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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문의 역할 부재론(不在論)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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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신문의 기능과 역할은 무엇인가. 대학 신문의 역할 부재론(不在論)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와 같은 질문은 본교만이 아닌 다른 대학 신문사, 넓게는 대학언론에도 적용되며, 대학 신문의 본질을 묻기에 중요하다. 시기적으로 대학 신문의 역할은 조금씩 변해왔다. 1970년~80년대 말까지 군부독재는 기성 언론을 탄압했다. 사회적 문제나 정부 비판 내용의 글은 쓸 수 없었으며, 금기시되었다. 이에 대학 신문은 기성언론의 대안으로써 사회 문제를 지적하고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1990년대를 지나 2000년대로 들어오며 대학 신문은 사회 문제를 지적하는 데에서 학내 소식을 알리는 쪽으로 기능을 달리한다. 이미 민주화를 이룬 시점에서, 기성언론은 검 열 없이 각 언론사 논조에 따라 각종 사회 문제를 말하고 비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2018년 현재 대학 신문의 기능과 역할은 무엇인가. 그 이전에 우리는 2000 년대부터 제기됐던 대학 신문의 역할 부재론 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학 신문이 이제껏 무엇 때문에 위기를 겪어왔으며, 그에 대해 개선 방향성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대학 신문의 독자 수 감소 현상이었다. 몇몇 학내 구성원을 제외하고 많은 구성원이 더 이상 대학 신문을 보지 않는다. 2017년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결과, 종이신문 구독률(購讀率)과 열독률 (熱讀率)은 9.9%, 16.7%를 기록했다. 기성 언론의 구독률과 열독률도 20%를 넘지 못하는 가운데, 대학 신문만은 예외일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독자 수 감소는 기사 내용과도 관련 있다. 2010년대 이르며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되며, 이전보다 더 많은 정보가 온·오프라인 매체로 유통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신문 내용의 가치는 해당 기사를 얼마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다루었냐에 따라 판단된다. 그러나 주간신문이자, 기성언론의 절반가량의 지면 수인 대학 신문에서 사회 이슈와 학내 사안을 다 담아내기에는 버겁다. 또, 학생기자들에게 기성언론과 같은 취재 능력을 바라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독자 수 감소는 자연스레 학생 기자 수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다. 홍대신문을 읽는 학우가 없는 상황에서 홍대신문에서 활동할 학생 기자를 모집하기란 어불성설이다. 결국, 독자 수 감소→ 기사로서의 가치 확보 어려움→ 활동 기자 감소 현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대학 신문의 위기를 초래하였으며, 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따라서 대학 신문은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기능을 온전히 다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면 대학 신문은 그 역할을 더 이상 하지 못하는 것인가. 지난 3월 19일(월) 시사IN은 대학언론포럼을 주최하였다. 1년 동안 각 대학의 언론 기사 또는 영상 등을 모집하여, 시상하기 위함이었다. 대상으로 경희대학교 <대학주보> 기사가 선정되었다. 기사 내용은 경희대 주변 건축물 법규 위반 실태였는데, 담당 기자는 3일 밤낮없이 건물을 조사하며, 위반 건축물이 2년 사이 14.5% 증가하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세종알리>는 ̒주간 주명건 - 궁금한 이야기 S ̓를 통해 2005년 세종대학교 사학 비리로 논란이 된 주명건 교수의 복귀 문제를 지적하며 취재보도 상을 수상하였다. 그 외 여러 수상작들 또한 대학 사회에 대한 건전한 비판의식을 보였다. 이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수상을 한 대학주보와 세종알리의 기사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였고, 해당 사항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즉, 독자들은 내용으로서 가치 있는 기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신문이 그 역할을 완전히 잃었다고 할 수는 없으며, 역할을 다 하기 위해 언론의 주 기능 중 하나인 소식 전달과 건전한 비판의식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대학 신문에는 매체 활용의 유연성이 요구되고 있다. 대다수 대학 신문은 지면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있으나, 지면으로 신문을 읽는 독자 수는 많지 않다. 앞서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결과에서도 신문 구독률은 매년 감소하는 반면, 모바일 이용률은 82.3%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독자들이 기사를 보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성언론은 페이스북(Facbook), 유튜브 (Youtube)에 카드뉴스, 영상 등을 게시하며 이러한 변화에 맞춰가고 있다. 대학 신문 역시 독자들의 변화하는 기호를 예상하여 적극적으로 온라인 매체를 활용하는 모습이 요구 된다. 몇몇 대학 신문에서는 이런 변화에 발 빠른 대응을 보여주고 있다. 고려대학교 <고대신문>은 디지털 퍼스트를 통해 지면만이 아닌 온라인에서도 학내 구성원들과 소통하고자 함을 밝혔다. 경희대학교 <대학주보>는 온라인 기사를 먼저 낸 후, 주요 기사를 지면으로 내는 방식으로 변경하였다. 방식은 다르나, 독자들이 대학 신문에 관심을 가질 만 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였다.

  대학 신문의 한계와 역할 부재론이 제기 되었을 때도, 이처럼 많은 대학 신문은 포기 하지 않고 각자의 방법을 통해 문제를 극복 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대학 신문의 역할과 기능은 시기적으로 조금씩 변해왔다. 그러나 대학 신문이 독자들이 알아야 하는 사안을 기사로 싣는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2018년 대학 신문의 기능과 역할은 자명하다. 건전한 비판적 기능으로서의 대학 신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변화하는 독자들의 기호에 맞춰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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