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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나를 찾아서청춘들의 ‘Brand Me’, 그들의 커스터마이징 열풍 속으로

 

“이 옷은 유행이 지나서 못 입어.” 집을 청소하고 오랜만에 옷장을 정리하다 보면 한동안 외출하지 못한 채 틀어박혀있던 옷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과거의 모습을 회상하게도 만드는 이 옷들은 어디 하나 바랜 곳 없이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더 이상 입을 수 없는 옷’이 되어 버렸다. 특히나 현대적인 트렌드와 유행에 민감한 젊은 청년들에게는, 같은 청바지라도 아래로 갈수록 벌어진 ‘핏’, 인위적으로 찢어놓은 ‘빈티지’함 등의 사소한 패션 트렌드가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이렇다 보니, 그들이 좇는 유행에 따라 길거리 위 많은 이들의 옷차림은 마치 사회적 유니폼을 맞추어 놓은 듯 같은 바지 모양, 같은 형태

의 점퍼, 같은 무늬의 셔츠들로 획일화된다. 이러한 획일적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 개성을 뽐내는 일명 ‘커스텀’ 문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단색적인 거리에 알록달록 색감을 부여하고자 하는 청춘들의 ‘개성 되찾기’는 현재 어떤 빛깔을 뽐내며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을까.

▲자취를 감춘 개성

사람들은 모두 서로 다른 특성, 즉 개성을 가진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새 획일화된 미의 기준 속에서 동일한 가치체계를 지닌 채 서로의 우열과 ‘맞고 틀림’을 규정지어 살아가고 있다. 커다랗게 쌍꺼풀이 진 눈, 오똑한 코와 도톰한 입술, 비슷한 형태의 겉옷, 신발부터 동일한 가치체계까지. 각 개인에게 마땅히 있어야 할 그들만의 개성이 사라진 이른바 ‘몰개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시대의 몰개성이란 단순히 패션과 미에 대한 획일화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이는 때로 ‘동일화의 권위’를 불러일으켜 많은 이들의 사상과 가치관까지도 특정한 방향으로 인도한다. 동일화의 권위란 귀속감과 동일성에 기인하는 권위로, 소속감을 위해 자신이 속해 있는 곳에서 함께하는 사람들과 모든 것을 동일시해야 한다는 사고를 뜻한다. 이러한 권위는 이에 반대되는 모습들에 대해 반감과 소외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학창시절 누군가는 모두가 입고 있는 아웃도어 점퍼를 가지고 있지 않음에 심적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다. 또한 만연한 흐름에서 벗어나려는 이들에게는 집단 소외 및 괴롭힘이 가해지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들이 바로 권위의 부작용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군중 전체를 뒤흔드는 권위적 획일화의 잣대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여기에는 현재의 빠른 네트워크와 정보화시대의 익명성을 들 수 있다. 정보의 빠른 확산성은 사람들 간의 소통, 유명인들에 대한 지향점, 획일화된 시각 이미지에 대한 대중적인 노출을 가속화하며, 개성들의 소통이 아닌 획일화를 진행시켰다. 이에 각 개인의 개성은 무너지고 그들의 익명성만이 확장되었으며, 이렇게 발생한 익명성은 군중 속으로 안일함을 확산시켜 개개인을 대중 속으로 숨겨버렸다.

 

▲몰개성 속에 피어난 개성을 향한 갈망

같은 색깔, 같은 모양의 옷을 입고 있는 거리의 사람들을 보며, 조희원(시각디자인2) 학우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몰개성화는 달리 해석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두들 비슷한 옷을 입고 있지만, 길을 걷다가 자신과 정말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마주치게 되면 서로 민망해하기도 해요. 주변 사람들과 유사한 옷을 입고 함께 생활하는 것은 확실히 서로에게 동질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해 안정감을 주죠. 하지만 이를 다르게 바라본다면 ‘나는 독창성이 없구나’라며 오히려 낮은 자존감에 빠질 수도 있어요.”

 

스쳐 지나가는 트렌드들 속에 청춘들은 함께 흘러가고 있다. 반면 이러한 물결 속에서, 혹자는 변화를 시도하고 자신의 독창성을 찾기 위한 갈망들을 드러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젊은 세대뿐 아니라 전 세대가, 자신의 주체성과 개성을 강조하고 이를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무조건 하얀 얼굴, 빨간 입술, 큰 눈만을 강조하는 일률적인 메이크업이 아닌, 주근깨 메이크업, 광대 부각 메이크업 등 자신만의 특징을 살려 개성에 집중하는 메이크업들이 관심을 끌기도 한다. 이외에도 퍼스널 컬러를 측정하며 개인에게 적합한 메이크업 방법을 알려주는 컨설팅 업체들도 많이 생겨나 ‘천편일률적인 뷰티’의 종말을 가하고 있다. 장유리(회화2) 학우는 개성을 표현하려는 사람들의 갈망은 최근이 아닌 이전부터 계속 지속되어 왔다고 말한다.

 

“외국에서는 주근깨를 직접 문신하는 등 우리 사회와는 다른 독특하고 신기한 메이크업 방법들이 보이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도 어느샌가 다양한 시도들이 등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은 채 그 안의 작은 다양성들만이 생겨나는 것 같기도 해요.”

 

▲청춘의 개성 되찾기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청춘들은 자신을 통해 개성을 드러내는 것뿐만 아니라 소지품, 패션 등을 활용해 개성을 뽐내는 ‘커스터마이징’ 문화를 유행시켰다. 커스터마이징이란 생산업체나 수공업자들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맞춤 제작 서비스를 말하는 것으로 ‘주문 제작하다(Customize)’라는 뜻에서 파생된 단어이다. 또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개인의 가치에 투자하는 이들을 ‘포미족’(For Health, One, Recreation, More convinient, Expensive의 약자)이라 칭하며 그들을 위한 사업 아이템들도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다. 진정한 ‘나’를 보여주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문화가 생겨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커스터마이징 문화는 셀프 D.I.Y 문화와 합쳐져 ‘셀프 커스터마이징’ 문화를 파생시키기도 했다. 이는 핸드폰 케이스나 노트북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지품을 스티커, 뱃지, 와펜 등으로 꾸며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셀프 커스터마이징으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한예은(경영2) 학우는 직접 제작한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번화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비슷한 케이스들이 너무 많아 쉽게 질리는 기분이 들어 직접 케이스를 디자인하게 되었어요. 처음 디자인을 구상할 때엔 막막했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것’을 만든다고 생각하니 뿌듯했죠.”

 

이와 함께 키스킨과 스티커를 통해 자신의 노트북을 장식한 박윤수(시각디자인2) 학우는 노트북을 꾸미는 것이 옷을 코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대개 비슷한 노트북을 사용하는 동기들 사이에서 개성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시판되는 케이스는 개성이 부족해 직접 스티커와 키스킨을 구매해 꾸미게 되었어요. 또 전시회에서 얻은 추억이 담긴 스티커들을 하나씩 추가하다 보면, 더욱 나다운 노트북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이처럼 직접 자신의 손으로 ‘나’를 표현해내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한편 이마저도 또 하나의 추세이자 유행이라고도 칭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물론 유행을 좇는 행위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봐야하는 것은 아니다. 혹자는 유행을 좇는 것 또한 ‘트렌디함’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개성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맹목적으로 유행만을 좇다보면 자칫 자신만의 특성을 잃어버리게 될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 문화가 도래한 지금, 이 청춘이 가기 전에 나만의 스타일을 커스터마이징해 스스로가 자신만의 ‘트렌드’를 형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

 

홍준영 기자(mgs05038@mail.hongik.ac.kr)

김성아 기자(becky060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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