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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新)’에 대한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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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해마다 봄이 되면 고개를 내미는 솜털이 뽀송뽀송한 작은 꽃봉오리들도 2017년 3월에 보니 또 새롭고 감동적이다.

  ‘새로움(新)’이라는 것은 분명 우리에게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부여하지만, 한편으로는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오는 극복의 대상이다.

   ‘4차 산업혁명(industry 4.0)’이라는 키워드가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5월에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정치인들의 공약에서도 4차 산업혁명은 그들이 그것에 대해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는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가파른 물결은 일부 선진국과는 달리 아직 뚜렷한 대응의 태세를 갖추지 못한 우리에게는 매우 ‘새로운 것’임에 분명하다.

  상아탑에서의 교육환경에서도 ‘신(新)’ 이라는 접두어의 존재여부에 따라, 아날로그 기반의 교수매체와 디지털 테크놀로지 기반의 신 교수 매체가 구분되고 있다. 마치 ‘새로움’이라는 말의 뉘앙스는 고리타분한 어떤 것과 획기적이고 진보적인 어떤 것을 나누는 기준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나의 기억력은 스마트 폰으로 대변되는 새로움의 혜택(?)때문에 급격히 떨어지고 있으며, 아니 기억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수많은 정보들을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데이터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유아기 때부터 첨단 디지털기기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을 척척 수행해내는 영재 초등학생의 사례들을 빈번하게 목격하면서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받아들여야 함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다면 딸아이로부터 TV나 태블릿 PC, 스마트 폰을 멀리 떨어뜨려놓으려는 내 자신의 모순성 또한 발견하게 된다.

  새로움은 상대적인 가치이다.

  다시 말해서 동일한 개념이 누군가에게는 매우 창의적인 새로움이 될 수도 있고, 어느 전문가 집단에게는 전혀 새롭지 않은 보편성이 될 수도 있다. 가령, “얼음이 녹으면 무엇이 될까?”라는 질문에 ‘물이 된다.’라는 예상 가능한 대답보다는 ‘봄이 온다.’라는 감성적인 답변이 ‘새롭다’라는 것에 가깝다고 하자. 하지만 ‘봄이 온다.’라는 대답은 시인들에게는 그다지 새롭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얼음이 녹으면 무엇이 될까?”라는 질문을 이공계의 영재 들에게 한다면 ‘수소결합이 감소한다.’라는 대답을 들려줄 수도 있다. 이 또한 우리에게는 매우 새로운 놀라운 발상이지만 그들에게는 새로운 것이 아닌 것이다.

  결국 새로움은 두 가지 종류의 새로움으로 나뉜다. 즉 모르기 때문에 새롭다고 느끼는 ‘새로운 새로움’과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에 새롭다고 느끼는 ‘새롭지 않은 새로움’이다.―(임 웅, 2014)

  이 두 가지의 차이를 이해하고 구분하는 것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 발상의 시작에 도움이 될 수 있을 터이니, 오늘부터라도 새로움을 비교하는 재미있는 놀이(!)를 즐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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