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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창민 (광고홍보95) 동문스포츠 이벤트 매니지먼트의 선구자

지난 3월,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동계 패럴림픽은 감동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을 들었다. 특히 흥행 면에서는 역대 패럴림픽 중 최고로 꼽힌다고 전해진다. 이 눈부신 성공의 처음과 끝에 이르기까지 본교 동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었다.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개·폐회식의 제작 및 총괄을 맡은 국창민 단장은 광고홍보학부를 졸업한 동문으로, 이번 패럴림픽 개·폐회식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스포츠 행사를 기획하며 국내 ‘스포츠 이벤트 매니지먼트’의 선구자로 불리고 있다. 본지에서는 수만 가지 경험 속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이벤트 기획자 국창민 동문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국창민 (광고홍보95) 동문

Q. 학부 졸업 이후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벤트 기획자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A. 본교 기계설계학과(現 기계정보공학과) 95학번으로 입학했지만 해당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에 본래 관심 있던 광고홍보학부로 전과를 결심했고, 광고홍보학부생으로 졸업했다. 학창 시절 나는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이 있었다. 특히 마케팅을 통해 선수의 이미지를 상품화시켜 시장에 진출하는 분야인 선수 매니지먼트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학부를 졸업할 당시 선수 매니지먼트와 같은 분야는 활성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사한 특성의 직업군을 찾아야만 했다. 그러던 중 콘텐츠를 제외하고 많은 부분이 선수 매니지먼트와 흡사한 연예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분야의 회사인 SM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하게 되었다. 입사 후 당시 라이징 스타였던 가수 보아(BoA)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 케이스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이후 경향신문사로 이직해 기자로 활동하며 마케팅의 중요 요소인 타겟팅(Targeting)과 포지셔닝(Positioning)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현재까지 11년간 근무하고 있는 KBSN에 입사하게 되었다. 입사 직후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만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직접 제작과 총괄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의 신임과 실적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3년을 보낸 후 비로소 나의 경험을 담아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이벤트, 공연, 전시, MICE 등의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사업을 담당해 진행하였으며 특히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스포츠 이벤트의 기획이나 제작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이후 ‘스포츠 이벤트 매니지먼트’라는 단어를 직접 만들어 스포츠 관련 행사를 관리하고 제작하는 분야를 새롭게 정의하고, 관련 분야의 학위도 취득하며 좋아하는 분야를 발전시키다 보니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Q. 축제, 전시, 포럼 등 다양한 분야의 행사를 기획했다. 한 행사를 기획할 때, 어떻게 기획에 착수하는지 그 과정을 듣고 싶다.

A. 좋은 기획이란 전체를 염두에 두고 설계한 기획이라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하나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좋은 기획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좋은 기획은 시간, 장소, 날씨, 예산, 광고주의 의도 등 모든 변수를 아울러 생각한 후 각 분야별 전문가들과 끊임없는 협의를 통해 나오는 결과물이다. 행사 기획의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먼저 본 행사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클라이언트와 충분히 협의해 파악한 후 목적에맞는 행사의 컨셉을 잡아야 한다. 건축 작업시 구조를 먼저 잡는 것이 중요하듯, 행사 목적이 수익인지, 홍보인지, 관객 동원인지 등에 따라 행사 컨셉에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목적을 제대로 파악했다면 필요한 분야의 전문가 등을 섭외해 팀을 구성하고 상황에 맞게 협의해 행사를 진행해 나가야 한다. 기획 과정에서 클라이언트와의 협의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때때로 클라이언트와 기획자 본인이 추구하는 행사 진행 방향이 달라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행사 기획도 하나의 상품이기 때문에, 클라이언트가 내는 비용을 통해 행사를 제작·진행하는 입장이라면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과클라이언트의 요구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경우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항을 먼저 듣고, 내가 생각한 방향도 자세히 설명한 후 최종 선택은 클라이언트에게 맡긴다. 설사 클라이언트가 내가 추천한 방안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클라이언트의 결정 내에서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과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Q. 최근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개·폐회식 제작단장으로 활동했다. 국가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이번 행사를 진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패럴림픽이 가지는 특수성을 고려한 변수 대처였다. 장애인 관련 행사에서는 비(非)장애인들이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행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통제 불가능한 문제가 발생하면 정말 난감하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의 제일 큰 변수는 날씨였다. 평창에서 행사가 진행되었던 만큼 출연자들은 리허설과 본 공연을 위해 필수적으로 4~5일 이상의 숙박을 하게 되었다. 이에 기획자는 당연히 숙소와 이동수단을 제공해 출연자들의 이동문제에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해야 했다. 하지만 폭설 때문에 이동수단인 버스가 공연장으로 진입할 수 없어 눈길을 휠체어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겨났다. 이런 문제들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행사 진행을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한편 현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운 좋게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개회식 전날까지 폭설이 내리고 행사 시작 10분 전까지 안개가 짙어 풀 샷(Full-Shot)으로 방송 화면을 송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적이 있었다. 이에 낙담하던 찰나, 행사 시작과 동시에 거짓말같이 안개가 걷혀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있다.

 

Q. 현재 국내 이벤트 기획 시장은 소규모 이벤트 대행업체부터 대형 이벤트 기획 프로덕션까지 그 범위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이벤트 기획 시장의 발전 상황에 대한 동문의 의견을 듣고 싶다.

A. 기존 이벤트 시장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공공기관의 행사대행과 기업의 SP(Sales Promotion)이다. 하지만 이벤트 시장의 성장은 현재 한계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수많은 지방자치단체의 선심(善心)성 축제들이 즐비하고, 기업의 SP는 맥락 없는 스타 마케팅으로 그 효과에 의문이 드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이벤트 기획 시장은 양보다 질적인 성장이 필요하다. 강원도 화천은 겨울에 개최하는 산천어 축제 기간 동안 1년 관광객의 80%를 유치하는 등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를 누리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 이러한 축제는 유명 연예인 등 일회성 화젯거리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닌 그 이벤트만의 콘텐츠를 경험하기 위해 가는 것이다. 이처럼 각각의 이벤트에 독특한 핵심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장기적으로 성장시켜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현재 많은 이벤트 기획사들이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읽고 점점 바뀌어 나가고 있다. 또한 나 자신도 바뀌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이벤트를 ‘대행’해주는 역할을 주로 해오며 최소한의 위험을 감수하는 안정성 위주의 이벤트를 많이 진행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나의 문화를 만들 정도의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따라서 지난 평창 패럴림픽을 마지막으로 ‘대행’을 위한 이벤트 기획은 마무리하고 도시 재생과 같이 의미 있는 생활 밀접형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자 한다.

Q. 현재 기획자의 꿈을 키우고 있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이상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획자라고 하면 기획서 쓰는 사람을 떠올린다. 기획서와 시각 자료를 잘 만들어 프레젠테이션을 잘 하는 것 또한 분명 도움이 되는 능력이지만, 기획자에게는 본인이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것들을 융합해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은 이벤트 기획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기획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이 때문에 현재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통과 역사, 기존의 문화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최신 트렌드와 전통 속 요소들을 잘 엮으면 또 하나의 새로운 콘텐츠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번 평창 동계 패럴림픽 폐회식에서 보인 DJ KOO와 명창 이춘희 선생님, 국악인 박애리의 ‘옹헤야’ 협연 무대를 들 수 있다. 이 기획은 단순히 다른 분야의 음악을 섞은 것이 아닌 그 안에서 각 분야의 교집합을 찾아 새로운 가락과 가사를 창출해내고자 한 것이었다. ‘창조’는 기획자의 몫이 아니다. 그러나 경험들을 엮으려는 시도, 그 안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려 하는 아이디어. 그것은 기획자의 몫이다. 그 몫을 다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해야 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거리낌 없어야 하며 그 경험을 다양한 시각으로 조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끌어내고 이를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의하여 의견의 조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면 훌륭한 기획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것이라 할 수 있다.

*(MICE : Meeting, Incentive trip, Convention, Event 등 전시박람회 또는 이벤트 분야를 통틀어 말하는 서비스 산업)

김성아 기자  (becky060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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