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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연속, S동 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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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처음 신문사에 면접을 보러S동 211호에 왔을 때, S동의 계단이 두 갈래로 나누어져 있어서 ‘왼쪽으로 가야 붙을까? 오른쪽으로 가야 붙을까?’하고 혼자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기자에게 있어 S동의 첫 만남은 ‘고난’이었다. 결정장애가 있는 기자에게 S동은 계단에서부터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 결정을 하도록 만들었었다. 하지만, 어느 방향으로 갈지 생각할 틈도 없이 논술과 면접시험을 위해 기자와 가장 가까운 방향의 계단을 올라가게 되었다. 그렇게 올라가자마자 논술과 면접을 봤고, 눈 깜짝할 사이에 끝이 났다. 

  시험을 보고 난 며칠 후 합격통지를 받게 되었다. 합격통지는 기자에게 세상을 다 가진 사람보다 더 기쁘게 만들었었다.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금요일 5시에 정식으로 신문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생각보다 일을 주지 않았던 신문사의 첫 출근은 일찍 끝이나 조금은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첫 출근에는 신문사에 대한 무서움을 덜 느끼게 된 것 같다. 아쉬움도 잠시, 수습 기자 1주 차가 되던 날에 처음으로 보도를 맡아 기사를 쓰게 되어 설레는 마음이 있었다, 처음으로 취재를 위해 학교 기관에 전화를 걸어보았고, “홍대신문사 기자 금민주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관계자분들이 기자 대우를 해주는 느낌이 들어 어깨가 으쓱했었다. 기자 뽕에 취할 정도였다. 1주 차 때는 첫 기사임과 동시에 업무가 많지 않아, 그 기사만 집중적으로 다룰 수 있었다. 첫 보도이기에, 보도 속 사진조차 기자에게는 소중했으며, 더 잘 해보고 싶은 마음에 지인들에게까지 피드백을 받을 정도로 기사에 많은 정성을 들였다. 그때의 첫 보도는 나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대망의 2주 차에 기자는 1면을 장식하는 ‘헤드’를 맡게 되었다. 처음 헤드를 맡게 돼서 걱정과 부담감이 매우 컸었다. ‘나로 인해 1면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일주일을 보냈던 것 같다. 첫 헤드로 인해 집에도 못가는 불상사도 겪었으며, 첫눈을 헤드 사진과 인터뷰 등을 끝마치고 나서야 맞이하는 슬픈 경험도 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슬픔보다는 뿌듯함이 더 컸다. 첫 헤드를 성공적으로 끌어냈던 것이 너무나도 뿌듯했고, 작년 기사를 참고해 선배들이 원하는 분석을 끌어냈던 것 같아 더욱 기뻤었다. 

  바쁘고도 바쁜 2학기 신문 발간이 끝나고, 방학에는 비교적 덜 바쁠 줄 알고 행복해했던 기자는 방학이 시작하고 며칠도 채 지나지 않아, 동계기초 훈련인 ‘방중’을 위해 며칠 밤을 새워야 했다. 학과생활로 인해 밤새우는 것을 줄곧 해온 기자는 자신감에 차 있었고, 밤을 새며 작성한 기획서를 보며 ‘정말 기발하고 창의적이다’라는 생각만 계속했다. 하지만, 선배들의 ‘빽(피드백)’은 기자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 그렇게 끊임없이 기획서를 위해 며칠을 밤새보니, 뇌가 활동하지 않는 듯한 느낌도 받았고, 잠을 깨우기 위해 끊임없이 입에 음식을 넣게 되어 적정 몸무게를 아주 쉽게 뛰어넘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처음에 생각한 이 활동은 기자라면 긍정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기획서가 통과되지 못할 때마다 동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똑같지만, 결과는 달랐기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계속해서 밤을 샜더니 처음으로 버스 종점에도 가보았고, 종점에서 다시 갈아탄 버스에서도 졸다가 집 앞 정류장과 멀리 떨어진 정류장에 내리게되는 경험도 해보았다. 또한, 방중활동을 통해 자존감도 하락했으며, 옛날처럼 팔팔 뛰던 기자의 모습도 사그라진 것 같아 슬펐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값진 인연인 동기들을 만나게 되어 너무 뜻깊었고, 동기들과 격려의 말을 나누는 그런 짧은 순간들이 소중했다. 대학생활 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당연 동기들을 만난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선배들이 ‘동기사랑 나라사랑’이라는 말을 괜히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이제는 고민이나 중요한 문제가 생기면 동기들에게 먼저 말하고 싶을 정도로 동기들을 아끼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신문사가 무척 힘들지만,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동기들’이라는 값진 보석을 잃게 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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