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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대회, 절반의 성공과 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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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세종캠퍼스 전제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지난 9월 18일(화)에 열렸다. 전체학생총회 다음으로 최고 의결권을 갖는 전학대회가 최근 몇 년간 열리지 않았다는 것은 학생회 내부에서 학생회 운영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학생회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이 저조했음을 보여준다. 서울캠퍼스나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는 매년 최소 2회 이상 전학대회를 열어 학생회 운영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현 총학생회가 전학대회를 개최한 것은 공식 기구를 적극 활성화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학대회 진행 과정을 놓고 보면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아 보인다. 먼저 미흡한 진행 개선이 필요하다. 총학생회는 대회에 참여한 학우와 쌍방향으로 논의를 주고받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안건을 소개하고 의결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질의에 답변한 내용도 의문점을 남겼다. 본지는 중앙확대운영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예·결산 의결을 전학대회에서 진행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서울캠퍼스나 다른 대학에서는 예·결산 의결을 전학대회에서 진행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중앙확대운영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추후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전학대회 개회 조건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전학대회 진행 중에 이를 반영하겠다고 한 것은 안일한 답변으로 보인다. 안건 내용을 미리 공개하거나 자료집을 배포하여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던 것도 아쉬웠다. 실제 한 학우는 학생회 설명으로만 안건 내용을 검토하기에는 무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총학생회는 학생회의 편의를 위해 자료집을 준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자료집 준비는 학생회의 편의를 위해서가 아닌 임원들이 안건을 더욱 철저히 검토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었다. 

이번 전학대회의 안건이었던 회칙 및 선거법 개정도 여전히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 많아 추가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학생회비 예·결산 조항에는 세부조항 부재로 임의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수 존재했다. 총학생회는 학생회 예산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우며, 방학 중에 예산 개요를 수립하므로 시기적으로 전학대회를 개최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실제 학생회비 감소 현상이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예산 개요 공개는 학생회가 한 학기 동안 진행하는 사업에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학우들에게 알리는 차원에서 중요하다. 오히려 학생회비 감소로 구체적인 예산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지출에서 불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학우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방학 중 예산 개요를 수립하기 때문에 전학대회를 개회하기 어렵다는 것도 전학대회를 방학 때 여는 경우가 아닌 이상 변명에 불과하다. 만약 이마저도 불가피하다면 심의가 아닌 의결만 전학대회에서 진행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일반 학우 참관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중앙확대운영위원회에서 예·결산 의결을 진행하는 경우 학생회 내부에서 예·결산을 인준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를 검토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1학기에 총학생회장과의 인터뷰에서 총학생회장은 학생 자치가 무너지는 현상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앞으로의 세종캠퍼스 학생 자치 운영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란 바 있었다. 분명 현 총학생회는 이전 총학생회보다 각종 공지 및 소통 창구 활성화를 통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를 살펴보면 학생회비 결산 영수증이 올라온 건 올해가 처음이다. 열린 공청회를 통해 학우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려는 노력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실제 공청회 진행 후 몇몇 학우들은 그간 학생회와 관련된 의문을 풀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전학대회를 통해 총학생회가 일반 학우들에게 학생회 운영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알린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전학대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활동 자체만 알릴 뿐 실효성이 없는 활동으로 남을 수 있다. 따라서 남은 개정 유예 기간 동안 총학생회는 놓친 세부 조항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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