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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전화

  벌써 3월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러간 것 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자로 활동하면서 매주 시간이 훌쩍 떠나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홍대신문사에 들어와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했던 기자는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던 그날을 잊을 수 없다. 일정상의 문제로 예정되었던 날보다 늦게 면접을 보았던 기자는, 먼저 들어온 동기들과 함께 홍대신문사 활동을 하기에 너무 늦은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논술지를 받아들고 잔뜩 주눅이 들어있었기에 과연 합격할 수 있을까 초조하기만 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기자는 합격통보를 받았다. 기쁜 마음을 어딘가에 드러낼 겨를도 없이, 기자는 곧 동기 기자의 손에 이끌려 기자실로 향했다. 그날 기자가 처음으로 마주한 홍대신문사의 모습은 그야말로 전쟁터와 같았다. 쉴 새 없이 들리는 타자 소리와 더불어 신입기자의 모습을 쳐다보지도 못한 채 각자의 모니터에 집중하기 바쁜… 기사의 원고를 마감하느라 다들 누군가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여태까지 무언가를 하느라 그렇게 정신없이 바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기자는 기자실 안의 모든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잠깐 동안 왠지 모를 거리감도 느껴졌고, 기자 또한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기자는 홍대신문사 속에 동화되어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학기가 지나고,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동계 기초훈련을 끝마치자 기자는 ‘새내기’라는 파릇파릇한 시절을 떠나보내야 했다. 2학년이라는 새로운 자리를 맞이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학년이 올라가는 것이 걱정되었다. 미완성인 상태에서 선배가 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다른 동기 기자들보다 늦게 들어온 이유도 있지만, 아직은 기자로 발돋움해나가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했기에 불안함은 더욱 컸다. 그래서인지 금요일 오후가 되면 기자의 발걸음은 익숙하게 S동 211호를 향하면서도, 마음만은 늘 익숙함을 느끼지 못했다. 언제쯤이면 기자생활에 익숙해지고 편안하게 글을 쓸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의문을 갖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며칠 전 아버지와의 전화 통화는 기자에게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했다. 걱정을 토로하는 딸에게 아버지는 불안함에 익숙해지라는 말을 해주셨다. 기자가 되었으니 매주 새로운 기사를 작성해내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그게 어떻게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겠냐며, 아버지는 불안한 것도 익숙해지면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셨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에는 불안함에 익숙해지라는 말이 곧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와 돌이켜보면 아버지의 말처럼 지금 기자가 갖는 불안함은 당연하며, 편하게 기사를 쓴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기자로서 너무 안일한 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자는 불안함을 애써 떨쳐내려 하기보다 그것에 익숙해지기로 결심했다. 후배 기자가 들어온 지금, 기자는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발전하기 위해 불안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스스로에 대한 긴장을 놓치게 되는 순간 실수하는 모습 을 보이게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자는 계속해서 불안하고 긴장하는 기자로 생활해 나갈 것이다. 물론 이런 생활에 힘들고 지치는 순간도 종종 찾아오기 마련일 것이다. 그렇지만 홍대신문사에 다니고 있는 지금이 기자에게는 일생 중 가장 보람된 순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축 늘어졌던 일상을 팽팽하게 잡아주는 역할이 되어준 신문사에 기자는 오늘도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김보문 기자  qhans0211@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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