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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펼쳐본 신문, 『홍대신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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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에게 투고글 부탁을 받았다. 평소 신문을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오랜만에 기사를 읽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먼저 5면의 ‘사진 기획’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 역사적인 장소라고 하면 경복궁이나 박물관 등 객관적인 역사 또는 유물 등이 있는 곳을 방문하기 마련인데 이렇게 과거의 비극적인 사건들을 다시 떠오르게 하는 장소들을 찾아간다는 것이 매우 새로웠고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장소들이 지금까지 존재한다는 것도 잘 몰랐기에 사진으로 생생하게 직접 볼 수 있어 더 와닿았다. 불편하지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우리 역사의 어두운 흔적이라는 말이 가슴 깊이 남는 기사였다.

7면의 ‘COS’ 기사에서 소개된 영화들처럼 故 김창열 화백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2022)의 프로듀서를 만나 영화 제작 과정에 대한 여러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은 적이 있다. 예술영화는 대부분 상업성이 없는 독립영화이기 때문에 흥행 성적보다는 카메라 밖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기사에서 다룬 세 영화 모두 본 적 없는 영화였지만 새로운 영화를 알게 됐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한 개인의 삶이 어떻게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아름다울 수 있는지,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까지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지, 세상에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기사였다.

8면의 문화 기사들도 기억에 남는다. ‘살롱드 홍익’ 코너의 기사에서 소개된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를 최근에 관람했었는데 생각할 거리가 정말 많은 극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불행하더라도 진실을 직면해야 한다는 가치관과 현실을 외면하고 지금 상황에 안주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낫다는 가치관의 충돌을 기사에서 잘 정리한 듯 하다. ‘까를로스’와 ‘이그나시오’는 각자 추구하는 가치의 극과 극에 서 있는 인물임에도 오히려 그것을 향해 끊임없이 달리기 때문에 서로 닮아있다는 단락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뮤지컬을 보기 전 이 기사를 읽었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을 다시 한번 관람하고 싶다.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76)은 아마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중고등학생 시절 한번쯤 읽어봤을 것이다. 필자도 이 소설을 학창 시절에 국어책으로 처음 접하고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있는데, 소설 속 난장이 가족들이 살았던 동네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기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 글 중간에 소설 내용을 다시 한번 설명해 주어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부분도 다시 떠올리며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소설 속 난장이와 같이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복지가 더욱 활성화됐으면 하는 마음과 이런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신문 기사는 대부분 정치, 사회 분야의 글이라고 생각돼 많은 사람들이 읽기도 전에 어렵다고 느끼는데 이번에 읽은 기사들은 역사나 문학, 예술에 관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훨씬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잘 모르고 지나칠 이야기나 여러 가지 생각해 볼거리들을 신문 기사에 담아내니 더욱 인상 깊었고 이러한 기사를 완성하기까지 굉장히 많은 사전지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를 읽고 이 글을 작성하는 시간이 필자에게 꽤나 의미 있는 시간이 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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