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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 드리운 ‘워마드’ 그리고 ‘일베’의 그림자사회적 논의와 대응방법 마련 필요해

 

지난 1일(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워마드(https://womad.life)’에 본교 미술대학 1학년 전공필수 과목 <기초회화(1)> 수업 중 불법촬영된 누드모델의 사진이 게시되어 세간에 충격을 주었다. 더불어 이 게시물에는 ‘미술수업 남 누드모델 조신하지가 못하네요’와 같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이 실렸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댓글을 통해 이에 동조했다. 한편, 지난 5월 5일(토) MBC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는 방송인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세월호 참사 당시 MBC 뉴스 특보 화면이 실려 이른바 ‘일베’ 논란에 휩싸였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https://www.ilbe.com, 이하 일베)가 과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어묵으로 비하한 것을 나타낸 의도적인 편집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 사회 곳곳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있는 ‘워마드’와 ‘일베’는 무엇일까.

▲‘워마드’,’일베’…실체 없는 그들은 누구인가

워마드(WOMAD)는 여자를 뜻하는 ‘Woman’과 유목민을 뜻하는 ‘Nomad’가 결합된 이름으로 지금은 폐쇄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메갈리아’에서 파생되었다. 메갈리아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홍콩에서 한국 여성이 메르스에 걸렸는데도 격리를 거부해 전염병이 퍼졌다는 루머가 돌았고, 이에 일부 남성들은 여성이 민폐를 끼치는 존재라며 비난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루머가 거짓으로 밝혀지자 이에 대해 일부 여성들이 반발하며 만든 사이트가 메갈리아다. 한편, 메갈리아 운영진은 성 소수자 비하와 ‘아웃팅’(Outing)을 금지했는데 이에 반발한 회원이 이탈하여 2017년 2월에 만든 사이트가 지금의 워마드다. 이들은 남성이 여성을 대상으로 행했던 여성혐오 발언이나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는 ‘미러링’(Mirroring)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남성에 대한 적대감만이 남아 극단적인 혐오를 재생산할 뿐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베’는 본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게시물 중 많은 추천을 받은 ‘일간베스트’ 글을 모아 저장할 목적으로 2011년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초기 목적과는 다르게 현재 ‘일베’에서는 여성·성 소수자·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는 물론, 특정 지역출신자를 비하하는 표현까지 난무하고 있다. 또한, 고(故)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죽음을 비하하는 용어 및 사진, 여자아이를 성적 대상화하는 표현 등과 같은 언행으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현재 일베 회원은 5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표현의 자유’ 넘어선 언행에 더욱 거세지는 논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내에서 도덕적인 규범은 물론 법의 테두리까지 넘어선 언행들이 넘나들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중 가장 논란이 된 본교 회화과 누드모델 불법촬영 사건은 이러한 사이트들에서 만연하게 이루어진 범죄 행위들이 속속들이 밝혀지게 한 시발점이 되었다. 지난 9일(수) 경기 남부지방경찰청에는 학교 기숙사를 불법 촬영한 영상이 2015년부터 디시인사이드, 일베 등에 올라와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더불어 일베의 ‘사촌 인증’ 게시글도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이 게시글의 내용은 대부분 명절을 맞아 모인 여성 사촌의 몸을 몰래 찍은 사진으로 성희롱성 댓글이 수도 없이 달리며 특히, 명절 때마다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왔다. 또한, 워마드의 한 회원은 지난해 11월 호주 남자아이를 성폭행했다는 글과 사진을 게재해 현지 경찰에게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인터넷 사이트 내의 범죄행위는 댓글을 통한 피해자의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어폭력 또는 피해자 및 가족의 신상을 공개하는 심각한 2차 가해행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그렇다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내에서 이와 같이 비판의식을 잃어버린 극단적인 혐오가 자행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위태로움과’ ‘불안’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쟁이 가속화되는 후기 자본주의 시대에 내 옆의 다른 사람들은 잠재적인 경쟁자가 되곤 한다. 따라서 나와 다른 사람들은 혐오하고 배척돼야 할 대상이 되었으며 이를 통해 손상된 자아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사이트가 가지고 있는 익명성도 그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사이트와 같은 익명성이 보장된 공간에선 자기절제나 자기검열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범죄행위로까지 치닫게 되는 것이다.

 

▲더 이상 상처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

현재 청와대 국민 청원에 워마드의 폐쇄를 요청하는 글은 약 400건에 달하고 있으며 지난 1월 게재된 일베의 폐쇄를 요청하는 청원에는 23만 5,000여 명이 참여했다. 청와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음란물이나 사행성 정보를 비롯해 비방 목적의 명예훼손 정보 등을 불법정보로 규정하고 있다”며 “명예훼손 같은 불법정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후 방송통신위원회가 해당 정보의 처리거부·정지·제한을 명령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웹사이트 전체 게시물 중 불법정보가 70%에 달하면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일베 또는 워마드의 게시물 중 70% 이상이 불법정보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사이트의 완전한 폐쇄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비판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사이트들에 대한 폐쇄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이다.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매우 중요한 가치이며 권리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자유라고 할 수 없다. 현재 일베, 워마드와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내에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 입히는 언행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인터넷 속의’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없는 문제가 아닌 ‘현실 속’의 문제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언행들이 누군가를 상처입히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와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김은성 기자  (ppicabong@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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