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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신문, 현재를 나르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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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록은 역사다. 당신이 그것을 원하든 원치 않든, 기록했다면 일단 그것은 역사가 된다.

이는 얼마 전 필자가 전공 수업에서 들은 말이다. 필자는 홍대신문에 투고글을 부탁받고 신문을 집어 읽는 내내 이 문장이 떠올랐다. 신문은, 언론은 빠르고 분주하게 현재를 현재에게 실어 나른다. 이들의 기록에는 현재의 욕망이, 불만족이, 행복과 불행이 묻어있다. 일직선의 시간을 상상해 보자. 현재의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미래로밖에 나아갈 수 없다. 이들에게는 속도와 방향의 선택권조차도 없다. 좋든 싫든 미래로 이를 악물고 나아가야만 하는 현재의 사람들은 글이든 그림이든 어떠한 기록의 형태로 불안한 현재를 토해낸다. 그리고 이 의식하지 않은 모든 현재의 토해냄은 반드시 가장 순수한 역사가 되어 미래에 중요한 지혜 또는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홍대신문과 그 기자들은 격주마다 세상에 새로운 역사를 내놓고 있다. 특히 젊은 대학 언론인으로서 그들이 현재에 의문, 비판, 호기심을 품고 써내려가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홍대신문은 더욱 의미가 깊을 것이다. 필자는 많은 기사 중에서 사회 분야의 기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사회 분야는 ‘무슨일이슈’, ‘시사파수꾼’ 코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 1340호의 ‘무슨일이슈’에는 정말이지 뜨거운 감자인 일론 머스크의 뉴럴 링크와 의대 증원 2,000명 확대가 주제인 글이 실렸고, ‘시사파수꾼’에는 최근 유명 배우의 마약 투약 수사와 그로 인한 배우의 자살로 논란이 됐던 피의사실공표죄에 대한 글이 꽤 긴 분량으로 실렸다. 이 기사를 읽자 검은 정장을 입은 그 배우가 기자들로 가득한 포토 라인에 서고, 그의 통화 녹취 파일은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이, 그의 카카오톡 대화가 여러 플랫폼의 인기 기사가 되어 떠돌던 때가 기억났다. 지금 이 시대는 사람을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발가벗길 수 있는 건지 소름이 돋고 두려웠었는데, 사회는 다른 이의 수치를 즐기는 듯 보였다. 일명 ‘나락’이라는 단어를 말버릇처럼 사용하며 말이다. 필자는 이 모든 상황을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어쩔 수 없는 욕망으로 이해하려, 어쩌면 체념하려 애썼다. 원래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건 남 이야기고, 이만큼 발전된 디지털 세상에서 욕망이 이렇게 발산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이다. 이 기사를 읽고 나서야 필자는 이 상황을 묵인해서는안 된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피의자(被疑者)는 그 이름에 걸맞게 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피해사실공표죄’에 의해서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 법은 처벌 사례 0건으로 유명무실하다는 것. 그리고 사법기관과 언론과 대중의 욕망이 맞물려 이 끔찍한 알고리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또한 5면 주제 기획 ‘Ditto 소비’ 관련 기사가 인상 깊었는데, 요즘 유튜브에서 ‘왓츠 인 마이 백(What’s in my bag)’과 쇼핑 하울을 보며 구매 동기를 느끼던 필자의 모습이 생각나 뜨끔했기 때문이다. 분초를 다투며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강박에 갇혀 살지만, 미디어 속 과도한 정보로 느끼는 선택의 압박감이 디토 소비를 조장한다는 통찰은 필자를 그대로 꿰뚫은 느낌이었다. 어떠한 시대를 가장 모르는 건 다름이 아닌 그 시대 사람들이라는데. 이렇게 또 나의 사고방식과 행동들이 현재에 갇혀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주 단위로 현재를 토해내고 역사를 만들어내는 홍대신문에 고마움을 느낀다. 이런 홍대신문이 심한 인력난으로 고생하고 있다는데, 개강으로 2024년의 새 학기가 시작된 만큼 멋진 여러 신규 기자를 홍대신문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들의 글을, 그들이 써 내려갈 역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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