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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과 홍인숙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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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학우가 '인생 강의'로 꼽는 강의 <논리적 사고와 글쓰기>를 아는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강의를 수강 중인 기자가 홍인숙 교수님을 만나보았다.

 

Q.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교수직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국어국문학에 매력을 느끼게 된 계기는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를 배우던 어느 순간이었던 것 같다. 네 줄에 불과한 시를 갖고도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 만큼 많은 해석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교수라는 직업의 매력은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람’과 ‘가르치고 말하는 사람’의 정체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학구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하는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그 결과물을 학생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강의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이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Q.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A. 가끔 학생들이 자기가 어떤 ‘변화’를 했다고 말해줄 때가 있다. 강의 하나만으로 사람이 바뀔 수는 없겠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토론하는 수업을 듣고 나서 무언가 바뀌었다고 말해줄 때면 ‘이 직업이 좋다, 짜릿하다.’라는 생각을 한다.

 

Q.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달라.

A. 타 학교에서 한 학기에 7~8권의 고전을 완독하는 10명 남짓의 소규모 수업을 진행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매시간 학생들이 직접 발제를 해오고 책에 대한 논평도 학생들이 주도하는 수업이었다. 학생들이 밤새 10여 장에 이르는 발제문을 준비해 오고, 서로 난해한 구절을 돌파하기 위해 집요하게 물음을 던지며 토론하는 세 시간짜리 수업에서 선생인 나는  옆에서 거들기만 했다. 그런데 그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학기가 끝나갈 무렵이면 뭔가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던 것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세인트존스 대학(St. John's University)의 고전 읽기 커리큘럼이 이런 것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교에서도 이런 강의를 조만간 꼭 해보고 싶다.

Q. 이번 학기 강의에서는 수업에 『변신』과 『햄릿』을 활용했는데, 수업에 사용할 도서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A. 수업에 사용할 책을 고를 때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젊은 세대의 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만이 느끼고 누릴 수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야 학생들도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기준은 ‘시간의 검증을 거친 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훈련받은 전문 독자에게도,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원했던 일반 대중에게도 오랜 시간에 걸쳐 읽혀온 책들이라면 대부분 대체 불가능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변신』과 『햄릿』은 한 젊은이가 자기 정체성에 던지는 심각한 질문을 보여주는 고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을 각각 섬뜩한 블랙 유머로, 처절한 정통 비극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학기의 책으로 선택하게 됐다.

 

Q.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사실 앞서 말한 기준에 부합하는 책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하지만 그냥 개인적으로 좋아 했던 책들을 아무 연관성 없이 늘어놓아 본다 면, 배수아의 『독학자』,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 대』, 엘레나 페란테의 『나의 눈부신 친구』, 옥타 비아 버틀러의 『킨』, 레나타 살레클의 『사랑과 증오의 도착들』, 제인 베넷의 『생동하는 물질』 같은 책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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