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동물원에 대해 한 마디 부탁한다.

A. 청주동물원에서 생각하는 이상적인 동물원은 동물복지를 추구하며, 동시에 사람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동물원이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야생에서의 다채로운 자극들을 못 느끼기에 지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동물들을 위해 사람들이 해양쓰레기 등을 재활용하여 장난감을 만들어 준다면, 동물은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면서 활기를 얻을 것이다. 또한, 사람들도 직접 동물들에게 장난감을 만들어 주고, 동물이 그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좋은 동물원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그런 이상적인 동물원으로 발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안과 콘텐츠를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 동물원 밖 뿌리 내린 상업 시설 】

근 몇 년간 야생동물을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관람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야생동물 카페, 실내동물원 등 야생동물을 사육・전시하는 상업 시설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에서 진행한 <동물원 외 야생동물 전시시설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4월 기준 동물원 외 장소에서 야생동물을 전시하는 업체의 수는 총 250개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설은 △야생동물 카페형 △체험 동물원형 △동물 체험농장형 △음식점이나 숙박업소의 부대시설 등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17년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으나, 생물 종별 서식 환경 및 관리 기준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과 형식적인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동물원을 운영할 수 있는 등록제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더해 동물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약칭 야생생물법)」이 개정됐다(22.12.13. 공포). 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12월 14일(목)부터 동물원・수족관이 아닌 야생동물 카페 등의 전시시설에서 살아있는 야생동물의 전시가 금지된다. 법 개정 이후 관리제도가 신설되면서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야생동물 카페에 관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시설들이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더욱 생생하게 취재하기 위해 본지는 이러한 공간을 직접 방문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본교 근처의 한 실내동물원이다. 정부에 등록된 합법 동물원인 이곳은 4층을 제외한 건물 전체가 동물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간은 △지하 1층 라쿤·친칠라 체험관 △2층 양서·파충류 전시관 △3층 고양이·페럿 및 반려동물 교감 카페 △5층 포토존 및 고양이 카페 등 층별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라쿤, 사막여우 등 일상에서 보기 힘든 이색 동물을 볼 수 있는 공간이며 1층 매표소에서는 동물들에게 직접 먹일 수 있는 간식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모든 전시관과 체험관을 둘러보면서, 건물 전체를 동물원으로 쓰고 있는 공간임에도 층별 공간은 생각보다 협소해보였다. 간식을 건네도 이미 배부른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개체가 여럿이었으며, 무기력하게 가만히 서 있거나 엎드려 있는 개체도 발견할 수 있었다. 반면 층마다 직원과 사육사가 상주해 있기 때문에 위생 상태는 준수했으며, 일부 동물을 제외하고는 층별로 체험 시간대가 존재하는 등 관리 면에서도 잘 운영되고 있었다. 포털사이트 리뷰 역시 상반된 반응이었는데, 일부는 “다양한 동물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가족끼리, 또 연인과 함께 이색적인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시설이 깨끗하고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해 마음에 들었다.”라는 반응을 보인 데에 비해 “털이 푸석하고 눈병이 난 것 같은 개체가 보였다. 아프거나 피곤한 동물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더 넓게 마련됐으면 한다.”, “층별 공간이 협소하다. 축 처져 있는 동물이 많아 아쉬웠다.”라는 반응을 보인 이들도 있었다.

▲본교 인근의 한 실내동물원
▲본교 인근의 한 실내동물원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본교 인근 상가의 지하 1층에 위치한 한 카페이다. 일명 ‘양 카페’라 불리고 있는 이곳은 매장 외부의 작은 마당에서 양 두 마리를 직접 기르고 있다. 매장과 분리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양 ‘하하’와 ‘호호’를 만나기 위해서는 매장 내부의 개수대에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손을 씻은 후 만난 하하와 호호는 기자의 사진 촬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건초를 뜯기만 했다.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광호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카페에서 양을 기르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 카페는 지난 2011년에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이 일대 상권이 발달해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매우 많았는데, 우리 카페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수제카페라는 콘셉트를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과일주스 등 메뉴를 차별화하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자연 친화적인 카페 이미지를 확실히 다질 수 있을지에 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강원도 양떼목장에 가서 양을 빌려 카페 마당에 풀어두게 됐다.

 

Q. 양들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평소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A. 처음에는 어떻게 키워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지만, 점차 노하우가 생겨 규칙적인 배식 및 목욕과 산책에 신경을 쓰면서 관리하고 있다. 한 번에 두 마리의 양을 키우는 것이 원칙으로 하고 양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카페 공간과 마당을 분리하였다. 봄과 가을 연 2회 양들을 바꾸는데 무리에서 떨어져 몸집이 작은 아이들을 데려온다. 처음 데려올 때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털이 빠지는 양도 있었다. 카페에서 키우다 보면 경쟁 없이 규칙적으로 밥을 먹을 수 있다 보니 다시 목장에 데려갈 때쯤이면 몸집이 커져 있다. 하얗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위생 상태와 컨디션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고객이 양을 만질 때는 손을 씻고 만질 수 있도록 카페 내부에 개수대를 설치했다. 환경이 개선되니 목장에 있을 때보다 살도 잘 찌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것 같다. 동물을 기르면서 제삼자가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고, 이에 유념하면서 관리 중이다.

 

Q. 최근 이색 동물 카페가 증가하고 있다. 동물 카페 운영진·이용자가 지켜줬으면 하는 사항이 있는지 궁금하다.

A. 동물 카페를 운영할 때 그 공간의 동물들을 정말 식구라 생각하고 키우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한다. 또한, 동물을 가둬놓지 말고 사람과 공간을 분리해야 한다. 고객들이 식사 후 바로 동물을 바로 만지게 되면 균이 옮을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후 6시가 되자 저녁 준비를 하는 이광호 대표
▲오후 6시가 되자 저녁 준비를 하는 이광호 대표
▲산책을 나선 하하와 호호
▲산책을 나선 하하와 호호

【 동물원은 사라져야 할까요? 】

부경동물원 ‘갈비사자’ 사건은 다수 언론의 취재와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동물원 존폐 논란으로 확대됐다. 계속되는 동물 학대 논란으로 동물원 폐지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동물원 존폐 논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동물원 옹호자들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논문에 따르면, 동물원 옹호자들의 주장은 △교육에 기여한다 △과학연구에 기여한다 △희귀동물 보전에 기여한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에 논문의 저자 김성한 교수는 동물원의 동물들이 자연 서식지와 현격히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는 점을 지적하며 위 주장들을 비판했다. 포획과 수송 과정에서 일차적으로 공포와 충격을 받고, 이후 좁은 우리에 갇혀 평생을 지내는 동물원의 동물들은 자연 상태에서 보여주던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것은 동물원이 제공하는 교육 기여 효과로도, 과학연구와 희귀동물 보전에 기여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설명한다. 동물에 대한 적절한 교육을 위해서는 동물들의 상세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나 다큐멘터리가 더욱 효과적이라고 덧붙인다. 또한, 제대로 된 과학연구를 위해서는 자연 서식지에서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희귀동물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사람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는 한적하고 넓은 공간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동물원은 사라져야 할까? 이에 대해 본지는 청주랜드 동물원 사육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동물원의 역할에 대해 “전국 야생동물보호센터를 통해 구조된 야생동물 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장애 동물들이 많다. 동물원은 그러한 동물들을 데려와 보호하는 보호소의 역할과 치료와 훈련을 통해 동물이 다시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치료 공간의 역할을 한다.”라고 답했다. 동물원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동물원은 토종동물의 생태가 어떠한지, 그 동물이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깨닫게 해 자연보전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동물원을 통해 동물과 약자를 잘 대하는 마음을 함양하여 동물복지와 인간복지의 교두보 역할을 하기에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본지는 동물원에 대한 대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지난 4일(월)부터 7일(목)까지 4일간 20대 대학생 1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동물원 폐쇄에 대해 찬성 57명(51.4%), 반대 54명(48.6%)으로 단 2.8%p의 차이를 보였다. 찬성의 이유로는 ‘보호’와 ‘개선’이 주로 언급됐다. 이들은 동물원이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폐쇄할 경우 동물원에서 생활하던 동물들이 더 큰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으므로 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반대의 이유로는 ‘감금’과 ‘자유’라는 단어가 주로 언급됐다. 철장과 시멘트로 이루어진 바닥과 같이 동물을 위한 공간이 자연 속 서식지와 너무나도 다른 환경이고, 우리 안에 가둬두는 것 자체가 동물을 학대하고 자유를 빼앗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동물원의 목적에 대해서는 △상업 수단 61명(55%) △관람 및 교감 34명(30.6%) △동물보호 9명(8.1%)이라고 답했다. ‘상업 수단’을 목적으로 뽑은 이들은 입장료를 언급하며 동물원을 통해 동물보다 인간이 얻는 이득이 훨씬 많다고 설명했고, ‘관람 및 교감’을 뽑은 이들은 동물원에 동물과의 교감을 위해 어린아이를 데리고 오는 관객이 많은 점을 이유로 들었다. ‘동물보호’를 선택한 이들은 최근 화제가 된 판다 ‘푸바오’를 언급하며 동물원이 번식하기가 어렵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지는 동물원에 대한 대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지난 9월 4일(월)부터 7일(목)까지 4일간 20대 대학생 1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동물원 폐쇄에 대해 찬성 54명(48.6%), 반대 57명(51.4%)으로 단 2.8%p의 차이를 보였다. 찬성의 이유로는 감금자유라는 단어가 주로 언급됐다. 철장과 시멘트로 이루어진 바닥과 같이 동물을 위한 공간이 자연 속 서식지와 너무나도 다른 환경이고, 우리 안에 가둬두는 것 자체가 동물을 학대하고 자유를 빼앗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대의 이유로는 보호개선이 주로 언급됐다. 이들은 동물원이 멸종위기 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폐쇄할 경우 동물원에서 생활하던 동물들이 더 큰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으므로 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동물원의 목적에 대해서는 상업 수단 61명(55%) 관람 및 교감 34명(30.6%) 동물보호 9명(8.1%)이라고 답했다. ‘상업 수단을 목적으로 뽑은 이들은 입장료를 언급하며 동물원을 통해 동물보다 인간이 얻는 이득이 훨씬 많다고 설명했고, ‘관람 및 교감을 뽑은 이들은 동물원에 동물과의 교감을 위해 어린아이를 데리고 오는 관객이 많은 점을 이유로 들었다. ‘동물보호를 선택한 이들은 최근 화제가 된 판다 푸바오를 언급하며 동물원이 번식하기가 어렵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대 대학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
▲20대 대학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

*김성한, 「동물원 옹호 논의에 대한 비판적 재고」, 중앙대학교 중앙철학연구소, 2011

 

오는 12월 14일(목)부터 동물원 운영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된다. 동물원 허가제란 동물의 생태적 습성을 고려한 시설을 완비하고, 동물복지 사항을 준수한 동물원만 운영을 허가하는 제도이다. 이처럼 국내 동물원을 선진 동물원으로 만들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동물원 내부와 관련 상업 시설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한세 기자(c231066@g.hongik.ac.kr)

박정민 기자(c331077@g.hongik.ac.kr)

황혜성 기자(runa4789@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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