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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원, '동시성74-9', 1974, 캔버스에 유화물감, 130×96.7cm

박물관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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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원, '동시성74-9', 1974, 캔버스에 유화물감, 130×96.7cm
서승원, '동시성74-9', 1974, 캔버스에 유화물감, 130×96.7cm

서승원(徐承元, 1942~)은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그는 ‘오리진를(Origin)’의 창립 멤버이자 1968년 한국현대판화가협회, 1969년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 창립에 동참하기도 했다. 서승원은 <에꼴 드 서울>(국립현대미술관, 1975) 외에도 일본에 한국현대미술을 알린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전>(도쿄화랑, 1975), (동경 센트럴미술관, 1977)을 비롯해 국내외 여러 주요 전시에 참여한 바 있다. 또한 1974년부터 홍익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활동하며, 프랑스 <카뉴국제회화제> 한국커미셔너(1977), 한국현대판화가협회 회장(1983-1985), <서울국제판화비엔날레>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1985)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런던 대영미술관, 아부다비 구겐하임, 미에현립미술관, 시모노세키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서승원은 ‘동시성(Simultaneity)’이라는 개념을 탐구하고 시각화하고 있는데, 이때 동시성은 작가를 매개체로 육안으로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피안(彼岸)의 세계를 동일하고 균등한 시공간 속에 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동시성> 연작은 보편적(기하학적 형태)이면서도 동시에 전통적, 한국적인 정체성은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의 작업은 색 분할 시기로 원색적이고 기하학적이었으나, 1970년대부터 평면의 시기를 거쳐 1980년대에는 한국의 정신을 드러내는 중성색을 등장시키기 시작했다. 순수 추상의 내재율을 중시했던 이전 시기와 달리 1990년대부터는 형태와 색채가 다양해지며 크고 작은 색면의 배열을 선보이는 등 보다 주정적인 시기를 거친다. 이후 2000년대에는 형태를 소멸시켜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고 맑은 채색을 활용하는 등 해체기에 접어들어 관조적인 자세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동시성 74-9>은 1974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이 시기 작품들은 은은한 미색의 화면 위로 커다란 사각형들이 부유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 작품 역시 미색의 캔버스 위에 연한 하늘색, 짙은 미색의 사각형이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서승원은 유년 시절의 기억에 남아 있는 한옥 공간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연한 색면의 사각형들은 한옥의 문창살 너머로 투과된 빛을 연상시킨다. 또 부드러운 중성색 위로 겹쳐 있는 투명한 색감은 화면에서 두드러지지 않으면서도 화면의 여러 요소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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