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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나타난 각기 다른 환경에서 꽃피우는 가족애(家族愛)

영원한 내 편, 가족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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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가족일 것이다. 비록 가족이 어떤 방식으로 만나게 되었든 그들이 자신의 삶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보통 생각하는 일반적인 가정이 아닌 특수한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로 가족애는 꽃을 피운다. 앞으로 살펴볼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가족애는 평범한 가정 속에서 나타나지는 않는다. 병원의 실수로 아이가 뒤바뀐 가정, 언니의 아픈 몸에 이식을 해주기 위해 태어난 맞춤형 아이를 키우는 가정,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와 과거 학대로 인해 마음에 아픔을 품고 사는 여자가 모여 만든 가정 등 위 가족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다. 과연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가족애는 어떤 모습일까? 또한 각 영화의 감독은 그들의 모습을 통해 관객에게 어떤 점을 시사하고 싶었던 것일까?

 

생명복제 기술의 발달로 온 사회가 떠들썩했던 때, 한 가정의 모습을 통해 생명복제로 인한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는 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My sister’s keeper)>(2009)가 등장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안나’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언니 ‘케이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태어난 맞춤형 아기다. 안나는 아픈 언니를 위해 백혈구, 줄기세포, 골수 등 모든 것을 내어주었지만 그녀는 스스로 몸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부모를 고소하기로 한다. 이를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재판까지 진행하지만, 사실 안나가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언니 케이트의 부탁 때문이다. 케이트는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몸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내어주는 안나와 자신을 돌보기 위해 변호사라는 직업까지 포기한 엄마, 아픈 자신을 돌보느라 부모님과의 시간을 잘 보내지 못하는 오빠 ‘제시’에게 미안한 마음에 안나에게 그러한 부탁을 한 것이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된 부모님은 케이트의 선택을 존중하여 그녀가 죽기 전까지 가족끼리 행복한 추억을 남기기로 한다. 이처럼 언니 케이트의 가족을 위한 결심과 언니 케이트를 위한 안나의 행동, 이 모든 것을 존중하는 부모님의 태도를 보며 관객들은 슬픔과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린다. 자신의 몸을 위해 언니에게 희생하는 것을 멈추려는 안나의 모습이 사실은 케이트의 가족애에서 비롯된 행동인 것이다. 결국 모든 치료를 중단한 케이트는 죽게 되지만, 가족들을 향한 그녀의 사랑과 그녀를 그리워하는 나머지 가족들의 모습에서 아름답고 안타까운 가족애를 확인할 수 있다.

 

‘치료’라는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결합한 가족이 아닌,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에서는 우연에 의해 결합한 가족에서 피어나는 가족애를 확인할 수 있다. 똑똑한 아들 ‘케이타’, 사랑하는 아내 ‘미도리’와 부유한 가정 속에서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건축가 ‘료타’는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6년간 키운 아들이 자신의 친자가 아닌 병원 측의 실수로 뒤바뀐 아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실제로 자신의 친자는 ‘류세이’라는 아이로, 료타가 꾸려오던 엄격하고 깔끔한 가정환경과는 정반대인 환경에서 자라오고 있었다. 자신의 삶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친자의 가족을 만나 료타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지만, 결국 핏줄을 선택한 그는 케이타를 보내고 류세이를 데려오기로 결정한다. 케이타를 보내기 전날 밤, 케이타와 마지막 밤을 보내며 료타는 류세이의 부모님에게 엄마와 아빠라고 부르라고 말하며 이는 케이타가 강해지기 위한 일종의 ‘미션’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케이타를 너무 쉽게 보내는 료타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다소 무정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케이타를 보내고 류세이를 데려온 첫날, 키운 정보다 낳은 정이 더 깊을 것이라는 그의 생각과 달리 류세이는 달라진 집안의 분위기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날이 갈수록 케이타에 대한 료타의 그리움은 더해간다. 어느날 케이타가 카메라로 자신의 잠든 모습을 찍은 사진을 발견한 료타는 결국 케이타에 대한 그리움을 이기지 못하고 케이타를 다시 집으로 데려오고, ‘미션이 끝났다’라는 말과 함께 영화는 마무리된다. 우연에 의해 아이가 뒤바뀌고 그들을 다시 찾게 되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료타는 케이타와 함께하는 가정에 대한 가족애를 깨닫게 되고 더욱 성숙한 아버지로 성장하게 된다.

 

작년 아동 인권을 다룬 영화로 큰 주목을 받았던 <미쓰백>(2018)은 앞서 소개한 영화들과 달리 어떠한 혈연관계도 친분도 없던 인물 사이에서 피어나는 가족애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성폭행범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다 어린 나이에 전과자가 되어 힘겹게 살아가던 ‘백상아’가 추운 겨울 원피스 한 장을 입고 밖에 홀로 서 있는 아이 ‘지은이’를 만나며 시작된다. 지은이는 백상아의 어린 시절과 같이 부모에게 학대당하고 의지할 곳 없는 아이다. 이러한 지은이의 모습에 동질감을 느낀 백상아는 지은이를 보호해주겠다고 결심하고 아이를 데리고 멀리 떠나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지은이를 학대하던 부모는 자신들의 학대 사실을 은폐하고자 백상아를 유괴범으로 몰아가고 백상아는 지은이를 빼앗길 위험에 처하지만, 목격자의 진술로 지은이 부모의 학대 사실이 드러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은이의 엄마를 다치게 한 죄로 백상아는 다시 징역형을 살게 된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지은이를 향한 부모의 폭력과 백상아가 학대를 받는 장면이 보여진다. 위 장면은 아동의 인권에 대한 시사점을 던지면서도 백상아와 지은이가 동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제공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출소한 백상아가 지은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하교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어떠한 혈연관계도 친분도 없던 두 사람이 우연한 만남으로 동질감을 느껴 하나의 가정을 이루게 된 것이다. 비록 지은이는 백상아가 직접 낳은 딸은 아니지만, 지은이를 향한 그녀의 모성애가 잘 드러나는 영화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가정이 존재한다. 위 영화가 소개한 가정도 각기 다른 형태의 가정이지만 그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가족애는 변함없이 아름답고 위대하다고 볼 수 있다. 꼭 혈연관계나 친분이 있지 않더라도 서로를 지키고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가족’이라고 칭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 아닐까?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아름다운 가족애가 드러나는 위 영화 세 편을 감상하고 항상 내 편이 되어주는 가족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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