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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서 빛나는 것은 변치 않는 품위와 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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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생활은 기자가 아닌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바쁘다. 쉼 없이 이어지는 생활에서 듣는 말이 동기들끼리 나누는 훈훈한 덕담이거나 신문을 잘 봤다는 칭찬이라면 기사를 쓸 맛이 날 것이다. 하지만 정작 듣는 말은 이번 기사도 아쉬웠다는 평가다. 내 마음처럼 잘 쓰이지 않는 기사를 향한 속상한 마음도 무시할 수 없다. 그 마음을 아는 학보사 기자이기에 홍대신문 1269호를 보며 홍대신문의 부족한 점뿐만 아니라 좋은 점, 개인적으로 성대신문이 벤치마킹하고 싶은 점들이 보였다.
전체적으로 홍대신문의 기사는 트렌드에 맞춰나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슈를 다룬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직 진행 중인 사건은 미래에 어떤 국면을 마주할지 모르고 학우들에게 낯설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5면의 채식 기사는 대학생들이 관심 가질만한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채식의 종류가 다양하고 복잡한데 일러스트로 깔끔하게 정리해준 점이 독자를 배려한 좋은 선택이었다. 다만 오른쪽 위 비건 떡볶이 사진 설명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단체에서 제공한 비건 떡볶이라는 정보가 제공됐다면 공식 단체에서까지 채식주의자들을 배려해 채식주의가 단지 소수의 선택이 아니라는 점을 암시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7면 탄력근로제 기사는 제계와 정부, 노동계가 갈등을 빚은 이유와 과정, 합의안을 잘 요약해 전달한 기사이다. 하지만 단순히 정보 전달에 그친 기사라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복잡한 절차를 거친 입법안 수립 과정을 정리하는 것은 충분히 수고로운 일이다. 그렇지만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취재하는 동안 이러한 입법안이 학우들이 졸업하고 들어가는 직장에 적용되는 범위나 기간, 직종 등을 더 자세히 명시했다면 더 알찬 기사가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면 우측 ‘무슨일이슈 issue?’ 코너는 사회부 기자로서 시도해 보고 싶은 코너였다. 한 기사는 하나의 주제만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어떤 사건을 쓸지 정하는 데에는 기자의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사회적 이슈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 코너는 학우들에게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할 수 있고 신문을 전부 읽을 시간이 없는 학우들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코너라고 생각한다.
3·1절 100주년을 맞이해 역사 영화를 제작한 감독을 인터뷰이로 선정한 것이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3·1절 100주년이라고 하면 대부분 사회적 면이나 시각적 면에 집중해서 기사를 구성하곤 한다. 하지만 홍대신문에서는 시각을 달리해 문화면에서 3·1절을 접근한 점이 신선했다. 질문지 또한 역사 영화를 만들 때 사실과 허구의 조화, 최근 개봉한 역사 영화에 대한 감독의 의견 등 다양하고 폭넓게 구성됐다. 하지만 기사의 배치가 아쉬웠다. 이 기사는 홍대신문 맨 마지막 면인 12면에 위치하는데 10면과 11면은 여론이 실리는 등 신문이 끝나는 구성을 담았다. 신문을 다 봤다 싶을 때 갑자기 기획 기사가 독자에게 보인다면 신문을 읽는 흐름이 깨질 것이다. 12면 기사를 8면 다음으로 배치하면 문화 주제로 기획된 기사로 보여 통일감이 더욱 들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홍대신문을 응원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대학 언론이 위기라는 기사는 잊을 만 하면 나온다. 하지만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위기에서 품위를 지키는 것이 용기다’라는 말을 남겼다. 학보사는 어쩌면 쉼 없이 고심한 신문을 내는 것으로 위기 속 기자단의 품위를 지키고 있는 것 아닐까. 앞으로도 홍대신문이 용기 있는 기사를 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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