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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건축의 이해

도시와 인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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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와 도시

  파리와 런던 이후 새로운 8층이라는 도시 밀도를 뛰어넘는 새로운 밀도의 도시가 발생했는데 그 도시가 바로 뉴욕이다. 우리가 지금 보는 고층건물이 들어선 뉴욕의 도시환경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답은 바로 엘리베이터이다. 오티스라는 사람은 파리 국제박람회에서 안전장치가 달린 엘리베이터를 선보였다. 본인이 스스로 탑승한 후 줄을 끊어서 떨어지다가 중간에 안전브레이크 장치로 서는 시연을 하면서 엘리베이터를 홍보했다. 어찌 보면 별것도 아닐 것 같은 기계 장치를 통해서 기존의 8층 정도의 건물이 80층까지도 지을 수 있는 건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1920 년대에 지어진 102층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1970년대 초까지도 50년 동안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빌딩의 왕좌에 있었다. 최근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하도 자주 바뀌어서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 듯하다. 아마도 50년 동안의 최고층 빌딩이라는 수식어는 앞으로도 깨어질 것 같지가 않다. 이렇듯 뉴욕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세계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도시를 만들었다. 

  뉴욕 맨해튼의 남쪽으로는 구도심 지역이 있는데 이곳은 미국역사 초기부터 유럽에서 건너온 배들이 정박하는 곳이었다. 따라서 다른 세계로 연결되는 물류센터가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가장 고밀도의 도시는 현대 산업사회에 가장 효율적인 도시로 최적의 인프라를 갖춘 도시가 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더불어서 현대에 와서는 벨에 의해서 발명된 전화가 가장 많이 보급이 되면서 텔레커뮤니케이션도 가장 잘 보급된 도시가 되어서 미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자본주의의 상징이 되어버린 월스트리트의 증권시장도 구축되어 명실상부한 세계 도시의 면모를 완전히 갖추게 되는 것이다.

미래의 대표도시는?

  이것이 지금까지의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큰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의 발전 이야기이다. 뉴욕이후에 많은 도시들이 세계 최대도시의 패권을 가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LA도 많은 영화산업을 기반으로 중심을 옮기려 했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뉴욕의 신년 애플드랍을 더 많이 보고 있다. 이를 보아도 아직은 뉴욕이 전 세계의 중심도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동경은 해가 제일 먼저 뜨는 나라로 자신의 브랜드를 내세웠고 동경 증권 시장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듯 했다. 한 때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일본 경제는 90년대 거품 붕괴와 함께 인구 노령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가라앉는 추세이다. 두바이는 중동의 오일머니를 앞세워서 현존 최고층 빌딩을 만들고 새로운 세계도시 패권을 가지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러한 일은 없을 것이다. 초고층 타워를 세워서 세계도시가 되겠다는 생각은 20세기에나 통하던 전략이다. 중동은 자신의 문화와 정치가 더 발전하기 전에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된다. 아직도 자국민 여자가 해변에서 비키니를 입고 다니기 어려워하는 현실, 길거리에서 키스를 하는 것과 같은 자유로운 행위가 허용되지 않는 그런 도시에 누가 가고 싶어 하겠는가? 현재는 상하이가 그 배후 인구와 경제규모를 가지고 차세대 국제도시로 발돋움 하려 하고 있으며 가장 유력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향후 10년 내에 찾아올 중국 경제 거품을 견뎌내느냐가 관건이다. 우리 나라도 올림픽 이후에 노동운동이 본격화 되었고, 이후 노사문제와 임금상승, 생산 성하락, 정치민주화운동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과연 중국이 지금 외동아들 딸로 키워진 지금의 신세대가 향후에도 일당체제를 수용할 것인가? 그럴 리가 없다. 필자는 1995년에 북경 맥도날드에 갔다가 섬뜩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북경의 맥도날드에 사람들이 공항에 체크인을 위해서 줄서있듯이 햄버거를 먹으려고 줄을 서있었다. 중국인들은 남들이 하는 자본 주의의 맛을 어느 누구보다도 원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있었기에 우리나라에 필적할 만한 초고속 성장을 했던 것인데, 그런 그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일본과 중국이 길을 못 찾을 때 서울이 차세대 세계도시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어떨까? 서울은 한때 IT설비의 인프라가 가장 앞서나간 도시로서 차세대 국제도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 다. 지금은 세계 6위로 떨어졌지만, 한때는 초고속 인터넷망이 가장 발달한 도시였다. 도시 어디를 가나 공짜로 공급되는 와이 파이가 깔려있는 것은 2천 년 전에 도시 곳곳에 분수를 통해서 물을 공짜로 가져갈 수 있었던 로마시민이 누리는 혜택과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배두나가 출연해서 화제가 되었던 개봉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보면 2100년대의 도시로 네오서울이 나온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미래의 중심도시가 서울이 배경이 되었다는 것은 그 만큼 서울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많은 정치가들은 서울의 산업과 인구를 분산해서 전체국토가 균형발전을 이루기를 원한다. 어떠한 방식으로 발전을 시켜 나가는 것이 좋은지는 많은 사람들이 지혜를 모아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기존의 서울을 해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국토 전체를 서울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제는 국가보다는 도시 중심으로 브랜드가 형성되어 가는 것이니 말이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많이 딴 대한민국보다는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서울의 강남지역이 알려진 것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지난 수백 년간 국가 간의 전쟁으로 얼룩진 역사 때문에 국가 브랜드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이질감과 거부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도시 브랜드는 국경을 초월한 개념이다. 미국을 싫어하는 중동 사람들도 뉴욕은 좋아하고 맥도날드 햄버거는 먹는다. 마찬가지로 21세기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다국적 기업인 것처럼, 다국적 성향을 가지는 도시 중심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지혜로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 세대의 도시 프로토 타입을 만들기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 진화의 단계에서 어느 나라의 어느 도시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도시를 만들지 궁금하다. 그 도시는 친환경적이고, 친인간적이면서도 효율적인 경제시스템을 가진 생산적 도시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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