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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한문> 조혁상 교수가 추천하는 『그래픽노블 제1차 세계대전』 『그것은 참호전이었다. 1914-1918』자크 타르디 지음, 서해문집, 2017

20세기에 이르러 비약적으로 발전한 과학기술과 인간 폭력성의 결합은, 대포와 기관총 및 독가스 등 효율적인 대량 살상 무기의 본격적인 사용을 초래하였다. 그 결과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900만 명 이상의 군인 전사자와 2200만 명에 달하는 군인 부상자, 1900만 명을 넘는 민간인 사망자가 나오게 되었는데, 이는 한국전쟁 당시 군인 사상자가 217만 명, 민간인 사상자가 99만 명이라는 사실과 비교해보았을 때 엄청난 수치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프랑스의 유명 그래픽 노블 작가인 자크 타르디(Jacques Tardi, 1946~)의 『그래픽노블 제1차 세계대전』, 『그것은 참호전이었다. 1914-1918』 두 작품은 이러한 제1차 세계대전의 잔혹성을 여과 없이 고발하고 있다. 전투의 나날 속에서 소모품처럼 죽어가고 부상당하는 프랑스 병사들. 

실종된 전우를 찾으러 참호를 무단이탈했다가 전우의 시체를 찾자마자 기관총 세례를 받고 죽는 병사, 독일군 행렬 앞의 총알받이로 내몰린 벨기에 민간인들을 학살한 죄책감에 스스로 독일군 진지로 달려가 죽음을 택하는 병사, 독일군과 싸우다가 열세 때문에 후퇴했다고 아군의 고의 포격에 맞아 죽고, 생존 후에도 비겁자들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대표로 총살당하는 병사들, 코르시카 출신이라서 프랑스어를 모르기 때문에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총살당하는 병사, 대형 덫에 걸려서 산 채로 쥐에게 파먹혀 죽은 병사, 독일군의 저격을 맞은 상태에서 구출은커녕 아군에 의해 사살당하는 병사, 독일군의 총검에 입은 상처로 내장이 터져 나오자 수류탄으로 자살하는 병사, 낙오된 채로 독일군 낙오병와 함께 숨어 있다가 잡혀서 반역죄로 총살당하는 병사, 프랑스군에 대한 부정적인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총살당하는 병사, 종전 선언 직후 포탄에 맞아 죽은 병사들, 독가스에 당해서 장님이 된 병사, 전선을 이탈하려고 오염된 바늘과 실로 일부러 자신의 팔에 병균을 주입시켜 손을 절단하게 된 병사 등등. 

프랑스 병사들의 수많은 죽음과 부상이 묘사된 이 책들은, 낭만적인 전쟁이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주지시키며, 무능력한 장군들의 현대전 수행 방식에 대한 무지함 때문에 얼마나 많은 병사들이 의미 없는 죽음을 당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점을 일깨워준다. 

이미 제1차 세계대전으로부터 100년이 지났고, 전쟁무기들은 그 당시에 비해 훨씬 더 위력적으로 발전해왔다. 이 때문에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면 전 국민의 대략 80%이상이 희생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100년 전 전쟁의 비참함을 그린 이 책들은, 오랜 평화 속에서 전쟁에 대한 공포를 모르고 자라난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왜 전쟁이 무서운 것이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인지 그 이유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쟁의 비참함과 그로 인한 절망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해 주고,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고 살아온 평화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하기에 이 책들을 추천하는 바다.  

 

정리 김보문 기자  qhans021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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