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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기로에 선 기부가 소통의 이름으로 정착하기 위하여

대학생 기부, 어디까지 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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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후원’, ‘정기 기부 신청’, 이는 텔레비전 오른쪽 모퉁이뿐만 아니라 교내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문구이다. 이렇듯 기부는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또한,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가 퍼지면서 기부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으며 기부 방법 또한 점차 간편해지고 있다. 특히 청년들은 이러한 기부 방법의 간소화로 인해 쉽게 기부 문화의 일환이 되어 기부는 청년들의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더불어 기부는 물질과 관련된다는 무조건적이고 구시대적인 편견 역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청년들은 물질적 개념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방향의 기부를 개척하여 기부 문화를 청년문화의 일환으로 정착시켰다. 그러나 여전히 ‘기부’는 많은 청년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희생해 타인에게 무조건적으로 베푸는 행위로 생각되며 한편으로는 의미 없는 낭비적 행위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 실태와 인식을 알아보고, 기부를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모두 행복한 사회 현상이 되기까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살펴보자.

 

▲ 기부,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그 이름에 대하여

기부는 더 이상 자기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여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연예인들의 특권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 기부와 같이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의 기부 열풍이 불고 있다. 이제 막 사회 구성원의 일원이 된 대학생들의 경우, 소액의 기부를 통해 뿌듯함을 느끼며 ‘기부 열풍’의 일환이 되기도 한다. 사용자가 블로그나 카페 활동 시 팝업 창을 클릭해 ‘콩기부’를 할 수 있는 방식의 ‘네이버 해피빈’, 모자 뜨기 키트 구매 후 완성된 모자를 기부하는 ‘세이브 더 칠드런’, 노숙자들에게 헌 옷을 기부하는 ‘the warming hanger 캠페인’ 등은 최근 청년들을 중 심으로 퍼져나가는 형식의 간단한 기부 문화이다. 매달 소액의 기부를 통해 그 뿌듯함을 몸소 느끼는 어진희(국어교육 2) 학우는 자신의 소액 기부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공항에서 우연히 ‘세이브 더 칠드런 캠페인’을 홍보하는 책자를 보게 되었어요. 하루에 500원을 아껴 한 달에 2만원만 기부하면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계좌를 신청하여 기부를 하게 되었어요. 저에겐 적은 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매 달 돈이 빠져나갈 때마다 뿌듯함을 느껴요.”

어진희 학우가 그렇듯, 최근 많은 대학생들은 간소화된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일정 시간의 봉사활동이 필수로 요구되었던 고등학교를 거쳐 온 대학생들에게 기부는 목적 지향적이거나 돈이 드는 활동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봉사시간은 대학생에게 ‘필수 요건’ 으로만 여겨져 기부 활동이 갖는 본래의 취지가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박지원(영어교육3) 학우는 대학생들의의 무적인 기부 활동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한 학기에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는 봉사 시간 15시간을 저는 집행부 활동이나 학교 기관 활동 등으로 채우는 편이에요. 그런데 주위 친구들을 보면 봉사시간 제출 기간이 다가왔을 때 시간을 채우기 위해 급하게 헌혈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헌혈도 엄연한 봉사활동이고 기부인데, 기부 행위로 인한 이점만을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의무적 봉사활동이나 기부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친구들이 기부의 본래 취지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청년, 재능을 기부하다! 

앞서 언급한 기부들과 같은 물질적 기부에서 벗어나 청년들이 자신의 능력과 취미로 색다르게 접근할 수 있는 기부가 많아지고 있는 요즘, 그중 하나로 ‘재능기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재능 기부는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전문 지식 등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일로, 자신이 가진 자원을 다른 사람과 나누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다른 기부들에 비해 자신의 자원을 소비한다기보다는 공유한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있어 많은 청년이 비교적 접근하기 편한 재능기부 봉사를 하고 있다. 청년들은 초등학생들과 멘토-멘티 관계가 돼 미술, 과학, 체육 분야 등의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며 벽화봉사를 통해 재능을 기부하기도 한다. 이에 친구의 부탁으로 시작했던 유치원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 경험을 토대로 박서현(시각 디자인2) 학우가 재능봉사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전했다. 

“그냥 돈으로 기부하는 것에 비해 재능기부는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받는 것이 많은 것 같다고 느꼈어요. 재능기부를 통해 나에 대한 자신감도 얻고 나에게 부족한 점을 확실히 알 수 있어 더 발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활성화되고 있는 재능기부에도 당면한 문제가 있다. 생떼를 쓰거나 기부자의 선의를 악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의 ‘기부’를 강요하는 전화로 몸살을 앓기도 하며 이에 ‘재능착취’, ‘재능갈취’란 말이 등장하기까지 했다. 재능을 ‘공짜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거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손쉬운 대안’ 정도로 여기는 시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재능기부의 수요는 늘고 있는 반면, 기부자들은 회의감을 느끼고 재능기부를 더 이상 이어가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이는 정작 재능기부 가 절실한 사람들이 혜택을 못 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부자의 재능기부를 무료로 보지 않고 소중한 기부의 한 형태로 바라보는 시선의 확산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재능기부와 더불어 모든 기부는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어준다. 하지만 장학금 요건과 같은 의무적인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기부를 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은 요즘, 반강제적이 아닌 자발적 기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청년들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형태의 기부나 접근성이 높은 기부 플랫폼을 고안하는 등 대학생들이 더욱더 기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관련 기관과 단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기부를 어렵거나 단순히 장학금을 받기 위해 하는 활동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 색다른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부를 맞이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산희 기자 (ddhh1215@mail.hongik.ac.kr)

조수연 기자 (suyeon98@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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