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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지음, 어크로스, 2018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홍미영 교수가 추천하는 『열두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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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자국』은 KAIST 바이오 및 뇌 공학과 정재승 교수가 지난 10년 동안 해온 강연 중 가장 흥미로운 12편을 묶어 만든 책이다. 이 책은 다양한 과학적 연구 데이터와 실험 결과를 인용하면서 1부는 인간을 이해하고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내용, 2부는 급변하는 미래에 대해 무엇을 알고 준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재승 교수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뇌 과학 지식을 인간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누구나 궁금해 하는 문제에 대한 답을 제안하고 있어, 과학자가 쓴 책이지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특히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대학생들이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고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많은 부분에서 교육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더욱 관심이 가는 책이다.  

저자는 첫 장에서 처음 해보는 일은 계획할 수 없으며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실행을 통해 계획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유년기 시절 우리는 걸음마를 비롯해 많은 것들을 직접 해보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며 배웠지만,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를 두려워하게 된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줄 세우기 식의 지나친 경쟁 속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시간과 기회를 주지 않는 우리 사회의 교육 현실이 중요한 이유라 생각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도전해보고 실패하더라도 재도전하며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2부에서는 다가올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고 있는데, 저자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답을 찾는 교육이 아니라 좋은 문제를 정의하는 교육으로 옮겨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은 지난 70년 동안 선진국이 만들어낸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데 급급했고, 학습한 지식을 정확히, 실수 없이 뱉어내게 하는 방법으로 청소년들을 평가해왔다고 말한다. 사실 교육과 관련하여 평가의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며, 이 중심에는 대학 입시가 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을 미래 사회에 맞게 전환시키려면 대입제도를 논·서술형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도 2025년 수능시험에 서술형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수험생들이 오랫동안 객관식으로 시험을 치르다가 갑자기 서술형으로 바꾸면 혼란스럽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기는 하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혁신을 이룰 수 없다는 저자의 말이 절실한 순간이다. 

또한 저자는 시대에 순응하지 않는 자들은 과감하되 무모하지 않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되 실패하지 않기 위한 준비에 철저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와 관련하여 창의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 모두 창의적 발상에 중요한 과정이며 집단지성, 그리고 ‘솔직한 소통’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좋은 발상을 처음 하는 것은 어렵지만 누군가 한번 시작하면 그것을 변형하는 것은 쉬우므로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서, 즉 교육이나 학습에 의해 창의성이 증진될 수 있다. 이에 다양한 경험과 실행을 위주로 하는 창의성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행동들을 뇌 과학 측면에서 생각해보고, 제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낼 미래를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를 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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