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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시에 유민주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으로 행복을 선물하는 행복주의자

  사람들은 힘들 때, 소위 ‘당 떨어진다’라고 얘기한다. 떨어진 당을 채우기 위해서는 달콤한 케이크만 한 것이 없다. 달콤함으로 가득 찬 케이크 한 조각을 야무지게 베어 물고 나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지고 묘한 희열감과 함께 없었던 기운이 마구 샘솟는다. 파티시에 유민주는 이러한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을 함께하고자 오늘도 케이크를 만든다. 현재 홈메이드 케이크와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 ‘글래머러스펭귄’,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쿠킹 클래스 ‘유머러스캥거루’, 그리고 다양한 셰프들에게 레스토랑 운영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공빌라’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녀는 오늘도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주고 있다. 누구보다도 바쁘게 세상 속 행복을 채워가고 있는 그녀를 만나 그녀가 이야기하는 ‘행복 이론’을 들어보았다.

Q. 처음부터 파티시에를 꿈꾸고 베이킹을 전공한 것은 아니었다고 들었다. 지금의 글래머러스펭귄 그리고 파티시에 유민주가 있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듣고 싶다.

A. 딱히 못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 하나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아이였다. 한마디로, 꿈이 없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부모님께 착한 딸이 되어야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 어떤 학과를 전공으로 할까 고민하다, 경영학과에 들어갔다. 경영을 배워놓으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졸업과 동시에 회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입사 일주일 만에 내가 다니는 회사가 나에게는 맞지 않는 옷임을 깨달았다. 누군가에게는 자랑스러울 수도 있는 정장을 입고 회사에 출근하는 내 모습이 어색했다. 우선은 회사에 남아 내가 배울 것들을 찾아 배워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고, 나는 나에게 맞는 옷을 찾아 떠나기로 했다. 결혼하기 전 한 번쯤은 혼자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프랑스로 유학의 길을 떠났다.

과감하게 회사를 박차고 나왔지만 그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현지 불어가 생각만큼 빠르게 늘지 않아 고민하던 그때였다, 베이킹을 가르쳐준다는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광고를 보고 불어를 배우고자 무작정 찾아갔는데, 아름다운 정원에서 고운 할머니 한 분이 빵을 만들고 있었다. 순간, ‘내가 나이가 들었을 때, 사람들에게 맛있는 것을 만들어 나눠줄 수 있는 저런 모습을 하고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꿈이 생긴 것이다. 그때 이후로 요리에 관심을 가지고 학교에 다니며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글래머러스펭귄의 탄생 비화 또한 상당히 우연적이었다. 오히려, 운명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우연히 친한 언니가 한남동에 집을 알아본다고 해서 따라갔었고 또 우연히 이 공간을 발견했다. 본래 이곳은 쓰러져가는 세탁소였는데, 뭔가에 홀린 듯 전 재산을 털어 이곳을 계약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금의 ‘글래머러스펭귄’이 탄생했다.

Q. 요리에도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특별히 디저트에만 집중하는 이유가 있는가?

A. 나는 ‘행복주의자’이다. 어떤 이들은 왜 굳이 몸에 해로운 디저트를 만드느냐고 질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디저트는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비싸지만 돈을 들여 자신의 몸에 해로울 수도 있는 달콤한 유혹에 기꺼이 항복하는것은 다름 아닌 그들의 행복 때문이다. 일이 힘들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한 입 베어 문 그 달콤함이 그들에게 행복인 것이다. 나는 이러한 달콤한 디저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사하고 싶다. 특히, 글래머러스펭귄에서는 많은 종류의 디저트 중에서도 홈메이드 케이크를 중점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려보면, 케이크는 언제나 행복한 순간에 등장한다. 케이크에는 행복한 날을 같이 하고 싶은 주변 사람들과 그 행복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나는 이러한 그들의 행복한 추억에 함께하고 싶었다. 실제 달콤한 일들을 경험하기도 한다. 연애 중 100일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했던 어떤 손님은 결혼한 이후에 이곳을 다시 찾기도 했다. 그들의 추억 속에 자리한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또 이를 통해 행복을 얻는 나의 삶의 방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Q.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이름을 알렸다. 출연을 결정하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예능프로그램에 나가 소위 ‘야매’로 쉬운 레시피들을 소개하는 것이 정통 방식을 이어가고 있는 같은 업계의 사람들에게 폐가 되지는 않을까 많은 고민을 했었다. ‘내가 감히 계량은 고사하고 디저트가 쉬운 것이라 얘기해도 되는 것일까’ 하는 걱정이 앞서 처음에는 출연을 거절했었다. 하지만 방송 출연을 통해 디저트에 대한 대중적인 호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담당자의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디저트가 비싼 음식이며, 이를 먹는 것은 사치라는 인식이 강하다. 방송을 통해 디저트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깰 수 있다면 훗날 같은 일을 택할 후배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셰프복 대신 친근한 앞치마를 하고서, 계량을 중시하는 엄격한 파티시에가 아닌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동네 언니로서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다.

Q. ‘글래머러스펭귄’에서는 특별한 베이킹클래스가 열리는 등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글래머러스펭귄’이 어떤 공간으로 다가가길 바라는가?

A. 나는 내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한남동에 가게를 오픈했는데, 동네가 재조명되면서 얼떨결에 덩달아 인기를 얻었다. 또한 요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급증하는 등 시기가 적절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많은 사람에게 가게를 알릴 수 있었다. 나는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나의 노력보다는 ‘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인기를 단순히 누리기보다는 현재의 내 위치에서 내가 할 수있는 것들을 찾고자 한다. 최근 경리단길에 ‘공공빌라’라는 식당을 열었다. 공공빌라는 보다 다양한 손님에게 요리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셰프 레지던시이다. 매번 다른 셰프들이 6~8주간 공공빌라에서 자신만의 메뉴를 선보일 수 있다. 일반적인 팝업 레스토랑과는 달리, ‘글래머러스펭귄’의 직원이 이곳에 상주하면서 셰프의 홍보를 도와준다. 이처럼 나는 지금처럼 베풀 것이 있을 때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조금 더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남들과 나누고자 한다. ‘글래머러스펭귄’이 사람들에게 다른 실력 있는 셰프나 아티스트를 알게 하고 그로 인해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하나의 창이 되었으면 한다.

Q. 스스로를 ‘행복주의자’라 칭한다. '행복'이란 단어는 하나이지만, 사람마다 각기 생각하는 의미가 다르다. 본인은 어떠한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나는 내가 조금 더 겸손해질 때 행복을 느낀다. 오늘 아침만 해도 그렇다. 단순히 인터뷰하러 가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처럼 별 볼 일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 조그마한 카페를 찾아준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나는 행복해진다. 나라는 사람을 보기 위해서 걸음 해주는 이들에게 감사함을 느낄 때 마음 속 행복이 찾아온다. 반대로 어떤 것을 계속해서 바라고 원하고 또 부러워하면 정말 끝도 없이 불행해진다. 현재 나에게 없는 것을 바라보며 살기보다는 현재 나에게 있는 것에 감사할 때 행복을 느낀다.

Q.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을 혹은 하고 싶은 일은 있으나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가장 먼저, 하고자 하는 일을 정할 때 자신의 ‘성향’을 고려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내가 처음부터 파티시에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은 평소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과 소통하며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는 사람의 성향의 결과물이다. 어떠한 직업을 목표로 설정하기 이전에 ‘나’의 성향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파악한 이후에서야 어떤 일이 적합한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러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부터 알아보길 바란다. 또 한 가지, 어린 친구들에게 빼먹지 않고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끝까지 버텨라. 많은 업계 대표님들을 만나 어떻게 지금까지 가게를 유지하는가에 대해 질문했지만, 대답은 대부분 이러했다.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다 보니, 나머지 사람들이 스스로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다. 글래머러스펭귄을 시작한 지 2~3년 차, 일이 너무 힘들어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시기를 버텨냈기에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남들에게 도움을 주며 내가 바라던 행복을 찾아가는 지금의 내가 있다. 꼭 버텨야 한다. 그래야 다음의 것들이 찾아온다.

정이솔 기자  dlthfrhkd@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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