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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화라 쓰고, 성장영화로 읽는다음악의 선율이 흐를 때 존재는 진보한다

 

2018년 하반기, 대한민국은 프레디 머큐리의 명대사인 ‘올-라잇!’ 열풍 속에 있었다. 이 영향으로 여러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프레디 머큐리를 흉내 내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음악영화를 향한 관객들의 기대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많은 관객에게 오래 사랑을 받은 〈Begin Again(비긴 어게인)〉(존 카니 감독, 2013), 첫사랑의 풋풋함과 음악을 잘 버무린 〈Sing Street(싱 스트리트)〉(존 카니 감독, 2016) 등 여러 음악영화가 극장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음악영화들이 오래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본지에서는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그 요인을 찾아보고자 한다.

 

전설적인 락 밴드 ‘퀸’에 대한 전국민적 열광을 일으킨 영화 <Bohemian Rhapsody(보헤미안 랩소디)>(브라이언 싱어 감독, 2018)의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에 주목해 보자. 머큐리는 소외된 존재였다. 그가 영국 사회에서 기득권층이 되지 못할 운명은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어 있을지 모른다. 그의 부모님은 인도 출신의 이민자였고 그의 출생지는 영국이 아닌 탄자니아였다. 그가 공항에서 일할 때 다른 직원들로부터 ‘머큐리’가 아니라 ‘파키스탄인’으로 불리는 장면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그의 사회적 신분은 그가 ‘기행(奇行)’을 하게끔 하는 일종의 계기가 된다. 머큐리는 밴드 멤버들과 메리(머큐리의 옛 여자친구)의 호응을 받지 못하는 파티를 열고 그 안에서 자신의 고독감을 해소하고자 한다. 그는 메리가 찾아오자 그가 해오던 방탕한 생활들이 고독을 해소하는 데 허무한 것임을 인식하게 된다. 그는 <라이브 에이드>에서 ‘보헤미안 랩소디’ 등을 부르며 대중과 다시 소통한다. 그러나 그의 말하기는 이전과 분명히 달라진다. 그는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의 가사 속 한 구절인 ‘Any Way The Wind Blows(바람이 어떤 방향으로 불든)’에서 느껴지듯, 그의 삶 속 허무함을 수용하고 꿋꿋이 살아가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비긴 어게인>은 몇몇 장면들로 인해 뻔한 로맨스물로 평가될 수 있었다. 특히 결말 부분에서 그레타가 변심했던 남자친구 데이브에게 달려가 포옹하는 장면으로 끝났더라면 이 영화는 어느 커플의 위기와 극복과정을 담은 수많은 사랑 영화 중 하나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기꺼이 공연장을 박차고 나와 ̒홀로서기’를 택한다. 그녀의 선택은 이 영화의 OST인 ̒Lost Stars̓̓’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노래의 ‘But are we all lost stars’ 구절은 그녀가 인생의 여러 길목에서 헤매더라도 스스로 별처럼 빛나는 길을 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사실 ‘Lost stars̓̓’는 그레타가 데이브에게 선물로 준 음악이었다. 이때까지 그녀의 음악이란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수단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녀가 프로듀서였던 댄과 음악을 만들고 부르면서, 음악은 그레타가 주체적인 삶을 살게끔 하는 원동력이 된다. 딸의 나이도 모르고 아내와는 이혼 직전이었던 댄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고 들으며 가족과의 진정한 소통에 성공한다. 결국, 이들의 음악이란 상처받은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삶을 바라보게 하고 서로를 이어주는 매개체인 것이다.

 

<싱 스트리트>는 1980년대 아일랜드의 경제위기를 배경으로 주인공 코너의 완전히 바뀐 삶을 조명한다. 코너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낙후한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 코너는 또래 소녀인 라피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음악을 시작한다. 그는 음악을 만들며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키우고 어려운 상황에서 희망을 찾기 시작한다. 영화 속 노래 <To Find You>에서 그것을 엿볼 수 있다. 노랫말 중 ‘I was on my way to find you (널 찾고 있었어)’에서 ‘you’를 라피나로 받아 들이면 코너는 라피나에 대해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다만 ‘You̓̓’가 지시하는 범위를 확대해서 살펴볼 수 있다. 그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려워진 상황 속에 놓여 있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하여 ‘You’를 희망으로 지시하면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다. ‘부모님께서는 이혼하고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시간 속에서 희망이란 것을 찾고 있었어’. 또한 코너는 <Brown shoes>를 통해 부조리한 권위에 저항할 수 있게 된다. 코너는 학생들의 자유를 지나치게 통제하는 학칙에 맞서 이 가사를 쓴다. ‘Who the hell are you to tell me what to do(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그의 저항적인 문장은 학칙에 충실했던 모범생 이미지를 스스로 떼어 버린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음악은 코너를 어려운 상황에서 희망을 찾게 하고 올바르지 않은 것에 비판할 줄 아는 존재로 이끈 것이다.

 

〈비긴 어게인〉과 〈싱 스트리트〉는 모두 ‘존 카니’ 감독 작품이다. 왜 관객들은 존 카니 감독의 영화를 비롯한 음악영화에 호평을 내릴까? 물론 ‘퀸’의 신나는 노래와 ‘애덤 리바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담긴 〈Lost stars〉등 명곡들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음악을 통해 의미 있는 변화, ‘성장’을 하게 되는 캐릭터에 관객이 공감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관객도 스스로 ‘주체적인 삶은 과연 무엇일까?’ 등 질문을 던지며 하나하나의 존재를 애정 어린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음악영화가 관객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박주형 기자  timpark091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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