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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두 사람>, 78.7×107cm, 캔버스에 유채, 1956년, 소장번호: 2122

박물관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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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두 사람>, 78.7×107cm, 캔버스에 유채, 1956년, 소장번호: 2122
정점식, <두 사람>, 78.7×107cm, 캔버스에 유채, 1956년, 소장번호: 2122

홍익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하는 정점식(1917-2009) 선생의 ‘두 사람’(1956)은 인물을 소재로 한 신사실주의 경향의 반(半)추상작품입니다. 선과 면으로 요약된 두 개의 인간형상이 화면에서 좌우대칭을 이루며 형상의 외곽이 검은 테두리로 강조되어 석상과 같은 묵직하고 장중한 조형감을 가집니다. 또한 단순화된 형태와 모노톤의 색조, 그리고 평평한 화면이 작품의 추상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정적인 이 작품에서 머리 부분에 머리카락처럼 휘날리는 검은 선이 눈길을 끕니다. 

1950년대 한국 미술을 이끌었던 주요 화풍 중에는 자연과 인간의 표현성을 탐구하고 미술가의 주관적 감정을 바탕으로 화면에 재구성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 화풍은 자연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자연주의 화풍과 대조되는 것으로, 미술가는 자신의 주관적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사물의 형상을 왜곡시키거나 변형시켰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자연의 본질적 요소에 바탕을 둔 사물의 왜곡과 변형이라는 것입니다. 1950년대 한국 근현대미술에서 추상화 작업은 자연을 초월하는 것과 자연의 본질적 요소를 추출하는 것으로 구분됩니다. 그 중, 후자에 속하는 추상을 ‘신사실파’이라 부르며, 김환기(1913~1974) 선생에 의해 주장되었습니다. 신사실파 추상은 추상을 목적으로 하지만 그 바탕이 되는 모든 형태가 ‘사실’이라는 조형의식에서 출발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사실파를 추구하는 화가들은 자연 형태를 거부하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했으며, 작품은 자연의 구체적인 형상과 추상적 화면구조를 동시에 가집니다. 이러한 경향의 미술을 추구한 작가들 중에서 정점식 선생은 자연보다는 인간 형상을 즐겨 그리는 화가였습니다. ‘두 사람’이 제작된 다음 해, 1957년 모던아트협회가 창립되고, 선생의 새로운 표현주의 경향이 주목을 받게 되면서 그의 작품 세계는 한국 현대미술의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 ‘박물관에 가다’에 소개된 소장품의 이미지는 홍대신문 홈페이지 <문화> 섹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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