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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경영11) 동문

좌충우돌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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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취재라는 것을 해보고 기자 호칭을 들을 수 있겠어.” 기자는 이런 생각을 하며 홍대신문으로의 지원을 결심했다. 사실 그 전까지 기자를 하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사람들을 만나며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는 숫기도 없을뿐더러, 글을 잘 쓴다는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다. 그러다 가벼운 호기심으로 홍대신문에 지원하게 됐고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곳에 몸을 담았다. 그 기간 동안 크고 작은 기사들을 써왔지만 ‘무엇을 위해 이 기사를 썼는가’에 확실히 대답할 자신이 없는 기사도 많다. 더군다나 최근 들어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기사 작성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에는 선배 기자에게 요새 무슨 일 있냐는, 많은 의미가 담긴 질문도 들었다. 기자 스스로 내린 진단은 ‘대2병’이었다. 이렇게 매너리즘에 빠진 기자는 나름의 전환점이 될 것을 기대하며 『한겨레』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지혜 동문을 만났다.

동문을 만난 곳은 국회의사당 앞에 위치한 카페였다. 그녀는 정치부 기자로 국회의사당에서 일을 하고 있다. 동문은 2017년 2월에 졸업한 후, 그 해 7월 『한겨레』 기자가 되었다고 전했다. “인터뷰는 수없이 해왔는데, 인터뷰 당하는 건 처음이네요”라며 걱정하던 동문 앞에서 기자는 ‘기자’라며 소개한 스스로가 어쩐지 부끄러웠다.

학부 시절 그녀는 고민이 많은 학생이었다. 당시 동문은 사회적 기업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동문은 경영학과에서 공부를 할 당시 구조조정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기업의 모습에 회의감이 들었고, 이후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졌다고 전했다. 그 후 동문은 사회적 기업과 관련한 학술 동아리도 만들고 1, 2학년 방학 동안에는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작은 잡지사에서 일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던 와중에 그녀는 ‘사회적 기업’에 흥미를 느끼는 것인지, ‘취재를 하는 일’에 흥미를 느낀 것인지 고민이 들었다고 한다. 고민 끝에 동문은 후자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기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했다.

동문이 전한 현직 ‘기자’들의 이야기는 새롭기만 했다. 그녀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무척 만족한 모습이었다. 저번 주만 하더라도 7일 근무를 했다며 푸념을 하면서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는 매우 애정을 갖고 있었다. 동문은 과로로 인한 자살이 산재임을 입증해야 하는 유족들에 관한 기사를 써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누군가의 생각을 바꿨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노동자의 인권을 외치면서 정작 자신은 쉴 틈 없이 달리는 동문의 아이러니한 모습에 기자는 ‘기자’로서 포기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기자는 웬만한 사명감이 아니면 자신의 휴식을 포기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녀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하는 것일까?

그녀는 저널리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참 동안 고민하다 ‘참견’이라고 답했다. 동문은 “거만한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녀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답을 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동문은 각자 여러 입장들이 있는 세상에서 다양한 입장이 존재하며 하나의 입장으로 딱 잘라 쉽게 말해버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한다. 이러한 그녀의 모습에서 기자는 그녀가 쓴 기사 하나하나에 수많은 고민들이 담겨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다양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대해 굉장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고 기사 속 단어 하나하나에도 고민이 많은 듯 했다. 이러한 동문의 모습에 기자는 그 동안 스스로 너무 쉽게 기사를 쓰지 않았는지 되돌아보았다.

인터뷰를 마치고 기자는 포털 사이트에 동문을 검색했다. 그러자 그녀가 자신의 ‘네임카드’에 기재한 소개란이 눈에 들어왔다. “2017년 <한겨레> 입사한 이래로 좌충우돌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회에서 좌충우돌 중입니다.” 그녀는 오늘도 좌충우돌을 겪고 있을 것이다. 국회 출입증을 목에 걸고 취재를 하러 다닐 동문의 모습이 그려졌다. 기자는 사회 변화에 기여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그녀를 응원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러한 동문의 열정이 언젠가 기자의 것이 되는 날을 기다리겠다고 다짐했다. 기자는 동문의 이름 옆에 놓인 ‘응원해요’라고 적힌 파란 상자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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