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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신문의 역사는 곧 홍익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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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의 교정을 떠난 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어섰지만 아직도 교정 곳곳에 스며 있는 추억들은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까맣게 잊고 있던 대학 시절의 추억들이 친구나 동문들을 통해 가끔씩 소환될 때면 20대의 미숙하면서도 빛났던 젊음의 순간들이 다양한 장르의 청춘 영화로 반복 재생된다. 대학 시절의 모든 경험과 만남은 누군가의 기억을 통해 끊임없이 재확인되고 더해지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내 인생의 큰 자양분이 되고 있다. 그러던 중 나는 나의 모교에 다니고 있는 제자가 전해준 홍대신문을 통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홍익에서 지냈던 소중했던 추억들을 다시금 꺼내 보는 기회가 되었다.

12면을 꽉 채운 수많은 기사들 중 가장 시선을 사로잡았던 부분은 사진기획 기사였다. 20여 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예술 작품들을 통해 다시금 교정을 걷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가을 낙엽이 떨어질 무렵 수영 수업을 막 끝내고 올라오던 길에 미술대학의 졸업 작품 앞에서 즉석카메라로 찍었던 사진은 아직도 우리 집 책장 한 칸을 장식하고 있다. 그래서 더 반가웠을까? 많은 변화 속에서도 교정 곳곳에서 오랜 시간 동안 같은 곳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예술 작품들이야말로 선후배의 추억을 이어 주고 묶어 주는 홍익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몇 해전 홍익의 상징인 ‘영원한 미소’가 파손되었다는 소식이 더 안타깝게 들렸다. 단순히 작품 하나가 파손된 것이 아니라 ‘영원한 미소’에 담긴 수많은 추억들과 사연들도 함께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변함없는 예술 작품과는 달리 많은 변화도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기사는 서울캠퍼스 총선거 진행 기사였다. 학생 자치와 관련된 변화의 물결을 막연히 느끼고는 있었지만, 총학생회와 총동아리연합회 회장에 출마한 후보자가 없다는 기사의 내용은 그 변화를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총 11개의 단과대학 중 5개의 단과대학에서만 후보자가 출마했으며, 단선 후보로 당선되었다는 점도 대학 자치의 분위기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또한 투표율 미달로 연장 투표를 실시한 점도 학생 자치에 대한 관심도의 변화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런 변화의 흐름이 매우 낮설고 당황스럽지만, 비단 현재 대학생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 만큼은 분명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판단보다 학생 자치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켜가기 위한 방법적 모색이 더 중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그러한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담아내는 구심점 역할을 누군가 해야한다면 대학 언론도 그 한 축이 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11면의 ‘위기,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편집국장의 마지막 기사가 계속 가슴에 남는다. 위기와 문제는 늘 우리 곁에 함께 존재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수많은 노력들이 모여 홍대신문의 오랜 역사가 이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홍대신문의 역사는 곧 홍익의 역사이기도 하다. 교정 한편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석상처럼 홍익 역사를 켜켜이 기록하며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홍대신문이 없었다면 홍익의 역사도 결코 지금의 모습과 같지 않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노고에 다시 한 번 고개숙여 감사하며, 앞으로도 과거와 현재를 잇고 새로운 미래를 제안할 수 있는 홍대신문이 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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