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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동 오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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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떨려서 말을 잘 못했는데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기자가 홍대신문 면접을 마치며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기자는 입학 전 예비대학 때부터 홍대신문 기자가 되고 싶어 자기소개서를 내고 면접을 거쳐 수습기자가 됐다.

기자가 처음 홍대신문에 지원했다고 말하자 많은 동기들과 선배들이 “왜 홍대신문에 지원했냐”며 “바쁜 신문사 생활과 학과 생활을 동시에 할 수 있겠냐”고 걱정했다.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교사를 희망했던 기자는 중학교 3학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언론의 왜곡과 무력함에 맞서는 언론인들의 진실한 발언을 보며 기자를 꿈꾸게 됐다. 물론 기자가 꿈이라고 해서 홍대신문에 지원하는 것에 아무 망설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기자 역시 다른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지원하지 말까?”하는 생각도 했다. 학과 생활을 즐기지 못하고 힘이 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놀지 못한다는 이유로 지원을 고민한다는 것이 우습지만 기자는 즐거운 대학 생활을 꿈꾸며 재수를 했기 때문에 지원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득 ‘이것도 힘들다고 못해내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어떻게 4~5년 뒤에 실제 기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를 꿈꾸는 사람이 단지 그런 이유만으로 꿈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고민 끝에 홍대신문에 지원했다.

합격했을 당시 기자의 마음은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학창시절 글 쓰는 것을 좋아했고 교내 글짓기 대회나 교외 백일장에서도 여러 번 수상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기자 활동도 무난히 잘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자의 자만이었다. 기자가 평소 신경 쓰지 않았던 것들이 기자 생활에 걸림돌이 됐다. 국어국문학 전공인 기자가 평소 자부심을 느끼던 풍부한 ‘감정’과 ‘감성’은 오히려 기사를 망쳤다. 기사는 오로지 객관적 사실로만 이뤄져 있어야 하나, 기자는 항상 기자의 생각을 포함시켜 문제가 됐다. 또한 기억을 잘 하지 못하고 덤벙대는 습관들은 다른 동기 기자들, 선배 기자님들에게 피해가 됐다. 고치려고 노력하나 고쳐지지 않는 습관들로 인해 일어난 실수들은 기자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곤 했다.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하는 와중에도 신문은 발간돼야 했고, 능동적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게 아닌 수동적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의 모습이 싫었다. 그렇기에 신문사 전체에 피해를 주는 느낌을 받았고 끝내는 ‘나가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 고민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신문사에 남아있는 것은 과 동기들, 동기 기자들 그리고 선배 기자님들 덕분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매주 화요일만 되면 홍대신문을 가져가 읽고는 기자에게 “언니! 나 언니 기사 읽었어!”, “누나! 나 홍대신문 수업 중에 몰래 읽었어!”하며 쪼르르 달려와 말해주는 과 동기들. 곁에서 함께 기사를 작성하는 것만으로 힘이 되는 동기 기자들. 기자에게 소중한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 기자님들.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에 기자로서의 활동이 평탄한 길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르막길도 있을 것이고 기자의 발걸음을 막는 돌멩이도 있을 것이며 가끔 숨이 차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기자는 앞으로 그런 순간이 생길 때마다 ‘오뚝이’를 생각하며 버텨보려 한다. 아무렇게나 굴려도 오뚝오뚝 일어서는 어린이들의 장난감, 오뚝이. 기자는 앞으로 부족한 만큼 무던히 노력하고 절대 넘어지지 않는 S동의 오뚝이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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