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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VS 카풀, 모빌리티(Mobility) 시장 변화의 시작카풀 전쟁, 신(新) 러다이트 운동을 이끌다

2015년 4월 1일, ‘카카오택시’가 출범하며 우리나라 모빌리티 시장은 큰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 카카오 측은 2015년 11월 ‘카카오택시 블랙’, 다음 해 2월 ‘카카오 내비’를 연달아 출시하며 자사만의 교통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을 구축해 나갔다. 2019년 현재, 우리나라 모빌리티 시장은 ‘카카오T’를 필두로 여러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변화의 틈새에 고통받는 이들이 있었다. 기존 택시 업계가 바로 그 대표주자이다. 카카오T는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통해 그들과 공생하는 듯했으나, 지난해 카풀 서비스 출시 계획을 선포하며 기존 택시업계와 대척점에 섰다. 이에 택시업계는 전국 파업 등으로 크게 반발했으며 이는 신(新) *러다이트(Luddite) 운동으로 불리는 등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현재는 지난 3월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기구 합의안이 나오며 일단락되었지만, 이후 다른 기업들과의 마찰이 생기며 또 다른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얽히고설킨 그들의 이해관계 속 분쟁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까, 그 모습을 살펴보자.  

 

카풀 전쟁,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나 

목적지나 방향이 같은 사람이 같은 차를 타고 가는 것, ‘카풀’은 기본적으로 1인당 교통비를 감소시키며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도 감소시키는 등의 효과를 가진다. 이러한 효과들은 대중교통 이용에서도 발생하긴 하지만 조금 더 개인적이며 이동 시간의 선택이 자유롭다는 이유로 직장인들 사이의 선호도가 높은 이동 방법이다. 최근 카풀이 주목받는 이유는 카풀 서비스 어플 등, 경제활동을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정보처리 행위에 첨단 IT 기술이 결합하여 소비자가 자신의 이익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교통수단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카풀 방법은 함께할 상대를 찾는 일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간접비용이 발생했는데, 스마트폰의 보급률과 일상생활에서의 앱 활용도가 높아지며 적은 간접비용으로 상대를 찾고 운전자 검증, 비용 계산 등 일련의 정보처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카풀의 매력도 증가는 택시업계를 흔들었다. 택시 관련 범죄들이 기승을 부리며 소비자들이 안전 등의 이유로 택시 이용을 꺼려 하는 추세에, 매력 있는 대체방안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택시업계는 카풀을 기술의 혁신이 만들어낸 창조적 파괴라며 기존 시장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대기업의 횡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작년 10월 18일(목), 택시업계는 하루 동안 전국적 파업에 들어갔다. 공언한 대로 전면파업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출퇴근길의 택시를 이용하던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그들이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국내 대표 IT기업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출시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카카오는 2017년 8월, 기존에 제공하던 교통 서비스들을 통합해 자회사인 ‘카카오 모빌리티’를 설립하고 모빌리티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기존 서비스에 카풀을 추가하기로 하고 지난 10월 16일(화)부터 카풀에서 활동할 크루(운전자 및 차량 제공자)를 사전 모집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플랫폼 ‘카카오T’를 통해 방향이 비슷하거나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카풀 서비스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카풀 제공 서비스는 존재해왔지만 카카오의 시장 진입은 이미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를 대거 보유한 대기업이 첨단 IT 시스템을 갖추고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카카오 카풀에서는 자가용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본인인증을 통해 운전자로 등록할 수 있다. 택시업계는, 이것은 현행법상 금지되어 있던 자가용 영업행위의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이를 방치하면 택시업계의 붕괴는 예견된 수순이라고 말한다. 사실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제공이 법에 저촉되는 행위는 아니다. 법에서는 자가용의 유상 운송을 금지하고 있지만 예외로 출퇴근 시간대의 카풀은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측도 출퇴근 시간대에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카카오 측은 나아가 카카오택시 이용 자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카풀 서비스가 출퇴근 시간대에 택시를 잡기 힘든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론도 내세우고 있다. 카카오 측 관계자는 “택시산업을 망가뜨리고 카풀 서비스를 활성화할 생각은 없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러나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카풀이 가능한 출퇴근 시간이 어느 시간대인지 법에 명시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더욱이 시차출퇴근제와 같은 유연근무제의 확산으로 출퇴근 시간대의 폭은 크게 넓어질 수 있다. 출퇴근 시간대의 폭이 넓어져 카풀 운영 시간이 늘어난다면 택시업계는 영업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택시업계로서는 파업을 불사하고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들고 나설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또한 택시업계로서는 지난 2013년 차량 공유서비스 우버(Uber)와의 싸움에서 정부가 자신들의 손을 들어 준 전적이 있었으므로 더욱 공격적인 대응을 할 수 있기도 했다.

 

택시 VS 카풀 업계, 늦어지는 정부의 조치

택시와 카풀 서비스 제공 기업 간의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가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판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와 여당, 택시와 카풀 업계는 지난 1월 22일(화)부터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만들어 논의를 이어온 끝에 극적인 합의를 이루었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기구는 3월 7일(목), 국회에서 머리를 맞댄 끝에 카풀 서비스를 허용하는 대신 운영 시간을 제한하는 방식을 요체로 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카풀 서비스는 출퇴근 시간인 오전 7~9시, 오후 6~8시 각 2시간씩 운영된다. 다만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은 제외된다. 이는 지난 논쟁에서 언급된 현행법의 맹점을 보완한 것이다. 또 택시산업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해당산업의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하고 먼저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해 택시산업과 공유경제의 상생을 도모하기로 했다.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는 기존 택시에 플랫폼 서비스를 적용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더 구체적인 형태는 카카오 모빌리티와 택시업계, 당국이 함께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카카오 모빌리티 정주환 대표는 “택시가 중형·모범택시 면허의 틀 안에 갇혀 있는데, 플랫폼 서비스를 제도권 안에서 자유롭게 제공하는 사례가 해외에 많다”라며 “택시와 협력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진화 시키겠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국민 안전을 위해 초고령 운전자 개인택시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고, 택시 운전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월급제를 시행하는 방안도 합의문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택시업계는 승차거부를 근절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방안도 담겼다. 다만 아직까지 ‘초고령’의 기준은 정하지 않고 있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는 합의안을 이행하기 위해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거나 발의 예정인 법안을 3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금, 사회적 대타협 기구 합의안이 나온 지 두 달이 됐지만 후속 조치는 게걸음을 걷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가 합의안 도출 후 손을 놓으면서 구심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합의안 중 카풀 서비스 시간제한, 법인택시 월급제 등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법안 처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하지만 선거제 개편,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놓고 ‘동물국회’가 재연되면서 예정되었던 임시국회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규제 혁신형 플랫폼 택시가 올 상반기 내 얽혀있던 규제를 풀고 출시되기 위해서는 집권 여당이 구심점이 돼 아웃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일(목),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월 임시국회가 멈춰 서면서 합의안 중 그나마 이행 가능성이 높은 후속 조치도 전면 중지됐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지난 3월 7일(목) 합의한 6가지 내용 중 가장 잘 알려진 항목은 카풀 출퇴근 시간 규제(3항)와 택시 월급제(5항)이다. 실제로 정부는 이 두 가지를 우선 사항에 놓고 3월 임시국회부터 추진하고 있다.

 

카풀 전쟁 일단락, ‘타다’로 인한 2차 전쟁 발발

“쏘카·타다 끝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박살 냅시다!”

서울개인택시운송 사업조합(개인택시조합)이 지난달 30일(목) 서울시 성동구 쏘카 서울사무소 앞에서 ‘타다 서비스 중단 촉구 집회’를 열었다. 개인택시조합 측은 “타다가 위법성 논란에도 승합 렌터카를 이용한 불법 여객 운송을 끊임없이 자행하고 있다”라며 “이와 같은 타다의 행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타다 측은 그동안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18조에 따르면 개인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렌터카를 빌리는 경우 운전기사를 알선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합법적인 서비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타다는 11인승 이상 RV 차량으로 운영된다.

 

카풀 전쟁이 사회적 대타협 기구로 인해 일단락된 이후, 타다의 등장으로 택시업계는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인력거꾼들이 택시의 등장을 꺼려하며 자신들의 생존권을 주장했던 일이 다시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의 발전으로 인한 부산물로 당연하게 여겨지는 변화, 그 변화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당하는 기존의 산업. 이 끝없는 논쟁을 피할 수 없다면, 우리는 ‘상생’에 초점을 맞춰 해결책을 도모해야 한다.

 

*러다이트(Luddite): 러다이트 운동(1811~1817)은 기계파괴운동이라고도 부른다. 산업 혁명으로 인해 기계가 우위를 점하자 경쟁에서 패배한 수공업자들이 빈곤의 원인을 기계로 파악하며 기계를 파괴한 노동 운동이다.   

 

김성아 기자  becky060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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