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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를 다시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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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에 입사한 지 어느덧 한 학기가 지났다. 이제 기자도 수습기자라는 직함을 벗고 준기자라는 새로운 직책 아래에서 선배 기자들처럼 기자프리즘을 쓰게 됐다. 어른 옷을 입은 어린아이처럼 아직은 어색하고 많이 미숙하지만, 2024년 첫 번째 기자프리즘인 만큼 사회를 조명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자 본연의 업무에 맞는 이야기를 풀어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이 글을 본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올해 4월 10일(수)에 있을 제22대 총선이 어느덧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많은 정치 평론가들은 이번 총선을 ‘정치 양극화’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각자의 상황이나 사상에 따라, 또 경제 상황이나 성별 갈등과 같은 사회적 현상에 따라 거대 양당의 지지층으로 양분됐다. 그리고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다르면 반대편에 서있는 상대방에게 맹폭을 가하고 소속 진영이 다른 정치인에게 테러를 일삼는 현상도 이제는 빈번해졌다.

그렇다면 과연 이렇게 양극화된 정치적 담론은 민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을까? 기자는 아니라고 답하겠다. 기자가 좋아하는 드라마인 〈정도전〉(KBS)에는 “백성들이 원하는 것은 고구려의 영광이 아니라 오늘 저녁 먹을 수 있는 밥 한 그릇.”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 대사는 우리 정치가 향해야 하는 방향이 어디인지 가장 명확하게 드러낸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에 사과 한 알도 마음대로 사 먹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편당을 갈라 항상 다투기만 하는 정치권은 국민을 대표하지 못한다. 정치권의 나침반은 대의명분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을 돌보는 정치를 가리켜야 한다.

정치의 생리(生理)는 거대 양당이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정치가의 입맛과 계파의 이익만을 따라 국정을 농단하는 것이 아니다. 조선의 재상 정도전(鄭道傳, 1342~1398)은 본인의 저서인 『삼봉집(三峯集)』에서 나라도, 임금도 모두 백성을 위해 존재할 때만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는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과 사회의 공공복리를 증진하는 것을 그 사명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 지원, 정권 심판과 같이 틀에 박힌 뜬구름 잡는 구호에서 벗어나 국민의 아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더 건설적인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의 ‘치’(治) 자를 풀이하면 ‘삼수 변(氵)’과 ‘기를 태(台)’가 합쳐진 글자이다. 물을 다스려 백성들을 먹이고 기른다는 뜻이다. 이처럼 정치는 국민의 의식주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소모적인 이념 논쟁과 당파 싸움에 휩싸여 국민의 삶을 등한시하는 정치 진영을 변화시키고 정치권이 전심을 다해 국민 곁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정치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국가의 모든 것은 정치에서 시작해서 정치로 끝난다. 정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국민의 삶과 행복 모두 놓치게 될 것이다. 이념 갈등,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한 지금, 정치의 소임을 다시 생각하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진정한 정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우리 정치권이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국민의 삶을 돌보고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한국 정치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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