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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작품세계 ‘인간’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발견
출처 : 책으로 만나다 블로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Marie Roger De Saint Exupery, 1900~1944) 는 소설가이자 우편 비행사 및 군용기 조종사였다. 그는 첫 장편소설인 『남방 우편기 Courrier Sud』(1929)를 시작으로 유작 『성채(城砦) Citadelle』(1948)에 이르기까지 대표작 7편을 집필했다. 그는 두 번째 장편 소설 『야간 비행』으로 페미나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비행과 집필을 병행하며 자전적 소설 『인간의 대지 Terre des hommes』(1939)를 발표하고 대표작인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t』(1943)를 출판한다. 그는 대체로 인간의 본질에 물음을 던진다. 생텍쥐페리의 세 작품을 따라가며 그가 생각한 ‘인간’을 떠올려 보도록 하자.

  『야간비행 Vol de nuit』(1931)은 죽음을 각오하고 직업에 임하는 노선 비행사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생텍쥐페리는 당시 그의 상사였던 디디에 도라라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여러 갈등 상황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우리에게 책임감과 용기 등의 덕목을 깨닫게 한다. 이야기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항공 우편 지배인 리비에르와 조종사 파비앵 두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리비에르는 다른 지역에서 오는 우편물을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서 수합하여 유럽으로 보내는 책임자이다. 이때 공항으로 오던 조종사 파비앵은 어둠 속에서 하늘을 표류하게 된다. 그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비행기는 말을 듣지 않는다. 리비에르는 파비앵의 안위가 걱정되지만 책임자의 의무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겉으로 내색하지 않으며, 큰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파비앵에게 야간비행을 지속할 것을 명령한다. 리비에르와 용기 있는 파비앵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직업적 책임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세 번째 자전적 소설인 『인간의 대지 Terre des hommes』(1939)에서 그는 앞선 직업적 책임감과는 다른 타인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말한다. 그는 인간관계를 진정한 부(富)로 여겼으며 이러한 인간관계를 강화시켜주는 직업을 위대하게 바라봤다. 함께 일하는 동료로부터 정신적 가치를 배우기 때문이다. 또 그는 인간은 책임을 지는 존재라 말한다. 생텍쥐페리는 동료 프레보와 사막 한가운데에 불시착하여 고립됐을 때에도 포기하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자신이 돌아올 것을 믿는 아내와 동료를 생각하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타인에 대한 사랑을 실현한 것이다. 또한 작가는 고립된 상황에서 겪은 극도의 공포 속에서 또 다른 교훈을 전달 한다. 사형수에게 럼주 한 잔은 크나큰 감격인 것처럼 우연히 발견한 오렌지 하나가 고립된 상황에 처한 그에게 큰 기쁨이었다. 결국 아무리 초라한 것이라도 처한 상황에 따라 한 인간이 생(生)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인간의 대지 Terre des hommes』(1939)는 생의 끝자락에서 치열하게 생존한 생텍쥐페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더욱 진정성 있는 교훈을 심어준다. 

 

출처 : 브랜드 리포터 포스터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t』(1943)는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어른을 위한 동화’로 유명한 그의 대표작이다. 언뜻 보면 단순한 동화이지만, 앞서 본 두 작품을 읽어본 이라면 책 속에 무심하게 적혀 있는 한 구절이 뜻깊게 다가온다.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t』(1943)는 작은 화산 3개와 장미꽃 한 송이가 있는 별에 사는 어린왕자가 자신의 별을 떠나 총 7개 별을 여행한 이후 다시 자기 별로 돌아가면서 겪은 이야기다. 그는 첫 번째 별부터 여섯 번째 별까 지 이동하며 이치에 맞지 않는 권위적인 왕을 시작으로 허영심에 빠진 사람, 술을 마시는 게 창피하여 술을 마시는 술꾼, 별을 세는 사업가, 가로등을 껐다 켜는 사람, 지리학자를 만난다. 어린왕자는 어른들을 ‘정말 이상하다’고 하지만 다섯 번째 별에서 만난 사람에게는 다르게 얘기한다. 자신의 일이 아닌 다른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동화 속 다섯 명의 어른이 자신의 모습은 아닐까 성찰하게 된다. 한편, 어린왕자가 마지막으로 여행한 별인 지구에서의 일화는 우리에게 ‘길들이다’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깨닫도록 한다. 그곳에서 어린왕자는 한 여우를 만나 ‘길들이다’의 의미를 배운다. 여우는 ‘길들이다’는 것은 ‘관계를 맺는다’는 뜻으로 서로를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길들인 것에 책임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독자에게 관계의 진정한 의미와 그 책임까지 생각해보게 한다. 무엇보다도 『어린 왕자 Le Petit Princet』(1943)는 작품의 화자가 소년이라는 점에서 생텍쥐페리가 말하고자 한 진정한 사람의 가치가 더욱 순수하게 다가온다.

이렇듯 생텍쥐페리는 작품마다 인간 고유의 것을 성찰하고 독자에게 삶에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비록 정찰비행 중 행방불명된 비운의 작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가 남긴 이야기는 세상에 남은 우리에게 책임감, 사랑, 관계를 고민하게끔 한다. 바쁘고 지친 하루 속에서 그의 작품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그가 말했듯이 ‘우리는 언제나 스스로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기에’

 

이남주 기자  (skawn179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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