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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9669>, 강승희, 애쿼틴트, 65x95cm, 1996, 소장번호:2994

「시간의 풍경을 만나다」 시리즈 ① <새벽 9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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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9669>, 강승희, 애쿼틴트, 65x95cm, 1996, 소장번호:2994
<새벽-9669>, 강승희, 애쿼틴트, 65x95cm, 1996, 소장번호:2994

장소는 시간이라는 상황을 만나 다양한 정서와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홍익대학교박물관은 시간의 풍경을 담은 소장품 9점을 시리즈로 소개하여 시간의 풍경을 바라보는 미술가의 독특한 감성과 상상력을 경험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번 시리즈에서 소개될 첫 번째 소장품은 판화가 강승희(1960)의 ‘새벽 9669’(1996) 이다. 거대한 빌딩 숲의 실루엣 사이로 보이는 회색 하늘이 동이 트기 시작한 도시의 새벽을 보여준다. 거리를 빽빽이 채우던 많은 것들이 사라진 새벽의 도시는 잠시나마 아무도 살지 않는 자연의 상태로 돌아간 듯하고, 흑백이 주는 단순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제주가 고향인 작가에게 도시의 새벽은 어떤 의미였을까? 작가에게 도시의 새벽을 바라보는 시간은 작가로서 필요한 명상의 시간이자, 타지에서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가까운 친구였을 것이다. 30여 년간 동판화 연구와 실험에 몰두해온 작가는 애쿼틴트(aquatint) 기법으로 화선지 위에 붓으로 그린 듯한 부드럽고 세밀한 명암을 표현하고, 직접 만든 다양한 크기의 송곳으로 동판 위에 그림을 그려 섬세한 펜화와 같은 톤과 선을 만들어냈다. 작가의 섬세하고도 정밀한 제판 과정은 고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것들이 바쁘게 준비되고 있는 새벽의 도시 풍경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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