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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999 Galaxy Odyssey: 마츠모토 레이지의 오래된 미래>

“이제 잊을 수 없는 여행을 할 거야. 너의 여행은 이렇게 시작된 거야.”

“삶은 유한하기 때문에 후세에게 무언가를 전하기 위해 열심히 일합니다. 

그것은 제게 중요한 일입니다.” 

- 마츠모토 레이지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 ‘은하철도999’는 표면적으로는 유년시절부터 상상해온 미래 세계, 무한한 우주를 향한 순수한 꿈을 상징했다. 그러나 올림픽이 개최되고 경제 성장의 기대가 고조되었던 분위기 속 ‘은하철도999’는 미래에 대한 분홍빛 꿈만을 심어주던 시대에 차가운 철학과 인간 본성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던 심오한 만화였다. 그렇기에 우주여행 중 등장하는 인물들과 행성들의 이야기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현대인의 심장을 그대로 반영한다. 서울 용산 나진상가 12-13동에서 열린 <은하철도999 Galaxy Odyssey : 마츠모토 레이지의 오래된 미래>展은 ‘은하철도999’, ‘우주해적 캡틴 하록’, ‘천년여왕’ 등의 작품을 그려낸 마츠모토 레이지의 80주년 특별전으로 그의 작품 중 추억의 명작만화 ‘은하철도999’와 작가의 우주관에 집중한 미디어 아트 전시이다.

전시는 크게 3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다양한 관람 포인트를 제공한다. 첫 번째 아카이브 섹션에서는 작가의 아카이브룸, 캐릭터룸, 만화룸, 작가의 작업실을 통해 작품세계를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다. 두 번째 오마주(hommage) 섹션에서는 국내 여러 분야 아티스트 11팀과 뉴미디어 솔루션 기업, 로보틱스 개발 기업이 참여해 만화 속 등장하는 여러 장소들과 에피소드에서 영감을 받아 재구성된 팝업(pop-up)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마지막 체험 섹션은 디지털샤워룸, 인터랙티브 미디어룸, 뮤직비디오룸, VR룸, 그림 그리기 체험으로 구성된다. 특히 미디어 아티스트 장인표, 송호준 작가와 전자 음악의 대가 DGURU 등이 선사하는 다양한 미디어 아트를 통해 우주공간에 서있는 듯한 시청각적 즐거움을 체험해 볼 수 있다. 그 중 <명왕성(MPC 134340)>은 시청각에 미묘하게 반응하도록 만든 실험적 공간 조명 장치로 기계 몸을 얻은 등장인물들의 육신이 묻히는 거대한 얼음 무덤이 위치한 명왕성의 풍경을 담고 있다. 4면체의 얼음 수정 형상을 갖는 25개의 단면들은 인간의 영혼이 담겨있던 육신의 기억을 뜻하며, 공간을 감싸는 빛과 소리는 죽음의 별 명왕성에 대한 감상을 보여준다. 죽음은 일생의 마지막에 가장 빛나는 숭고한 순간이며, 1월부터 12월이 지나고 13월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기계인간임을 내포하며 ‘은하철도999’가 중점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영원한 시간에 대한 고찰도 함께 담겨 있다. 이 전시는 ‘은하철도999’ 속 주인공이 되어 남녀노소 같은 눈높이로 공감하고 함께 즐기며, 마츠모토 레이지가 상상해온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전자전기, 애니메이션, 게임 등 국내 IT 오타쿠 문화의 메카인 용산 전자상가라는 장소가 주는 익숨한뿐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은하철도999’ 제목의 ‘999’는 어른을 의미하는 ‘1000’이 되기 전을 뜻하는 것으로, 미완성된 청춘의 마지막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처럼 만화는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꿈이자 의미, 혹은 인생이 되어 왔다. 단순히 그림만 보고 넘기는 것이 아닌, 그 안에 새겨진 감정과 세계관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을 돌이켜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설사 지금의 세상이 미완성일지라도 마츠모토 레이지와 미디어 아트가 만난 세상은 우리가 함께 상상해본 그야말로 완벽한 우주여행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전시기간: 2018년 6월 15일(금) ~10월 30일(화)
전시장소: 용산 나진상가 12~13동
관람시간: 12:00 ~ 20:00(화~일, 입장마감 19:30),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요금: 성인 13,000원

김승혁 기자  adprkims45@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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