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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줘 say it back, oh, say it ‘Ditto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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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9일(월) 유튜버(Youtuber) 레오제이(LeoJ)는 공동 개발 화장품 출시 기념으로 올리브영(Oliveyoung) 실시간 판매 방송 ‘올리브영 라이브’를 진행했고 이에 3억 매출을 달성했다. 16일(금) 공개된 제품 소개 영상에서 그는 화장품 회사 ‘닥터지(Dr.G)’와 공동 개발한 모공 세럼과 크림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전했으며 그를 믿는 소비자들은 구매를 진행했다. 현재 △레오제이 △민스코 △재유 △조효진 등 뷰티 유튜버와 공동 개발한 수많은 화장품이 출시되고 있으며 제품명에 ‘000 픽(Pick)’과 같은 수식어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물건을 구매할 때 직접 모든 제품을 비교하지 않는다. 우리는 평소에 관심 있던 연예인의 착장, 나와 *추구미가 같은 인플루언서의 광고 등의 영향을 받아 제품을 구매한다. 이번 주제기획에서는 2024 소비 트렌드로 선정된 ‘디토 소비(Ditto Consumption)’에 대해 다루며 사회를 이해하고, 현명한 소비자로 나아가고자 한다.

*추구미: 내가 원하는 이미지

 

▲유튜버 레오제이 실시간 방송 판매 매출/출처: 레오제이 유튜브
▲유튜버 레오제이 실시간 방송 판매 매출/출처: 레오제이 유튜브

 

 

【새로운 소비 트렌드, 디토 소비(Ditto Consumption)】

최근 디토 소비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트렌드 코리아 2024』는 ‘You Choose, I’ll Follow: Ditto Consumption’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디토 소비를 2024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꼽았다. 디토(Ditto)란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너의 생각과 같아’라는 의미를 가진다. 디토와 소비의 합성어인 디토 소비는 사람이나 콘텐츠, 커머스를 추종해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로 자신의 취향 및 가치관이 유사한 인물, 콘텐츠, 채널 속 상품을 따라 구매하는 소비 양상을 일컫는다. 이는 과거 소비에 비해 의사결정의 과정이 간소화됐다는 특징을 지닌다. 복잡한 의사결정을 생략하고 ‘나도’하고 구매하는 현상이 트렌드로 부상한 것이다.

디토 소비의 유형은 △사람 디토 △콘텐츠 디토 △커머스 디토로 나눌 수 있다.

 

▲러쉬 직원들이 추천하는 제품 소개 영상/출처: 유튜브 러쉬 코리아
▲러쉬 직원들이 추천하는 제품 소개 영상/출처: 유튜브 러쉬 코리아

첫번째로 사람 디토는 인플루언서, 일반인 전문가 등이 추천하거나 구매하는 제품을 소비하는 유형이다. 최근에는 직원(employee)과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합성어인 ‘임플로이언서(employencer)’들의 활약으로 디토 소비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패션 회사의 직원이 사용하는 자사 제품 소개 영상을 보고 구매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나혼자산다'(MBC)에서 몽골여행 에피소드가 방영된 이후 '나혼자산다 몽골 여행 코스 따라잡기', '나혼자산다처럼 보낸 몽골 여행 후기' 등의 추종 콘텐츠들이 뒤이어 생산되고 있다./출처: 유튜브 엠뚜루 마뚜루
▲'나혼자산다'(MBC)에서 몽골여행 에피소드가 방영된 이후 '나혼자산다 몽골 여행 코스 따라잡기', '나혼자산다처럼 보낸 몽골 여행 후기' 등의 추종 콘텐츠들이 뒤이어 생산되고 있다./출처: 유튜브 엠뚜루 마뚜루

두번째, 콘텐츠 디토는 드라마나 영화, 유튜브 콘텐츠 등을 참고해 소비하는 유형이다. 드라마 주인공이 착용한 의상을 구매하거나 방송 촬영지로의 여행이 그 예시이다. 세번째, 커머스 디토란 빅데이터 기반 추천 상품을 추종하여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제공되는 커머스의 제안 위주로 상품을 구매하는 유형이다. 온라인 쇼핑에서도 대형 종합몰 대신 특정 카테고리와 상품만을 취급하는 전문 매장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는 추세이며 편집샵, 셀렉트샵, 큐레이션 샵 등의 **버티컬 커머스는 고유한 커머스만의 기준과 색깔을 가지고 운영된다.

앞서 언급했듯 디토 소비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지만 이전에 존재한 소비 패턴과 유사한 측면을 갖는데 이를 동조 소비 및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와 비교할 수 있다. 동조 소비와 디토 소비는 남이 소비하는 것을 따라서 자기도 소비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러나 동조 소비는 자신의 취향이 반영되지 않은 맹목적 추종을 하고, 디토 소비는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다는 차이가 있다. 유사하게 밴드왜건 효과란 서커스단 행렬의 선두에 선 악대차를 뜻하는 밴드왜건에서 파생된 표현이다. 악대차가 연주하며 지나가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이들을 보고 무엇인가 있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뒤따르는 군중이 늘어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밴드왜건 효과는 특정 상품에 대한 특정인의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디토 소비와 유사하지만,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즉, 디토 소비가 이전의 소비와 구별되는 지점은 본인의 취향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유명 스타나 인플루언서를 맹목적으로 따라한 과거의 모방소비와는 달리 디토 소비는 자신과 외형이나 취향이 비슷한 대상의 소비를 추종한다.

 **버티컬 커머스: 수직(Vertical)과 상업(Commerce)의 합성어로, 특정 카테고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방식

 

▲온라인 셀렉트샵 29CM.
▲온라인 셀렉트샵 29CM.
▲대표적인 패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왼쪽부터) 무신사, 더블유컨셉, 하프클럽, 29CM/출처: 이뉴스투데이
▲대표적인 패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왼쪽부터) 무신사, 더블유컨셉, 하프클럽, 29CM/출처: 이뉴스투데이

 

 

【디토 소비로 알아보는 사회】

그렇다면 디토 소비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디토 소비의 배경이 되는 것이 바로 ‘분초 사회’이다. 분초 사회는 디토 소비와 함께『트렌드 코리아 2024』의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된 단어로, 시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분초(分秒)를 다투며 사는 것을 의미한다. 분초 사회의 사람들은 시간을 분, 초 단위로 사용하며 모두가 똑같이 가진 시간이라는 재화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의사결정 상황에서도 시간 가성비, 일명 시성비를 중시한 선택을 한다. 그러나 이들은 상품의 종류, 유통채널의 다양화로 생긴 수많은 선택지와 SNS의 확산, 매체의 다양화로 접하게 된 과도한 정보에 두려움을 느낀다. 이 두려움은 본인이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내리는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인한다. 시간이라는 재화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되 과도한 정보로 선택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자연스레 디토 소비가 등장했다. 선택의 효율성을 높이되 실패의 확률을 줄이려는 심리가 반영돼 있는 것이다.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인물, 콘텐츠, 커머스를 추종 소비하므로 자신의 취향을 나타낼 수 있고, 상품성이 인증됐으며, 이를 글이나 영상을 통해 결정함으로써 소비에 투입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시성비 극대화를 위해 소비자는 정보 탐색과 대안 평가라는 합리적 구매 의사결정 단계를 과감히 생략한다.

이는 소비자가 제품을 탐색하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소비를 그대로 모방해 무분별한 소비 패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개인 취향이나 필요에 기반한 소비 대신 충동적이고 몰개성한 소비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6월 15일(목) KISDI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게재된 ‘MZ세대의 미디어이용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만 9~24세의 Z세대 SNS 이용률은 만 25~38세의 밀레니얼 세대 다음으로 높은 78.3%이며 SNS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주중 평균 51분으로 비교군 중 가장 많았다. 더불어 하루 동안 ***비실시간 영상 시청 시간이 1시간 12분으로 가장 길었다. 이어 지난 2022년 6월 15일(수) 게재된 ‘세대별 SNS 이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세대별 SNS 이용시간에 대한 조사에서는 Z세대의 14.9%가 주중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SNS를 이용한다고 나타났다. Z세대의 44.5%는 하루에 1회 이상 다른 사람의 게시글을 확인하는 등의 적극적인 SNS 활동을 보였다. 더불어 지난 2021년 1순위 기준 31.5%로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인 SNS 플랫폼은 인스타그램(Instagram)이다.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 순위/출처: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 순위/출처: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

이어 2023년 11월 15일(수)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가 진행한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 조사 결과, 2023년 10월 유튜브 사용 시간은 1천44억 분이다. 이는 네이버(222억 분)의 4.7배, 카카오톡(319억 분)의 3.3배이다. 위의 두 보고서를 참고할 때, Z세대의 SNS 이용률은 높은 편이며 SNS 플랫폼 중 인스타그램과 비실시간 영상 시청 플랫폼인 유튜브의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비실시간 영상 시청: VOD/다시보기, 영화/동영상, 학습동영상, 개인방송

 

 

【변화한 사회, 변화한 우리】

변화한 소비 트랜드는 마케팅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제는 유명인이 광고한다는 이유로 물건을 소비하지 않기에, 물건을 가장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대상을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에 주목받는 사업으로 인플루언서 매칭 플랫폼이 있다. 인플루언서 매칭 플랫폼이란 콘텐츠 제작 전반에 컨설팅을 진행하며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한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는 사업을 뜻한다. 더에스엠씨그룹(The SMC Group)은 500명에 달하는 거대한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로 맞춤형 동영상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며 확산을 위한 매체별 배포 전략을 제공한다. 14년간 5천억 규모의 콘텐츠를 제작해 온 더에스엠씨그룹은 △삼성전자 △에버랜드 △하이네켄(Heineken)과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 소셜미디어 채널 활성화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 2월 22일(목)에는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와 광고 산업 기술 연구 및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을 체결하며 마케팅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다른 인플루언서 매칭 플랫폼인 레뷰코퍼레이션(REVU Corporation)은 해당 분야 플랫폼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연매출 403억원을 기록했다. 110만 명이라는 놀라운 누적 회원 규모 중 86%가 20·30세대로 밀레니언 세대와 Z세대에 거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유통업계도 변화하고 있다. SNS의 영향을 많이 받는 소비자를 겨냥해 이색 상품을 출시하고 SNS를 통한 자동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세븐일레븐(7-eleven)은 다양한 이색 상품을 출시했고 지난 11월 이후 디저트 소재 가공우유 매출이 저년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세븐일레튼 이색 상품/출처: 코리아세븐
▲세븐일레튼 이색 상품/출처: 코리아세븐

 

본지는 대학생의 소비를 더욱 현실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대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소비를 결정하는 과정이 어떻게 되나요?

A1. (미술대학 재학) 생활하며 지속해서 불편을 느낄 때 불편 해소를 위해 제품을 검색한다. 소비의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리뷰이다. 광고 리뷰를 제외하고 실사용 후기를 참고하며, 만족감이 클 것이라 예상하면 가격에 상관없이 소비를 결심한다.

A2. (사범대학 재학) 구매 항목 선택은 즉흥적인, 구매 결정은 신중한 성향을 보인다. ‘갖고 싶다’ 혹은 ‘내가 저걸 가지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구매 항목을 결정한다. 이후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항목 간 비교하며 신중하게 결정한다. 예를 들어, 최근 ‘사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즉흥적으로 코트를 구매하고자 마음먹었다. 하지만 코트 기장, 팔 길이, 어깨너비 등 코트를 살 때 고려하는 나만의 기준을 충족하는 상품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Q. 사람이나 콘텐츠, 커머스를 추종해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로 자신의 취향 및 가치관이 유사한 인물이나 콘텐츠, 채널 속 상품을 따라 구매하는 것을 ‘디토 소비(Ditto Consumption)’라 한다. 디토 소비를 한 적 있는지 궁금하다.

A1. (의과대학 재학) 특정 인물을 따라 구매한 경험은 없지만 상품 착용 사진을 보고 스타일을 참고하거나 비슷한 느낌을 추구하고자 한 적은 있다. 평소에는 주변 소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유행인 제품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볼 때 나의 소비가 미디어의 영향을 받으며, 나의 소비에서 디토 소비가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A2. (경영대학 재학) 디토 소비를 한 적 있다. 좋아하는 스타일을 갖춘 연예인이나 유튜버 혹은 친구의 소비를 따라 한 적이 있다. 이런 소비는 크게 공들이지 않고도 괜찮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옷이나 화장품 등 잘 모르는 분야의 제품을 구매할 때 큰 도움이 된다.

A3. (미술대학 재학) 인스타그램 릴스(Instagram Reels)나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가 유행하고 일상화되며 디토 소비가 증가했다고 생각하며 최근에도 빔 프로젝터와 DSLR을 디토 소비했다. 원래는 필요한 물건만 검색하고 소극적으로 소비했다면, 알고리즘(Algorithm) 기반의 광고를 접하며 관심 없던 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소비하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의자 하나도 수천 개의 선택지가 존재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수많은 선택지, 과도한 정보 등으로 소비 활동에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소비자로서 의무를 다할 필요가 있다. 손세근 식품안전상생재단 명예총장은 ‘[손세근의 CS칼럼] 90. 분초사회와 디토소비’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디토소비가 시간을 절약해 주고 효율적인 선택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너무 무분별한 디토소비는 비합리적인 소비를 할 우려가 있다.…(중략)…추종 대상의 소비 패턴을 참고하되,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추고 자기 주도적인 결정과 실행을 해 나가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김혜빈 기자(sunbean@g.hongik.ac.kr)

김유민 기자(yummjh5@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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