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형구,<잠자는 아침바다>, 유화, 30x38.8cm, 1970, 소장번호: 10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형구,<잠자는 아침바다>, 유화, 30x38.8cm, 1970, 소장번호: 1029
김형구,<잠자는 아침바다>, 유화, 30x38.8cm, 1970, 소장번호: 1029

김형구(1922-2015)는 아카데미즘에 입각한 사실주의적 인물상을 많이 표현한 화가이다. 그는 “미의 본질은 사물이 갖는 원초적인 신비를 색이나 형을 통해 추구하는 것”이라 믿고 이러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연이나 생활 정경을 별다른 가감 없이 화폭에 담았다. 

 - 국립현대미술관 작가 소개 중

 

  홍익대학교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김형구의 <잠자는 아침바다>는 작품의 제목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아침 해변 풍경을 그려낸 작품이다. 그림이 환기하고 있는 아침바다의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조용한 바다 마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바닷일이라는 게 대부분 동트기 전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해가 뜨고 아침이 되면 포구는 오히려 한산해진다. 대부분의 일하는 사람들이 이미 바다에 나가 있기에, 포구에서 인적을 찾기는 쉽지 않고 잔잔한 바다 위에 떠다니는 어선들만이 시야에 들어온다. 

작가는 이 같은 일상적인 아침바다의 풍경을 표현적인 색감과 단순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먼저 작품 가운데의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이는데, 바다의 독특한 색감은 배경에 그려진 구름과 산 그리고 전경에 나타난 건물들을 나누는 동시에 뚜렷하게 구분시킨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그림의 채도가 낮은 이유로 인해 전경, 중경, 후경이 이질적이라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또한, 작가는 포구의 모습을 간략하고 단순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를테면 건물들은 두 가지 색 또는 세 가지 색으로만 칠해져 있으며, 평면적으로 그려져 있다. 이와 더불어 바다에 뜬 선박들 역시 배라는 형태만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게 표현되어있어 입체감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단순함이 그림을 너무 밋밋하게 만드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림 안에서 자칫 밋밋함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막아주는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세로로 또는 사선으로 그어진 작은 선들이 있다. 배의 부속품과 집의 기둥 및 굴뚝으로 표현된 짧은 선들은 지루해질 수도 있는 단순한 구도에서 볼거리를 만들어 낸다. 또한, 빛을 받지 못해 어둡게 그려진 지붕들 가운데 태양 빛을 받아 밝은 색상을 띠는 노란색 계열의 지붕들은 전체적으로 차갑고 우중충해 보일 수 있는 건물 풍경에 따뜻한 느낌을 불어넣는다. 그림은 이와 같은 세밀한 장치들을 통해 복잡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단순하지도 않은 균형감을 이루고 있다.

 

※ ‘박물관에 가다’에 소개된 소장품의 이미지는 홍대신문 홈페이지 <문화> 섹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홍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

하단영역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