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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발간하는데 왜 읽지를 못하니, 왜 읽지를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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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현진건(1900~1943)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을 상징하는 명대사다. 주인공 김첨지가 아내가 먹고 싶어 하던 맛있는 설렁탕을 사 왔지만, 아내가 죽어 먹지 못하자 비탄하면서 한 말이다. 신문을 펼쳐보자마자 해당 구절이 생각났다. 지면 신문 및 대학 언론의 위기 속에서 『홍대신문』을 읽지 않는 사람은 분명히 있을 텐데, 이 좋고 재밌는 걸 왜 읽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에서다.

필자가 학보사의 편집장이라 그런가, 본지의 1면은 보자마자 감탄부터 나왔다. 보통 학생회나 당선인을 취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도 바쁜 일정이 있는지라 학보사의 취재에 쉽사리 응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홍대신문』은 한 캠퍼스의 총학생회 당선인부터 단 과대학 학생회 당선인들까지 인터뷰하며 이들의 공약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포부를 담았다. 홍익대학교의 학생자치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을 기자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대다수의 학보사는 학생회 당선인을 총학생회로만 한정하는데, 『홍대신문』은 단과대 당선인까지 아우르며 독자의 학생자치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 이러한 취재 자세는 모든 대학언론이 본받아야 할 학생자치기구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다. 한 학보사의 편집장으로서 괜스레 부끄러워지는 1면이었다.

4면의 ‘무슨일이슈’와 ‘시사파수꾼’도 필자의 이목을 끌었다. 무슨일이슈는 매주 발간하는 『홍대신문』의 장점을 최대화했다. 우리나라의 이슈부터, 세계 각국의 이슈까지 짧고 간단하게 소개해 자칫 지겨워 보일 수 있는 의제들을 대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긴 글을 읽기 싫어하는 대학생들을 어떻게든 붙잡아 이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려는 기자들의 노고가 보여 ‘웃프기’도 했다. 시사파수꾼 역시 대학생들이 쉽게 관심을 가질 법한 K-POP 이슈를 환경 문제와 함께 정갈하게 엮어냈다. K-POP 팬이면 음반 판매량 수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을 거고, K-POP 팬인 대학생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음반 산업과 팬들의 집착 이면에는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줘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5면은 홍익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외지인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덕후 문화’로 불리는 서브컬처를 주제로 홍익인과 홍익의 외부인 모두가 방문하는 홍대 거리 내 서브컬처를 담고 있었다. AK 플라자부터 이벤트 카페, 굿즈샵 등을 조명하며 홍익인과 비 홍익인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자 최근의 사회문화 현상을 첨예하게 분석하고 있다. 보통의 대학언론은 그 대학의 재학생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주로 구성된다. 하지만 사회 전체의 현상을 다루는 기획 면은 고리타분한 사회 현상 분석에 그치고 전문가의 이야기로 구성돼 대학생들이 선뜻 학보를 집어 가지 않는 이유가 된다. 그러나 『홍대신문』의 기획 면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심지어 외부인까지 공감할 수 있는 홍대거리의 이야기와 문화를 담아냈다. 홍익인이 아니더라도 신문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홍대신문』이 홍익대학교만의 색채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예술로 유명한 대학답게 마지막 12면은 DJ J.E.B의 인터뷰를 다뤄 그의 예술관과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평소에 J.E.B의 음악을 가끔 듣는 정도였는데, 신문을 통해 그의 실물과 SM엔터테인먼트의 협업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인디음악부터 EDM, K-POP을 아우르는 아티스트를 선뜻 인터뷰하고, 그의 음악가적인 면모와 인간적인 면모 모두를 낱낱이 파헤칠 수 있는 것은 많은 대학 언론사 중 『홍대신문』밖에 없을 것이다.

모두가 읽을 수 있지만, 홍익만의 색이 보이고 홍익인을 위한 신문. 『홍대신문』을 읽지 않는 독자가 너무나도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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