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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중요한 존재란 걸 알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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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피너츠(Peanuts)』(1950~ 2000)를 아는가?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 중 하나인 강아지 ‘스누피’를 그 제목으로 잘못 알고 있지만, 사실 피너츠(Peanuts)라는 이름의 이 만화를 기자는 초등학생 시절 영어 학원 선생님 찰리(Charlie)에 의해 처음 접했다. 기자가 처음으로 본 피너츠의 장면은 스누피의 주인이기도 한 주인공 찰리가 야구를 하는 장면으로 프레임 속 그는 야구에 소질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어린 기자는 자연스럽게 이 만화의 주인공이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리라 추측했지만, 이후 만화를 보다 보니 찰리가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전까지 기자가 접했던 만화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의 일에 서툴지만 대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캐릭터였기에 이러한 주인공의 모습은 기자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제목부터 ‘별 볼 일 없는 신세’라는 뜻을 가지는 피너츠의 특징은 완벽하지 않은, 어쩌면 만화의 주인공이 되기엔 너무 평범한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폐소공포증으로 인해 자신의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강아지 ‘스누피’, 운 없는 소년 ‘찰리’, 자신의 담요가 없으면 불안해하는 소년 ‘라이너스’, 고소공포증으로 인해 똑바로 날지 못하는 새 ‘우드스톡’, 항상 잘난 척과 직언을 하지만 정작 짝사랑하는 아이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소녀 ‘루시’ 등이 그 주인공이다. 피너츠의 작가 찰스 슐츠(Charles Schulz, 1922~2000)는 일상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법한 주인공들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약점을 따듯한 시선으로 감싸안아 많은 공감을 얻었다. 성인이 된 후 피너츠를 다시 접한 기자는 단순히 귀여운 그림,  재밌는 내용에 그치지 않고 작가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가치를 담아낸 작품이라고 느꼈다. 미적 가치든 사회적 가치든 예술작품이라면 사회에 전할 어떠한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기자에게, 본 만화는 막연히 이와 같은 가능성과 영향력을 내재한 작업을 해보고 싶게 만들었다. 그렇게 피너츠는 기자의 전공에 있어 초등학생 시절엔 예상못한 새로운 목표를 심어주었다. 

흔히 피너츠는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만화라고들 한다. 아마  단순해 보이는 만화 그 이면에 담긴 철학 때문일 것이다. 독자들은 만화 속에서 작가 지망생으로 자주 등장하는 스누피를 통해 문학에 대한 작가의 다양한 관점과 생각을 접할 수 있다. 또한 만화 속 당황스럽거나 모순적인 상황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보도록 하며,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 어느새 겨울이 바짝 다가와 쌀쌀한 요즘, 마음을 따듯하게 해줄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피너츠 속 주인공들과 함께 공감하며 위로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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