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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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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갓 입학했을 당시의 기자는 무엇을 알려주는지 알 수 없는 대학 수업과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목표 없는 생활에 엄청난 무기력감을 느꼈다. 그러던 중, 중간고사 기간이 끝난 지난 5월쯤 기자가 수강 중인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 교수님께서 자유 주제로 보고서를 한 편 제출하라고 하셨다. 개인이 직접 주제와 개요를 정하면 교수님이 그것을 읽고 피드백을 해주시는 방식이었다. 교수님의 피드백을 받고 수정해 발표하는 것이 이 수업의 과제였다. 기자의 보고서 제목은 ‘왜 대학에 가야 하는가.’였다. 무모하지만 한편으론 정말 솔직한,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싶은 1학년의 심정이 담긴 제목이었다. 교수님은 피드백 시간에 기자의 보고서 제목을 보시곤 보고서에 관한 내용이 아닌, 대학 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다. 대학 생활이 재미없고,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기자에게 교수님은 두 가지를 추천해 주셨다. 하나는 인생을 치열하게 사는 선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학교 활동을 하나 골라 열심히 해보는 것이었다. 교수님은 기자에게 “도전해 보지 않아 자신을 모르는 것이니, 당장 목표 의식이 없다고 좌절할 필요도, 자책할 필요도 없어. 스스로가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를 알려면, 무엇이든 도전해 봐야해.”라고 말씀해 주셨다. 교수님은 평소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기자에게 신문사에 들어가서 활동해 볼 것을 권하셨다. 그게 기자가 신문사에 오게 된 계기였다.

시간이 흘러, 벌써 기자가 신문사에서 보내는 마지막 학기가 되었다. 수습기자 이름표를 달고 인터뷰 과제를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지막 학기라는 게, 지금 쓰고 있는 이 기사도 기자의 마지막 오피니언이라는 게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2학년 막바지에 다다른 현재, 기자는 교수님이 해주신 조언을 모두 수행했다. 치열하게 사는 선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며 인생에서 정말 큰 자극을 얻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기자가 선배가 돼 후배에게 조언을 해주었을 땐, ‘작년까지만 해도 누군가에게 조언을 듣는 위치에 있었는데, 이제는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만큼 성장했고 또 성숙해졌구나.’하며 만감이 교차하기도 했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무언가 하나를 꾸준히, 열심히 하다 보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잘하는지 깨닫게 됐다. 도전하고 그 과정을 견뎌내니 그 끝에 보이는 것들이, 곁에 남은 것들이 있었다. 성격이 매우 내성적이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들어하는 기자가 스스로 어떤 장소에 발을 딛는다는 건 그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시사파수꾼을 쓰기 위해 경제 공부를 하고, 보따리 취재를 위해 인천을 돌아다니고, 동문을 인터뷰하며 진로에 대해 상담하는 등 3학기 동안 기자는 정말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다. 그리고 이것에서 동력을 얻어 이제는 많은 사람 앞에서 내 생각을 말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게 됐고, 전공 시간에 조장을 도맡아 하며 교양 시간에 앞으로 나가 발표하는 등 예전엔 없던 과감함과 적극성 또한 생겼다.

여기까지 오는 시간이 마냥 순탄했다면 거짓말이다. 기자의 친구들처럼 취미활동을 하며 즐겁게 지내는 대신 글을 쓰고 마감하던 기자는 또래에 비해 자유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또 매주 취재와 기사 작성을 병행했기에, 전공 공부에 집중하기는 더욱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기자는 이 시간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자의 시간이 이곳에 기록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가치가 있음을 느낀다. 이번 학기 신문사 생활을 끝으로 기자는 더 큰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이곳에서 일을 잘 마쳤으니 다른 도전을 하더라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자신감이 앞선다. 아마 이 믿음과 자신감은 그동안 기자 생활을 성실히, 열심히 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인 듯하다. 아직 한 번의 발간이 남았지만, 기자는 미리 작별 인사를 고하려고 한다. 그동안 기자의 인터뷰에 응해준 본교 학우들, 기사 잘 읽었다며 기자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준 친구들, 기자와 같이 동고동락한 57기·58기 기자들, 조교님, 그리고 기자와 1년을 함께한 편집국장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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