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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헤드윅(Hedwig)>남자도 여자도 아닌, 신비한 신의 창조물
▲헤드윅 시즌 12 포스터

 

▲헤드윅 역을 맡은 배우 정문성/ 출처: 얌스테이지

“Hello, New York! 내가 동베를린에서 여기까지 왔어! 뭐? 나를 부셔보겠다고? 맘대로 해봐!” 화려한 금발 가발, 길고 풍성한 속눈썹, 달라붙는 핫팬츠와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한 인물이 외친다. 남자의 것도, 그렇다고 여자의 것도 아닌 미묘한 미성으로.   
1998년 미국에서 첫 정식 공연을 선보인 뮤지컬 <헤드윅(Hedwig)>은 초대 헤드윅인 존 카메론 미첼(John Cameron Mitchell, 1963~)의 손에서 탄생되었다. 완벽한 성전환 수술에 실패해 ‘흉측한 1인치’를 몸에 지닌 트랜스젠더 로커 헤드윅과 그의 밴드 ‘앵그리 인치’, 그리고 헤드윅의 남편이자 한때 잘나가던 드랙퀸* 이츠학(Yitzchak)이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이 작품은 가히 로큰롤 콘서트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음악과 스토리의 조화가 대단하다. 그래서일까, 초기 드랙 나이트(드랙퀸이 댄서로 활동하는 공연장)에서만 간간이 볼 수 있었던 이 뮤지컬은 십수 년 뒤인 2014년, 진짜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헤드윅(Hedwig)>은 2005년 한국 초연 이후 열 두 시즌을 이어 오며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조승우, 조정석, 송창의, 윤도현, 송용진, 오만석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남자 배우들이 헤드윅 역을 거치며 이 뮤지컬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현재 본교 대학로 캠퍼스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진행중인 시즌 12에도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 뿐만 아니라 오만석, 윤소호, 이규형 등이 캐스팅되며 많은 이슈가 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작품 이야기를 해보자. 화려한 드레스와 헤어스타일, 진한 메이크업을 한 주인공 헤드윅은 자신의 밴드 ‘앵그리 인치’와 함께 공연을 하며 관객들에게 자신의 삶을 풀어낸다. 극 초반 헤드윅은 베를린 장벽 동쪽에 살았던 자신의 불행한 어린 시절, 로큰롤을 동경하던 소년 한센에 대해 얘기한다. 어린 한센은 엄마가 자기 전 해 준 이야기에서 인생의 목표를 찾았다. ‘자유를 얻고 자신의 반 쪽을 찾으리라’. 한센은 대학에 가서도 자유와 세상 어딘가 있을 자신의 반 쪽에 대해 갈망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여자로 착각한 미군 ‘슈거 대디’ 로빈슨을 만나고 그에게서 자유와 권력의 달콤함을 느낀다. 한센은 기쁨에 가득 차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저 사람이 나를 사랑한대. 이제 자유를 얻을 수 있어!” 한센의 엄마는 한참을 가만히 있다 한센에게 말한다. “자유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이지.” 그렇게 한센은 자신의 남성성을 1인치 남겨둔 채 모두 잃고 헤드윅 로빈슨이 되었다. 이때 뮤지컬의 메인 OST ‘Angry Inch’가 공연된다. 수술대를 표현한 세트와 요동치는 리듬, 그리고 수술의 아픔을 표현하며 격렬하게 노래하는 헤드윅까지. 이 곡을 시작으로 공연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후 헤드윅은 미국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자신의 목표인 반 쪽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반 쪽이라고 생각했던 토미 노시스가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헤드윅의 성 정체성을 부인하자 헤드윅은 혼란스러워한다. ‘나를 사랑한다면, 이것까지 사랑해줘야지.’ 헤드윅의 고뇌와 혼란 속에 관객들도 덩달아 마음을 졸이게 된다. 한편 헤드윅은 자신을 부정하기만 하는 ‘반 쪽’을 찾아다닌 것에 회의감을 느끼고 자신의 흉측한 1인치를 떠올리며 절망에 빠진다. 그 순간, 토미의 노랫소리가 들리며 극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남자도 여자도 아닌 신비한 창조물, 그 자체가 된 헤드윅의 이야기. 뮤지컬 <헤드윅(Hedwig)>은 가벼운 듯하면서도 중간중간 툭툭 던지는 철학적 메시지가 많은 여운을 남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 요소는 바로 헤드윅 그 자체다.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헤드윅 역의 배우가 대부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감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꽉 채우는 에너지는 온몸에 전율을 일으킨다. 궁금하지 않은가, 희로애락을 보여주며 광란의 콘서트를 선사해 줄 헤드윅이. 만약 조금이라도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대학로로 달려가기를 바란다.

*드랙퀸(Drag queen): 남성이 예술이나 오락, 유희를 목적으로 여장을 하는 행위 또는 행위자

1. 공연기간 : 2019.08.18.(일) ~ 2019.11.05. (화)
2. 공연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3. 관람시간 : 화,수,목 8시 / 금 4시, 8시 / 토 2시, 5시 15분, 8시30분 / 일 2시, 6시 
4. 관람요금 : R석 99,000원 / S석 77,000원 / A석 55,000원
*홍익대학교 임직원 및 학생 할인(본교 홈페이지 일반 공지사항 참조)

김성아 기자  becky0602@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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