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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나고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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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목),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치러졌다. 본교에 입학한 학우 대부분은 입학 전형과 상관없이 수능을 치른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학우들은 11월 수능부터 3월 입학식까지의 과도기를 어떻게 보냈을까? 수능이 끝난 후 어떻게 그 과도기를 보냈는지부터, 2024 수능을 마친 수험생 및 본교에 입학할 신입생에게, 수능 이후 하지 못해 아쉬운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학우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세은(시각디자인1)

처음으로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부모님이나 다른 보호자 없이 오롯이 또래들끼리 떠난 첫 도전이었다. 항공권부터 숙박 예약까지 전부 처음 해보는 일이라 쉬운 게 하나 없었지만 그만큼 더 자유롭고 즐거운 여행이었다. 여행도 좋지만, 할 일을 추천하자면 운전 면허 취득이다. 막상 대학에 입학하니 학기 중은 물론 방학 때조차 면허를 따는 데 시간을 투자하기가 어렵다는 걸 느꼈다. 시간상으로, 심리적으로 여유로운 수능 이후에 도전한다면 좋을 것 같다.

 

조청명(미대자율2)

수능을 마치고 크리스마스 때 홍대 근처에 놀러 갔는데, 취객이 매우 많았다. 그때, ‘내가 4년 동안 학교 다니면서 한 번쯤은 시비가 걸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격투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대학 진학 후 운동 분야를 헬스로 바꿨고 덕분에 지금은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미술대학 입학생의 경우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툴을 배우라는 말을 자주 들을 텐데,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가족들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 대학교에 가면 자취를 하거나, 동기들과 밤새워 놀다 집에 늦게 들어가는 경우가 자주 생기면서 자연스레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다. 친구들은 대학 가서 충분히 볼 수 있으니,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늘려보는 건 어떨까

 

송윤서(법학1)

수능이 끝나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집에서 푹 쉬었다. 현장 체험학습을 신청해 학교에 거의 가지 않았지만, 가끔 등교하는 날엔 친구들과 보드게임과 비즈아트 등을 하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가족과 태국으로 3주간 여행을 떠났는데, 치앙마이가 가장 좋았다. 수험생 할인을 받아 에버랜드에 가기도 했다. 정말 열심히 놀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많이 놀걸.’ 하는 생각이 든다. 자기 개발을 위한 활동이나 공부는 대학에 와서 해도 늦지 않다. 수능 이후의 그 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 그런 시간이 또 오지 않는다. 운전 면허를 따지 않은 것도 후회가 된다. 그때만큼 널널한 시간이 없으니 수능 직후에 운전 면허 따기를 추천한다.

 

양건휘(국어국문1)

아무래도 노는 데에 집중했다. 넷플릭스(Netflix)나 아마존 프라임(AmazonPrime)을 정기 결제해 그동안 못 봤던 시리즈들을 몰아 봤다. 그리고 축구 보는 것을 매우 즐기는데, 그 당시 카타르 월드컵이 열려 우리나라 선수들이 뛰지 않는 경기도 모두 챙겨봤던 기억이 난다. 부산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처음엔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게 힘들었다. 보통 지방에서 올라오면 기숙사에 들어가거나 자취를 시작할 텐데, 완전히 새로운 환경이기 때문에 가족 생각이 많이 난다. 지금이 많이 볼 수 있을 때다. 나의 경우, 고등학교 재학 시절 매일 야간자율학습을 하느라 부모님과 자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는데, 수능이 끝났을 이 때를 활용해 대화도 나누고 여행도 다녀와 가족과 많이 가까워질 수 있었다. 독자들도 이 기간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채웠으면 한다.

 

송민서(법학2)

정시 전형으로 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에 수능 직후부터 정시 원서를 넣기 전까지 내가 어느 대학에 갈 수 있는지 여러 입시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수시 전형의 경우 미리 원하는 학과를 정하기 마련인데, 나의 경우 그렇지 않아서 학과에 대해 알아보며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학과에 들어가기 전에 최소한 커리큘럼 정도는 숙지했으면 좋겠다. 전공 지식을 미리 공부할 필요는 없어도 내가 앞으로 뭘 배우고, 이 공부와 잘 맞을지 아는 게 중요하다. 나의 경우 수능 성적에 맞춰 법학과에 입학했는데, 생각한 것과 실제로 수업에서 배우는 내용이 달라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실무적인 내용을 배울 줄 알았는데, 여러 학설이나 법리 위주로 공부해야 했다. 정시 전형인 경우 이러한 내용을 미리 숙지해 자신에게 맞는 과를 골랐으면 좋겠다.

 

안민혁(자율2)

고3 시절 수능이 끝난 후에는 재수를 결심해 다음 해 수능을 바로 준비해야 해서 특별한 기억이 없다. 마지막 수능 후에는 여행도 다녀오고, 종일 게임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수능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평소 하던 일들도 더욱 재밌게 했었다. 공부를 놓고 놀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에 토익(TOEIC) 응시도 했다. 수능이 끝나고 난 뒤의 시간은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시간 효율을 따지기보단 내가 하고 싶은,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걸 추천한다. 예를 들어 밖에 나가 경치 구경을 하는데, 단순히 잠깐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엔 무심히 지나치는 풍경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껴봤으면 한다. 세상엔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이 없다는 것을 마음에 품고 있으면 좋겠다.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길 만한 경험도 언젠가는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 어떤 활동을 하던 계산적으로 하기보다는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서 하면 좋겠다. 악기를 꾸준히 연습하려 했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버렸는데, 수능 이후에 그 시간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하고자 하는 활동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걸 추천한다.

 

박다녕(판화2)

다양한 알바를 경험했다. 영어 과외 알바를 시작했고 옷 가게에서 재고 정리와 인터넷 업무 등을 했었다. 그때를 돌아보면 나중에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일념으로 돈을 모았던 기억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가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대신 크로스핏(Crossfit)을 그때부터 시작했다. 학기 중에는 바빠서 다니지 못하고 있지만 방학이 되면 매번 다시 시작한다. 지금은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졌으니 꼭 여행을 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운전 면허도 지금 아니면 따기 힘들다. 미리 따놔야 나중에 편하다. 또한, 텝스(TEPS)나 토플(TOEFL)을 공부한다고 덤비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수능 후 영어 공부를 했었지만, 개인적으론 후회 중이다. 어차피 2년 뒤에 다시 해야 한다. 굳이 지금이 아니어도 되니, 실컷 놀았으면 좋겠다.

 

 

김민규 기자(alomio1224@g.hongik.ac.kr) 

김유민 기자(yummjh5@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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