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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한 나의 삶, 우리의 인생

뮤지컬 '렛미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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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렛미플라이' 포스터/출처:렛미플라이 공식 트위터
▲뮤지컬 '렛미플라이' 포스터/출처:렛미플라이 공식 트위터

아폴로 11호가 사람을 태우고 달로 떠난 1969년의 어느 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19살 ‘추남원’은 국제복장학원에 합격했다는 편지를 받게 되고 이내 사랑하는 ‘박정분’과 함께 내일 아침 서울로 떠날 것을 약속한다. 남원이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으로 벅찬 마음을 가라앉히려 정분이가 좋아하는 달을 바라보고 있던 바로 그때, 달이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그를 덮친다. 정신을 차린 남원의 눈앞에 나타난 건 자신을 영감이라 부르는 할머니 ‘선희’와 70세 노인이 되어버린 자신, 그리고 지금이 2020년이라는 믿기 힘든 사실들이다. 절망스러운 상황이지만, 남원은 사랑하는 정분이와 함께할 미래를 위해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미래 탐사를 시작한다.

▲공연 사진/출처:렛미플라이 공식 트위터
▲공연 사진/출처:렛미플라이 공식 트위터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지난해 2022년 초연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국내 창작 작품이다. 치매에 걸려 과거로 돌아간 할아버지의 기억을 찾는 여정을 ‘시간 여행’에 빗대어 우리네 삶 속 사랑과 꿈 그리고 선택에 대해 이야기한다.

1969년, 남원이와 정분이가 풋사랑을 시작한 그 시절은 일명 달 탐사의 시대였다. 19살의 정분이는 달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남들처럼 현실적인 꿈이 아닌, 달에 가고 싶다는 불가능한 꿈을 안고 살아가는 자신이 가끔 밉기도 하나 꿈으로 가득 찬 그녀의 눈은 저 하늘의 달 만큼 환하게 빛난다. 비록 현실의 벽 앞에서 정분은 한평생 땅 위에 발붙인 채 먹고살기 바빴고 남원은 한평생 작은 방 안에서 수선쟁이로 살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사랑과 인생을 지켜냈다.

<렛미플라이>는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있다거나 긴장감 있는 이야기 흐름을 가진 극은 아니다.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는다. 이 공연은 너무나도 평범한 우리들의 삶과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그 어떤 극보다 우리 인생의 가장 평범한 이야기가 가장 극적이었음을 보여준다. 관객들은 무대 위 배우들이 펼쳐내는 이야기를 따라 웃고 울며 가슴 속에 따뜻한 여운을 지닌 채 공연장을 나오게 된다.

기억을 되찾은 남원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채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그래도 상관없다. 모든 건 다 자신의 선택들이었으니까. 그날 서울로 떠나지 않은 것도, 다 늙어버릴 때까지 수선집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온 것도, 평생 정분이의 곁에서 함께 하기로 한 것도. 5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한 둘의 눈 속엔 자신의 모습보다 상대의 모습이 더 많이 담겨있다. 둘은 흐르는 세월 따라 생긴 기쁨과 함께 쌓인 슬픔을 같이 견뎌냈을 거다. 누군가의 눈에는 보잘것없는 흔한 삶이었대도 좁고 좁은 방 안에서 행복할 미래를 꿈꿨던 그들의 삶은 그 누구의 인생보다 아름답다.

▲공연 사진/출처:렛미플라이 공식 트위터
▲공연 사진/출처:렛미플라이 공식 트위터

무슨 선택을 한다 해도 후회는 한다. 그래도 중요한 건 그 선택들은 내가 직접 결정한 나의 선택들이란 사실. 나의 선택으로 가득 찬 나의 삶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인생이 된다. 극의 후반부에 다다르면서 남원과 정분은 깨닫는다. 둘이 함께 살아온 그 긴 세월이 우리의 시간여행이었다고.

▲공연 사진/출처:렛미플라이 공식 트위터
▲공연 사진/출처:렛미플라이 공식 트위터

“We choose to go to the Moon.”

극의 마지막, 마침내 추남원과 박정분은 현실 속 달에 발을 내딛는다.

 

공연 기간: 2023년 09월 26일(화) ~ 12월 10일(일)

공연 장소: 예스24스테이지 1관

공연 시간: 화~금 20:00 / 토 15:00, 19:00 / 일, 공휴일 14:00, 18:00

관람 요금: R석 77,000원 / S석 5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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