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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도서관이 바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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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시대성을 반영하며 인류 역사의 변천과 같이 변화해왔다. 도서관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서의 수집과 보존의 기능이 주였던 최초의 도서관에서 열람·대출 등 이용 중심의 도서관을 지나, 독서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체재형 도서관으로 변모해왔다. 지금은 갤러리, 공연장 등의 다른 기능과 복합화하여 지역주민의 문화거점이자 지역 커뮤니티의 장소로서의 도서관으로 변화하고 있다. 책 읽기에 적합한 조용한 환경을 마련해주는 공원 부근 등을 선호하던 입지 조건은 사람들이 많은 교통 요지 등으로 바뀌게 되고, 스타벅스 도서관으로 주목을 받았던 일본의 다케오시립미술관의 관내 음료가능, 연중무휴 야간 이용 등 이용자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는 다른 공공도서관으로 전파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대학도서관도 다양한 새로운 기능의 요구를 반영한 공간과 역할의 혁신을 지향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고등교육법에서는 ‘대학도서관’을 대학 및 다른 법률의 규정에 따라 설립된 대학교육과정 이상의 교육기관에서 교수와 학생, 직원에게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도서관으로 정의한다. 꺼지지 않는 대학도서관의 불빛이 학문의 발전을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하는 대학의 상징이듯, 대학도서관은 대학의 심장 같은 중요한 곳이라는 공통의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출 권수가 저감하는 등 이용률은 예전에 비하여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2020년 전체 대학의 재학생 1명이 대학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은 평균 4권으로 2011년 8.3권 대비 약 50%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교수님께서 내주신 과제를 하기 위해 필요한 서적을 빌리려고 도서관을 찾았고, 시험 때는 공부할 공간을 확보하려고 일반열람실을 찾았다.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 매체를 통하여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열람실을 대체할 수 있는 카페 등의 공간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대학도서관은 더 이상 전공도서가 가득 쌓인 곳, 조용히 시험공부를 할 수 있는 공부방이 아닌 개방적인 소통공간, 다양한 사람과 정보가 만나 교류하고 협업하면서 창의적인 지식을 창출하는 러닝커먼스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주민과 연계를 지향하는 대학의 방향성에 따라서, 대학도서관의 사용자도 학생 및 교직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으로 넓혀지고 있으며, 지역과 대학이 교류하는 커뮤니티 스페이스로서 자리 잡고 있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실수 또는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도서관은 세렌디피티가 널린 장소가 될 것이다. 우린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예상하지 않았던 사람들과의 만남, 행위와의 만남을 통하여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특별히 훌륭한 발명을 이루어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우리의 생활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은 확실하다. 본교는 현재 ‘뉴홍익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단계로 옹벽을 허물고 주변 지역과 연계하는 아트앤디자인밸리를 완공하였고, 앞으로는 방대한 규모의 지하 및 지상 캠퍼스를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에 도서관도 커뮤니티의 중심적인 공간으로 계획되어 학생들에게 많은 세렌디피티의 장을 열어주는 공간으로 재탄생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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